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임진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내로남불 :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비판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반면, 자신에게는 지나치게 허용적인 태도로 합리화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처음에는 90년대 정치권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일부에서만 사용되던 줄임말이었지만, 이제는 모든 연령층에서 쉽게 사용되고 있는 관용어입니다.이런 내로남불 경향성은 왜 나오는 걸까요? 독일 쾰른대학교 호프만 교수는 실험을 진행합니다. 실험참가자들은 직전 1시간 동안 자신이 행한 선행과 잘못된 행동을 적고 평가하게
[정신의학신문 : 김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대 후반의 OO 씨가 처음 내원했다. OO 씨는 스트레스가 심한 날이면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다. 다음날 피로해서 일하기가 힘들다 보니, 생각 끝에 근처 내과에서 진료를 받고 종종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했다.처음엔 쉽게 잠들 수 있어서 만족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수면제를 먹고 멍한 상태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무슨 행동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것이었다. 수면제 때문에 뭔가 큰 탈이 났다는 생각에 겁이 난 OO 씨는 상의해보려고 진료실로 들어왔다."자기 전에
[정신의학신문 : 같은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우 원장] 청년기의 주된 발달과제는 친밀감을 얻는 것입니다. 성적 친밀감을 느끼는 관계가 생기면 심리적 변화가 일어나고, 점차 파트너와 자신이 동일시됩니다. 또 장기적 인생 계획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주거지를 정하고, 장기적인 직업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이 동등함과 동시에 상보적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생식기에 대한 유아적 사고방식도 버릴 수 있게 됩니다.결혼은 이러한 성적 친밀감 형성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혼과 연관한 인자들(결혼 여부,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저장강박증이란,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집착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책, 옷, 신문, 박스... 소모품으로 쓰고 버려야 하는 것들도 다 쌓아두고 모아두는 것이지요. 이들의 집은 산더미처럼 쌓인 물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냄새와 악취, 벌레까지 기어 다니는데도 물건을 치우려 하면 보물이라도 뺏기는 것처럼 크게 화를 냅니다. 버린 만큼 또 새로 무언가를 주워오기도 하니 무한 반복이 되지요.저장강박은 전두엽의 가치 판단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에 문제가 생겨서 발병합니다
[정신의학신문 :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0대 중반 남자입니다. 불쑥불쑥 공허해집니다. 아이들은 공부하느라 바쁘고, 부모님은 연로하셔서 여기저기 많이 아프십니다. 아내는 바쁜 아이들과 쇠약해지신 부모님들을 보살피느라 정신이 없고, 저 역시 하루 종일 일만 하고 삽니다. 물론 이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럽지만... 사는 게 허무하고 공허하다는 느낌이 자꾸 듭니다. 중년이 되면, 세상의 온갖 풍파를 다 겪고 마음이 단단해질 것 같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웬만한 스트레스에는 끄떡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중년 남
[정신의학신문 :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 신예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진료실 풍경날카로운 눈매에, 어느 선생님 말마따나 “테스토스테론이 많게 생긴” 환우가 근심에 어려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옆에 있던 사람과 한판 붙었단다.‘역시, 그는 강자(强者)였어! 왠지 그런 것 같더라니!’예상 적중의 자만한 확신에 차려는 순간, 간호사의 한마디에 멈추어 선다.“그럴 분이 아니라서요.”여러 감정이 뒤섞인 그의 표정을 마주하고서 당시 상황을 들어본다: 담배 피우러 나선 그는 타다 남은 꽁초를 목숨처럼 쥐고 공터에 쪼그리고
[정신의학신문 : 김영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행복에 관한 많은 연구에 의하면 행복의 뿌리는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를 행복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부모가 알아야 할 5가지 비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아이가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매일, 꼭 안아줍니다.아이가 일생동안 행복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행복한 인생에 관한 많은 연구에 의하면 아이의 행복에 관한 비밀은 부모가 쥐고 있다고 봅니다. 어린 시절의 가장 행복했던 경험이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과 실패의 경험을 극복하는 힘이 된다는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전 연재에서 아이유의 이야기를 통해,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여주어야 한다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아이유는 인기가 높아지고 일이 잘될수록 불안해졌다고 표현했었죠. 불안이라는 감정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오늘은 제가 생각하는 ‘불안’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불안이라는 감정은 많은 사람이 쉽게 경험하는 감정이기도 하고, 또 많이들 불편해하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저와 상담했던 많은 분이 불안이라는 감정을 토로하시면서 어려움을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좋지 않은 경험을 합니다. 어려움 속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말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폐 안 끼치고 성실하게 살아왔는데도 예상하지 못한 문제는 발생하기 마련입니다.좋지 않은 상황은 우리에게 우울감을 경험하게 합니다. 이런저런 걱정이 됩니다. 불안하고 안정이 되지 않습니다. 입맛도 없고 밤에 잠을 이루기도 어렵습니다. 일도 손에 잘 잡히지 않고 멍해지곤 합니다.살아가면서 어려움을 겪고 이에 우울감을 경험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우울감이
[정신의학신문 : 장재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일상에서 ‘신경이 예민하다’라는 말을 흔히 한다. 정신의학을 공부하기 전엔 이 말이 그저 모호한 증상을 두루뭉술하게 표현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증상은 호소하지만 검사해도 별 이상은 없을 때 이를 두고 ‘신경성’이라며 설명하는 것을 자주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부를 하고 임상경험이 쌓일수록 이 용어가 꽤 정확한 표현임을 체감하게 된다.신경이 예민하다는 것은 과연 어떤 상태일까? 우선 오감이 모두 민감해진다. 최대의 시각 자극을 흡수하기 위해 동공이 확장된다. 청각도 예민해져 작은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 초보자들은 보통 주식이 크게 떨어질 때만 매수한다.삼성전자라든가 SK하이닉스 같은 주식이 5% 이상 급락했을 때 우리는 생각합니다.‘지난달 보다 거의 10%나 떨어졌네?’ ‘삼성 같은 대기업은 곧 주가를 회복하겠지?’ ‘은행이자도 1.5% 밖에 되지 않는데 정기예금, 적금보다 훨씬 낫네, 들어가자!’삼성전자의 분기 말 리포트나 실적, R&D 일정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최근 1년간의 고점이 얼마였고 저점이 얼마였으니 이 정도는 곧 회복할 것이라는 아무 근거 없는 믿음을 가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박준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980년대에는 ADHD에 대한 진단기준과 평가도구가 정교해지고, 원인에 대한 이해도 더욱 깊어진다. 하지만 ADHD에 대한 인식과 치료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증가한다. 사이언톨로지는 이런 대중의 우려를 자극하는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대중매체와의 소송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얻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고통받은 환자와 보호자들은 역설적으로 올바른 정보 전달의 중요성을 깨닫고 전국적인 자조집단을 형성하는 계기가 된다. 진단기준이 정교해지고, 유형을
[정신의학신문 : 부산서면 통통샤인정신과 이상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오빠가 5년 가까이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고 있어요. 처음엔 ‘힘든 일이 있나 보다. 가만히 두면 괜찮아지겠지.’했는데,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참다참다 아버지가 '허구한 날 방구석에서 처박혀 있을 거면 집을 나가라'며 크게 화를 내신 뒤, 오빠는 가족들과 아예 대화를 차단하고 살아요. 방안으로는 절대 못 들어오게 하고요. 집에 오는 손님들의 발길도 끊긴 지 오래입니다. 아버지가 ‘내 자식을 어떻게 키웠는데.’ 속상해하시는 모
[정신의학신문 : 사랑샘터 정신과, 김태훈 전문의] '첫사랑’이란 문구를 봤을 때 다들 나름대로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들이 떠오르게 될 것이다. 같이했던 아련한 순간들, 뜻대로 되지 않았던 안타까웠던 순간들과 함께 이런 순간들의 배경으로 깔리던 거리와 날씨, 시간 등등, 이런 것들까지 아주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지듯 떠오르곤 할 것이다.이러한 기억들은 첫 번째로 경험하는 순수하고 지극한 사랑이기에 우리를 더욱 설레게 하고 또한 이루지 못했던 아쉬움으로 인해 우리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첫사랑은 소설,
[정신의학신문 : 대한노인정신의학회 엄유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간은 인생의 3분의 1을 수면에 쓴다고 합니다. 학습과 기억력, 육체 건강, 정신 건강 모든 영역에서 수면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치매의 근본적 치료를 위한 약물 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이 실패로 끝나면서 조절 가능한 치매의 위험인자를 찾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 흐름 속에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수면과 치매의 관계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진료 현장에서 많은 노인 분들이 다양하게 수면 문제를 호소하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전 연재에서 연예인의 반복된 자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그 안에는 이상화된 상과 동일시하는 심리기제가 자리 잡고 있음에 대해 살펴보았고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워낙 커다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다 보니, 외부에서 주어지는 ‘피드백’을 ‘진짜 나’라고 착각하며 살아가기가 쉽습니다. 그것이 자신을 구렁텅이로 빠뜨리는지도 모르는 채요.그런 측면에서 예전 한 예능 프로그램(KBS 대화의 희열2)에서 나왔던 아이유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이 깊었습니다. 많지 않은 나이에 어떻게 그러한
[정신의학신문 : 조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날씨가 여름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부지방에는 태풍이 지나가고, 중부지방은 비가 많이 오지는 않지만 더위와 사우나 같은 습기가 느껴지는 날씨입니다. 어떤 날은 흐릿흐릿하면서 사우나 같은 날씨이기도 하고, 어떤 날은 햇빛이 뜨겁게 내리쬐기도 하고요.오늘은 저의 궁금증에서 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진료를 보다 보니 여름에 공황장애가 증가하는 느낌이 있어서요. 과연 '여름에 공황장애(공황발작)가 증가할까?'라는 의문을 해결해보기로 합니다. 의학 논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시험날 아침에는 모든 아이들이 긴장을 하게 됩니다. 반에서 공부를 가장 잘하는 아이도 역시 긴장을 하고 마지막 마무리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공부를 썩 잘 못하는 친구는 다 안다면서 자신감 있게 이야기를 합니다.종종 친구들과 경제, 주식, 정치 이슈로 논쟁을 벌이는 일이 있습니다. 서로의 의견이 맞다고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이어집니다. 술이라도 한잔 하고 이런 논쟁이 벌어지면 감정싸움으로 이어지게 됩니다.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은 그리 대단치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휴가를 가서도 일을 하고 있거나 이메일을 체크하며 압박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처음 가지고 있던 열정은 바닥이 났고, 일을 하면 할수록 피곤하다고 느끼면서 생각도 점점 비관적이 됩니다. 자신감은 사라지고 그저 월급날만 기다리는 노동자로 하루하루를 삽니다. 번아웃 증후군이란, 어떠한 일에 몰두하다가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계속 누적되어 무기력증이나 불안감과 우울감과 분노, 의욕 상실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것을 뜻합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크리스티나 매스래치는 번아웃에
꾸준한 운동이 질병 예방 및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나 매일 반복되는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운동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운동의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현실에서 이를 잘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노동과 일상의 노곤함도 큰 원인 중 하나이지만 우리가 꾸준히 운동하기 어려운 것은 스스로에게 동기 부여가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힘, 바로 동기부여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려고 합니다.영어로는 motivation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