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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지혜(wisdom)로워질까?지혜는 지능이 결정짓지 않아, 윤리적 삶을 추구해온 사람이 지혜로운 노년 보낼 수 있어
김상은 기자 | 승인 2019.10.17 05:13

지혜로워지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고, 여행을 많이 해보거나, 나이가 들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소위 ‘나잇값’이란 표현을 쓰듯,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성숙해진 결과로 지혜를 얻는다고 생각한다.

지혜는 삶을 마감할 때까지 끝없이 축척되는 정신의 소산일까?

 

지혜는 육체처럼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확장하지만 성인기부터는 성장 멈춰

독일의 저명한 심리학자 폴 발테스(Paul Baltes: 1939-2006)는 폴 발테스는 지혜를 삶의 기본적인 실천방식을 제시하는 전문적 지식이 축척된 결과물로 보았다. 여기에는 삶에 관한 절차, 사실적 지식, 삶의 맥락을 이해하고 우선순위와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능력 또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이 포함된다.

발테스는 연구진과 함께 ‘베를린 모델(Berlin Model)을 고안해 연령에 따른 지혜를 구성하는 능력치를 측정했다. 연구진들은 지혜를 구성하는 능력이 13세부터 25세까지는 꾸준히 확장되지만 이후 노년기(75세)까지는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진은 지능이 실천력이 뒷받침된 지혜와 연관 있다기보다 성격적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요소로 보았다. 오히려 지혜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본 경험의 폭이 예측변수로서 25%가량 좌우한다.

독일 심리학자 Paul Baltes(1939-2006). (사진출처: 유투브 채널 Mutant Mind 영상 캡처)

지혜에는 자신의 신념을 외부와 연결지을 도덕적 감각이 필요해

지능, 지식이 지혜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연구자들의 논의는 이밖에도 여럿 있다.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의 철학자 샤론 라이언(Shron Ryan)은 지혜의 개념을 인지의 정확도라고 설명한다. 이 관점에서는 지혜는 믿음과 신념이 얼마나 정확한지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믿음과 신념이 있다고 해서 좋은 삶을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경제사범에 연루된 지식인을 지혜롭다고 하지 않듯이 그릇된 믿음과 정당화되지 못한 신념을 가지고 산다면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지혜로운 삶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이를 보완하는 개념을 제시한다. 미국 웨스턴 워싱턴 대학의 철학자 데니스 위트콤(Dennis Whitcomb)은 지혜에는 뛰어난 도덕적 인지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지혜는 잘 산다는 의미보다 합리적인 삶을 추구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 지식과 외부의 지식을 연결 지을 수 있으며 이성으로 합리적인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최근 심리학계에서도 지혜를 측정될 수 있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검증 가능한 예측을 산출하도록 이론을 고안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국 예일대학교의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도 지혜와 도덕적 인지능력이 매우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심리학 이론으로 발전시켰다.

그는 지혜를 공동선을 달성하기 위한 암묵적인 지식의 적용이라고 정의했다. 즉 자신을 비롯한 주변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 환경에 적응하고 개선해나가는 균형 있는 선택이라고 보았다.

공동체가 지향하는 장·단기 목표에 집중하되 구성원들의 요구와 환경을 균형 있게 끌어나갈 능력은 사회 총체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할 때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정책과 판단, 결정의 오류는 지능이나 지식의 부족이 아니라 지혜로운 선택을 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비현실적인 낙관주의, 자기중심적 사고, 허위 전능성 등 의사결정에서 윤리적 사고가 분리된다는 것은 전형적인 지식의 허약함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노력이 통찰력과 이타심으로 지혜의 폭 확장시켜

지혜가 나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설정한 판단능력에서 온다는 심리학적 이론은 또 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사회학과 모니카 아르델트(Monika Ardelt) 교수는 진정한 지혜는 개개인의 정서적 자제력과 선의의 행동이라고 말한다.

아르델트 교수에 따르면 지혜란 개인의 특성과 분리된 문화적 코드 또는 다음 세대에 전수해야할 전통이 아니라 개개인이 실현시켜야 할 지적(知的) 활동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아르델트 교수는 지혜의 속성적 특징을 삶에 대한 통찰과 진실에 다가가려는 ‘인지능력(cognitive)’, 자기 관점을 비롯한 여러 관점에서 왜곡 없이 현상을 발견하는 ‘반사능력(reflective)’, 동정심 있는 사랑, 외부에 무관심이 없는 태도를 말하는 ‘정서능력(affective)’로 규정했다.

아르델트 교수진도 발테즈 교수진의 베를린 모델과 비슷하게 대학생들은 자가 보고한 지혜의 척도에 노인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점수를 매겼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차이를 보였던 질적 증거는 노년층에서 지혜 점수 상위 20% 인생 경험을 통해 나이가 들수록 더 현명해졌다는 것은 암시한다. 이 결과는 나이가 듦에 따라 발전을 추구하려는 동기와 기회가 지혜의 폭이 넓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 심리학의 이론과 데이터는 나이가 지혜의 발달에 충분한 조건을 주거나 필요한 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지혜의 발달은 축적된 시간이 아닌 일생동안 무엇을 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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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은 기자  shangl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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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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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맙습니다. 2019-10-18 08:37:51

    좋은 글, 고마운 사람들과 공유해서 같이 읽겠습니다. 요즘 많이 했던 고민이 쉽게 풀리는 순간이네요. 더 나이들어서 이거였구나!하고 깨달을 줄 알았는데, 덕분에 제 삶의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사에 제시된 심리학 교수님들의 관련 책도 찾아 볼께요. 강의를
    들어보고 싶은 교수님도 한 분 계시는데, 아...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히히^^♥   삭제

    • 하하 2019-10-17 22:54:43

      지혜와 지식은 다른거였군요! 지혜를 얻기 위해 저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야겠어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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