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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의 역사 (3) ADHD에 대한 진단과 치료 증가
박준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8.12 01:46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박준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언스플래시


1980년대에는 ADHD에 대한 진단기준과 평가도구가 정교해지고, 원인에 대한 이해도 더욱 깊어진다. 하지만 ADHD에 대한 인식과 치료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증가한다. 사이언톨로지는 이런 대중의 우려를 자극하는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대중매체와의 소송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얻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고통받은 환자와 보호자들은 역설적으로 올바른 정보 전달의 중요성을 깨닫고 전국적인 자조집단을 형성하는 계기가 된다. 

 

진단기준이 정교해지고, 유형을 나누면서, 다양한 특성들은 동반질환으로 이해하게 됨

과잉행동보다 집중력과 충동성의 문제가 핵심이라는 1970년대 연구결과의 영향으로, 1980년대에 진단 및 통계편람 3판(DSM-III)에서는 명칭이 주의력결핍 장애Attention Deficit Disorder(ADD)로 변경되었다. 또한, 더욱 구체적인 증상목록이 제시되었고, 과잉행동이 존재 여부에 따라 주의력결핍만 있는 경우(ADD)와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이 같이 있는 경우(ADD+H)로 하위유형을 분류되었다. 과잉행동이 없는 유형은, 몽상에 잠겨있고, 무기력하고, 오히려 활동성이 떨어지고, 학습성취가 떨어지고, 공격성은 적고, 친구들로부터 외면받는 일은 적은 것이 특징이라고 하였다. 

1983년 로니Loney는 순수하게 과잉행동과 주의력 문제만 있는 경우와 공격성과 품행의 문제가 동반된 경우를 구분하기 시작한다. 비교적 짧은 증상목록만으로도 구분이 가능하였는데, 이때부터 순수하게 과잉행동의 문제만 있는 아동과 순수하게 공격성과 품행의 문제만 있는 아동을 구분하게 된다. 

즉, 이전에는 공격성, 반항, 품행의 문제도 ADHD 증상의 일부로 보았는데, 반항 품행의 문제를 다른 질환으로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에 ADHD라고 여겨지던 아동들에게는 가족 간의 부정적인 상호작용이 매우 많았었는데, 사실은 품행장애가 동반된 경우로 이해하게 된다.

또, 이와 비슷하게 학습장애(특히 읽기장애)가 동반된 경우와 동반되지 않은 경우를 구분해보니, 이전에는 ADHD의 특징인 줄 알았던 많은 특성이 사실은 학습장애의 특징이었음을 알게 된다. 따라서 이후로는 순수하게 ADHD만 있는 경우와 ADHD에 학습장애가 동반된 경우라는 관점으로 보기 시작하게 되었다. 

1987년, 진단 및 통계편람 3판의 개정판(DSM-III-R)에서는 대규모 역학연구를 통해 정상 아동이나 다른 정신질환과 구분되는 ADHD만의 특성을 반영하는 문항을 골라내었다. 이를 통해 민감도와 특이도가 좋은 진단기준을 개발하고, 명칭도 주의력결핍장애ADD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명칭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바뀌게 된다. 또한, DSM-III-R에서는 자주 동반되는 질환인 적대적 반항장애, 품행장애와 함께, 파괴적 행동장애라는 큰 범주 안에 속하게 된다.

 

그림1. 1970년대 과잉행동의 개념 속에는 많은 증상이 포함되어 있었던 데 반해, 1980년대에는 ADHD의 개념이 보다 좁아지면서 품행 문제나 학습 문제를 동반질환의 개념으로 보기 시작함.

 

평가도구의 발전

이전의 ADHD 척도에는 품행장애 증상도 섞여 있던 반면, 이 무렵에는 보다 정교하게 ADHD의 특성만을 반영한 진단기준에 따른 척도가 개발되었고, 현재까지도 국내외에서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아동행동점검표Child Behavior Checklist(CBCL), ADHD 평가척도ADHD Rating Scale(ARS) 등이 있으며, 컴퓨터로 시행하는 검사 도구도 이때 널리 보급되었다. 또한, 아동의 행동을 직접 관찰하고 채점하는 코딩체계도 개발되어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ADHD의 핵심, 주의력 VS 동기 혹은 자제력?

ADHD의 핵심적인 문제가 주의력 결핍이 아니라 동기 결핍(하고 싶은 마음이 잘 생기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가설이 1980년대부터 더욱 주목받기 시작한다. 전부터 ADHD 아동은 웬만한 보상이나 제재에는 반응이 적어, 아주 강력한 보상이나 제재를 해야 반응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는 실제 ADHD 아동이 보상이나 제재가 강하게 적용되는 환경에서 증상이 호전되는 현상과 일치하고, 전두-변연계의 보상회로에 대한 신경해부학적 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 또한, 도파민에 작용하는 약물 처방 시 효과가 있는 점도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며, 현재는 ADHD가 동기를 형성하는 뇌 회로에 문제가 있다는 이 가설은 점차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가설로, ADHD는 주의력 결핍이라기보다 억제 결핍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원래 사람의 뇌에는 행동을 하게 하는 행동활성화시스템Behavioral Activation System(BAS)이 강해지면 행동을 하고, 반대로 행동을 억제하는 행동억제시스템Behavioral Inhibition System(BIS)이 강해지면 행동을 자제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ADHD의 경우에는 이중 행동억제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못해서 문제가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다. 즉 참아야 할 순간에 잘 참지 못하는 자기조절능력의 결함이 ADHD의 핵심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 주장도 현재까지 연구결과로 볼 때 어느 정도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DHD의 원인 참조]

 

ADHD의 원인에 대한 관점의 변화와 사회환경의 중요성

1) 전두엽, 변연계, 기저핵 등의 부위가 ADHD와 관련되어 있다는 증거가 지속해서 쌓이고, 
2)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물질과의 관련성도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3) 자녀에게 유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여러 차례 확인되면서, 

근본적으로 ADHD의 원인이 선천적이며, 생물학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점은 인정하게 된다. 하지만 잘못된 양육이나 부정적인 상호작용 같은 환경적인 문제가 ADHD를 발생시킨 것은 아니어도, 경과나 동반질환에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하게 된다. 

게다가 ADHD라는 질환은 아동 본인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 형제, 교사, 친구 등 다양한 사회적 상호작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ADHD 아동은 주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통제적인, 적대적인, 거부적인 반응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변 사람의 부정적인 태도와 행동은 다시 아동의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한 번 시작된 부정적인 상호작용은 사회환경 속에서 지속하게 되는데, 이처럼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사회환경을 사회적 생태계Social Ecology라고 한다.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는 사회적 생태계의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끊는 데 효과적이다. 

 

치료기법의 발전

1) 약물치료

자극제의 사용이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아동에게 이미프라민, 클로니딘 같은 다른 약물들이 시도되어 효과가 있음을 입증해낸다. 

2) 인지치료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해결방법을 찾아보는 과정에서 나지막이 혼잣말하며 자신을 안내해가는 방법인데, 효과가 있기를 기대했지만, 효과 입증에는 실패하였다. 

3) 행동치료

아동에게 직접 보상과 제재를 적용하는 행동치료를 교실에서 적용하는 교실관리 프로그램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보여주지만, 프로그램을 종결하면 원래대로 돌아가는 한계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공격적이고 반항적인 아동에게 효과가 입증된 부모교육을 ADHD에 적용하여 부모에게 가르쳐주는 방법, 사회기술훈련 등 다양한 치료기법이 시도된다. 

 

사이언톨로지의 흑색선전과 대중적 인식의 향상

사이언톨로지Scientology는 과학기술이 인간의 정신을 확장하고 인류의 제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1954년 미국의 공상과학 소설가인 론 허바드가 창시한, 아직도 논란이 많은 종교이다. 톰 크루즈, 존 트라볼타 같은 유명 배우들이 신자로 알려져 있으며, 각종 소송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1980년대에 이 사이언톨로지의 교인들이 만든 ‘인권을 위한 시민위원회Citizens Commission on Human Rights(CCHR)’라는 단체가, “ADHD 약을 먹으면 폭력, 살인, 자살, 뇌전증, 영구적인 뇌 손상 등이 올 수 있다”는 주장을 하며 시위를 하고 전단을 나눠주고 방송에 출연한다. 

대중 매체들은 이런 선정적인 주장을 앞다퉈 보도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드문 부작용을 부각하고, “ADHD는 원래 아무 문제없는 아이들인데, 이들을 감당하지 못하는 부모와 교사들이 돈에 눈먼 정신과 의사들과 영합하여 제약회사의 농간에 속아 넘어간 것이다. 과학계 내에서도 이 약을 처방하는데 논란이 많다”는 음모론을 제기한다. 또 의사들이 잘못된 치료를 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부모가 약을 먹이지 않도록 설득하지 않는다며 소송도 한다. 가장 큰 소송은 이 단체가 미국 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를 상대로 1억2천5백만 달러짜리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결국, 이 소송은 기각되었지만, 약물치료에 대한 흑색선전은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해서 당시 가장 많이 처방되었던 리탈린ritalin이란 약은 위험하고 과잉 처방되는 약이라는 인식이 대중들에게 각인된다. 당시 전문가들의 대처는 방어적이고 소극적이었으며 너무나 부족했고 또한 느렸다.

 

그림2. 사이언톨로지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기본 이념과 창시자에 대한 소개

 

최근까지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았다. 고압산소로 치료하면 자폐나 ADHD가 낫는다고 하거나, 절대 백신을 맞으면 안 된다고 한 안아키 사태, 미국 소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난다던 광우병 괴담 등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이 모두가 비슷한 현상이며, 페이스북에서 계속 논란이 되는 가짜뉴스fake news 현상 또한, 이와 같은 고의적인 선동propaganda이다. 정보가 부족한 대중들이 이런 음모론에 쉽게 속고,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퍼지는 경향이 있음을 이용한 것이다. 

이러한 유언비어의 확산은 환자와 가족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의 차별과 치료중단으로 인한 고통을 겪게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는, 환자와 가족들이 올바른 정보전달과 교육의 중요성을 철저하게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이들은 미국 내 곳곳에 ADHD 아동과 가족을 지원하는 모임을 만들었고, 이 모임들이 연합하면서 CHADD(Children & Adults with ADHD), ADDA(Attention Deficit Disorder Association) 같은 전국적인 자조모임(환자와 가족들이 스스로 돕는 모임)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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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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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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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이 2019-08-12 19:51:00

    ADHD는 증상이 다른 정신질환과 다르게 구분선이 명확하지 않아서 특히 사기꾼들 타겟이 되기 쉬운 것 같아요.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성인 ADHD특징 같은 거 보고 다들 본인 얘기라고 하던데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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