[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안녕하세요. 저는 40대 직장 여성입니다.저는 아주 어릴 때부터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반면, 좋은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게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상대에게 어떠한 기대감과 선입견이 없어서 말을 붙이기가 쉬운데, 친밀도가 쌓이게 되면 사소한 일에도 쉽게 서운하게 되고, 자존심이 상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학기 초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다른 친구와 더 사이좋게 지내는 걸 보면 질투가 생기고, 왠지 제가 버려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 생기는 것입니다.그리고 저는 제가 먼저 상대에게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라는 말처럼 심리학 용어에 이와 비슷한 용어가 있다. 바로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라는 용어인데, 이는 코넬 대학교 사회 심리학 교수인 데이비드 더닝과 대학원생 저스틴 크루거(Justin Kruger)가 코넬 대학교 학부생들을 실험한 결과를 토대로 마련됐다. 더닝 크루거 효과 : 잘못된 선택을 하고도 결함을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들가면 증후군과 반대로 더닝 크루거 효과는 능력에 미달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스스로 많은 지식을 알고 있다고 판단하는 사람을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선임이 신입 여직원에게 일을 가르쳐준다는 핑계로 개인적인 만남을 요구하거나 늦은 시간 사적인 카톡을 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중하게 불편감을 표시하거나 남자 친구가 있다고 명확히 거절해도 계속 호감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법의 기준에 걸릴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언어적인, 혹은 시선으로 성희롱을 하는 경우, 딱 고발당하기 직전에서 멈춥니다. 정색하고 화내면 ‘예민한 신입’ ‘사회생활 못하는 직원’이 돼버립니다.허울뿐인 성희롱 담당부서에 도움을 요청해봤자 “웬만하면 그냥 좋게 좋게 넘어
이미 충분한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실수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워하고 쉽사리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러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쉽사리 희생양으로 지목되기도 하고, 자기 의견을 내거나 즐거움을 느끼는 데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심리학자들은 자기 의심을 거두고 자기 존재를 되찾기 위해서는 일정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한다. 1. 자기 객관화끊임없는 자기 의심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이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더 큰 발전을 요구하고 바라던 어린 시절이었는지, 또는 직장생활에서 괴
[정신의학신문 :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잘라내고 싶어요.”그가 무표정하게 말했습니다. 그는 수달 전 뇌경색으로 우측 두정엽 부근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었죠. 그의 왼팔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고, 그는 그 부분을 자신의 신체로 인식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것을 그다지 슬퍼하지도 않았습니다. 아니 그 이상이었지요. 그는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닌 그의 왼팔을 증오하기 시작하였습니다.달라진 것은 그의 신체에 대한 인식뿐만이 아닙니다. 그는 마치 바위처럼 무표정한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랑하는 부인이 찾아와도 희미한 미소만 보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입니다.저는 짧은 기간 우울증 약을 처방받았고, 현재는 별 효과도 보지 못하고 복용을 중단한 후 우울증이 악화되지도 않아 그만둔 상태입니다. 저는 감정이나 생각을 남에게 얘기하는 걸 극도로 두려워하는데, 그것 때문인지 상담 과정이 지나치게 힘든 것도 영향이 있었습니다.아무튼, 요즘 들어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하고, 오락가락하는 느낌이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감정 조절이 잘되지 않고 인간관계에 대한 집착이 극도로 심했다가도 금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화병은 한국의 고부갈등과 같은 문화적 맥락에서 출발한다. 화병은 컬처 바운드 신드롬(culture bound syndrome)이라 해서 특정 문화권에서 보이는 병리현상 중 하나다. 예민한 감정 기복, 수면문제, 저하된 기력이 문제가 되어 일반적으로 우울증 증세와 비슷하다. 최근에는 직장에서 화병이 나는 경우가 많아 직장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화병의 근원은 감정조절이 되지 않는 데에 있다. 분노가 가득 차다 보면 객관적인 시각을 잃는다. 별일 아닌 일에도 확대해서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20대의 직장인입니다. 제 고민은 인간관계입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어디가 어떻게 문제가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요즘 인간관계에 대한 ‘현타’와 현재 삶에 대한 공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래된 고향 친구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다들 저를 만나서 알고 지내다 보면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저를 ‘알 듯 말 듯하다.’라고 말합니다. 저는 소위 말하는 TMI를 잘 말한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는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더라고요.요즘은 사람에 대한 기
[정신의학신문] 안녕하세요, 오늘은 잠실역 7번 출구에 개원한 잠실하늘정신건강의학과(잠실하늘정신과)에 방문해 박지웅 원장님을 만나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잠실하늘정신과 박지웅]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정신의학신문] 오랜만에 잠실에 와서 헤맬까 걱정했는데 잠실역 나오자마자 맥도날드가 바로 보여서 병원 찾기 쉬웠습니다. 잠실 쪽에 개원하신 이유가 따로 있으신가요?[잠실하늘정신과 박지웅] 원래 건대하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근무했습니다. 잠실 쪽과 경기도 동북부 지역에서도 많은 분들께서 찾아주셨습니다. 잠실역에
[정신의학신문 :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데이트 폭력’에 관한 뉴스가 요즘에도 종종 들려온다. 사랑하는 사이에서 폭력이 일어난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가정폭력에 근원을 두고 있다. 부부 사이에 폭력을 ‘손찌검’, ‘가정 불화’ 정도의 언어로 미화하는 일은 친밀한 관계에서 폭력이 용인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배우자를 때리는 당사자에게 ‘상해범’이라는 단어를 붙였다면 대등한 부부 싸움이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로 사건은 재구성된다.한국에서는 특히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가족주의 때문에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 수 없습니다. 인간의 행복에 대하여 깊이 고민하였던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 속에서 살아갈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였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 것은 원시시대부터입니다. 사냥하거나 음식물을 구하기 위해 이동을 할 때 혼자보다는 여럿이서 하는 것이 다른 동물로부터 공격당할 때 방어하기가 쉽고, 더 많은 먹거리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도 있겠지만 이때부터 인간들은 함께 살아갈 때 행복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현대에는 연인 혹은 배우자 등과의 행복한 관계를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직장에서의 나르시시스트들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자면 허세충, 잘난척쟁이로 말할 수도 있다. 이들은 항상 말이 많다. 과장된 표현을 좋아하고 어떤 일에 대해 확대 재생산하거나, 극적으로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사실 병적인 자기애와 건강한 자기애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대한민국처럼 비교당하기 쉽고, 열등감에 취약한 곳에서 살아가는 동안 어느 정도의 자기애는 꼭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건강했던 자기애가 병적인 시점으로 바뀌는 시점을 알아채는 것이라 하겠다. - 자기애적 인격성향의
가짜 뉴스의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예컨대, 우발적 또는 고의적인 오보의 형태를 취하면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전적으로 사실이 아닌 뉴스를 말한다.정치와 사회적 관점은 객관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 개개인의 믿음에 기초한다.가짜뉴스가 위험한 이유는 단순한 정보 차원에서 수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판단력을 흔들어놓고 잘못된 믿음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여기 가짜뉴스가 빠르게 퍼져나가는 이유 7가지를 분석했다. 1. 편견으로 판단하기최근 일본 오키나와 슈리성 화재 사건이 한국인·중국인에 의한 방화라는 가짜 뉴스가
[정신의학신문 : 김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늘도 정말 ‘일 못 하겠다.’ 싶은 상태지만, 어떻게든 출근해서 무능하게 보내는 하루하루. 이런 상황을 프리젠티즘(presenteeism)이라 부르며, 정신의학적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국가적 측면에서 점점 더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프리젠티즘(presenteeism)이란 출근은 했지만 육체적·정신적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못하여 업무의 성과가 떨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이는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직원의 직무 만족도 및 건강한 회사 조직의 중요한 척도 중 하나인, 직접적인 노동시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군 인격성향 중에 분열성(schizoid)과 분열형(schizotypal) 인격성향이 있는데 (편집증 인격성향에 대해서는 이전 칼럼에서 언급하였습니다.) 이 두 가지는 유사하면서도 조금 다른 측면이 있다. 분열성 인격성향의 사전적 정의는 대인관계가 대한 욕구가 전혀 없고 타인을 기피하며 자신의 감정 표현이 거의 없는 극도로 내성적인 사람을 의미한다. 또한, 이들은 공상에 사로잡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남들이 자신을 칭찬하건 비난하건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한다.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회사에 다니고 있는 30대입니다. 최근 회사일 때문에 고민이 너무 많아졌어요.같은 팀에 일하는 팀장은, 무소불위, 굉장히 권위적이고 폭언도 서슴잖게 하는 사람이거든요. 저와 일을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데, 제가 최근 실수를 크게 저지르고 나서 팀장이 저를 대놓고 괴롭히기 시작했어요. 6시 퇴근인데 5시 50분에 일을 넘겨서 오늘까지 끝내라고 하지 않나, 제가 한 프로젝트를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하고, 심지어 점심시간에도 급한 일이라며 떠넘겨서 외
최근 언론을 통해 접하는 여러 사건의 소송 과정에서, 메신저로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이 결정적인 증거로 채택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만큼 SNS나 메시지 어플은 현대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아 의사소통 방식과 본질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영화 ‘서치’에서는 주인공이 자신의 딸의 SNS를 추적해가면서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알지 못했던 딸의 일상과 관심사에 충격을 받는다. SNS는 사람 자체는 아니지만 사용자에 대한 많은 정보와 이해를 얻게 한다. 그렇다면 SNS를 어떤 기준으로 해석해야 왜곡없이 이해할 수 있을까?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보통의 사고와 이해 범주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캐릭터의 사람들을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다. 사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번아웃은 어느 정도, 얼마만큼 힘들겠다는 계산이 서는 범위에 있지만, 사람으로 인한 황당함과 분노는 도저히 예측하기 힘든 것이라 이직이나 퇴사를 결정케 하는 중요한 트리거가 되기도 한다.‘도대체 저 사람은 왜 저러지?’라고 생각할 만큼 성격이나 행동이 이상한데도, 버젓이 직장에 잘 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의
[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과는 불안, 슬픔, 화 등의 부정적 감정에 휩싸인 사람들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간다. 모든 것을 바로잡는 것은 아니다. 돌이킬 수 없는 사건에 대한 슬픔에 공감하고 일상생활을 해나가도록 돕지만 사건 자체를 바로잡지는 못한다. 일상이 무너진 내담자의 문제를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듣기’다. 자신이 무엇으로 인해 힘든지 본인도 모르니 함께 찾아가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이런 ‘듣기’ 기술은 일대일 상황이 아닐 때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필자는 4년
지혜로워지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고, 여행을 많이 해보거나, 나이가 들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소위 ‘나잇값’이란 표현을 쓰듯,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성숙해진 결과로 지혜를 얻는다고 생각한다.지혜는 삶을 마감할 때까지 끝없이 축척되는 정신의 소산일까? 지혜는 육체처럼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확장하지만 성인기부터는 성장 멈춰독일의 저명한 심리학자 폴 발테스(Paul Baltes: 1939-2006)는 폴 발테스는 지혜를 삶의 기본적인 실천방식을 제시하는 전문적 지식이 축척된 결과물로 보았다. 여기에는 삶에 관한 절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