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약을 복용하고 나서 자살충동이 강해졌습니다.길을 걷다 보면 찻길에 뛰어들고 싶고, 집에 있다 보면 창밖으로 떨어져서 죽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예전에는 약을 한꺼번에 먹고 자살시도를 했던 경험도 있습니다.치료를 받고 좋아졌다고 생각했었는데, 최근에 약을 바꾸고 나서 다시 자살충동이 심해졌습니다.우울하고 무기력하고 상실감에 빠진 것만으로도 힘든데, 약을 먹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살충동까지 들어 너무 괴롭습니다.정신과 약이 자살을 유발한다는 이야기를 예전에 들었던 적이 있는데 어떻게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 게임 유저가 ‘한달연봉2억 vs 무기징역3년 어떤게 더 낳나요?’ 라고 질문하는 장면이 한 때 큰 웃음을 줬었다.연봉, 무기징역의 개념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맞춤법까지 완벽하게 다 틀렸기 때문이다.진지한 질문자의 태도는 덤이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질문을 했을까 궁금했었는데, 드디어 답을 찾은 듯하다. 왜냐하면 이렇게 완벽하게 틀린 문장을 구사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많을 수 없기 때문이다.그런데 대한약사회와 보건복지부가 이 문장을 완벽히 재현했다. ‘약사에게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저는 내성적인 편이긴 하지만, 스스로 꽤 차분하고 평범한 아이라고 생각해 왔어요.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해요.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소한 일에도 쉽게 화가 나기 시작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는데,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느낌이 들어요.물론, 이걸 밖으로 말하고 다니지는 못해요. 주로 혼자 스트레스를 풉니다.제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좀 독특해요. 손톱으로 제 손목을 긁어요. 처
페이스북을 비롯한 여러 테크놀로지 업체들이 '자해(自害)와 관련된 온라인 행동'을 탐지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자살 의향(suicidal thought)의 경고신호를 탐지할 요량으로 소셜미디어에 관심을 보이는 연구자와 테크놀로지 업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그들의 노력은 "'소셜미디어에 포스팅하는 글의 언어 패턴'과 '스마트폰과 상호작용하는 무의식적 방법'이 특정인의 정신의학적 트러블(psychiatric trouble)을 암시할 수 있다"는 새로운
"죽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방법 좀 알려주세요." 학교에서 근무를 시작한 첫 날, 첫 상담이었다.상담을 하러 온 3학년 학생이 한 말이었다.비밀보장이 안 되는 사유 중 ‘자신과 타인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이야기해주며 학생에게 담임선생님에게 이 사실을 알릴 거라는 말을 하였다. 이렇게 말하면 아이가 더 이상 자살 이야기를 안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는 덤덤하게 "어차피 죽을 건데요 뭐. 괜찮아요. 방법이나 알려주세요."라고 했다. 내 생각보다 아이는 더 마음의 상처가 깊었던 모양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이야
나는 학교에서 상담전문가로 근무하고 있다.이 곳에는 수많은 학생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우울감을 경험하고 자해를 하고 심지어 마음속으로 자살시도도 한다.아이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쉽게 할 수 있다. 갑자기 이상행동을 보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거나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자신의 분노를 참지 못해 자해를 하기도 한다.아이들은 자기 스스로 분노를 만들지 않는다. 아버지, 어머니, 친구, 여자 친구, 선생님, 학원 선생님 등 자신이 아닌 외부에서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 결과가 향하는 것은 안타깝게도 여기저기서 많이 부딪혀 닳고 망가져 버린 자기
[정신의학신문 : 이정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늘은 수면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수면제 중에서도 ‘졸피뎀(Zolpidem)’이라는 수면제를 다뤄볼까 합니다. 졸피뎀은 가장 흔하게 처방되는 수면제 중 하나이지만, 그만큼 논란이 많은 약이기도 하니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작년에 TV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위험성에 대해 보도가 된 적이 있습니다(이 글은 방송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을 것입니다). 방송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졸피뎀은 ‘자살을 유발할 수 있다’는 소문이 무성한 것이 사실이고 이런 소문은
[정신의학신문 : 김성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과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 중 예상치 못했던 일 중에 하나는 생각보다 응급실에 많이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밤 12시에도, 새벽 2시에도 응급의학과 선생님으로부터 콜이 옵니다."약을 한꺼번에 먹었어요." "손목을 그어서 봐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정신과 의사가 된 이상 내가 보았던 환자의 '죽음 또는 자살'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하지만 내가 열심히 보았던 환자의 죽음은 의사에게도 하나의 '트라우마'로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느 날 병동으로 전화가 걸려온 일이 있었다. 늦은 밤도 아닌, 한낮에 전화를 걸었던 그 여성은 얼마전 병동에 입원해있다가 퇴원했던 30대 환자였다. 그 환자분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치료되어 퇴원을 했었고, 병동으로 환자들에게 전화가 걸려오는 것은 그다지 드문 일이 아니었기에 그날도 대수로울 것은 없었다. 그 분은 수화기 너머로 ‘선생님은 잘 지내고 계신지’를 뜬금없이 물었다.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지만 특별히 심각한 내용은 없었고, 다만 주변의 바람 소리가 매우
[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파블로 피카소,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화가들 중 한 명이다.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일지라도 그의 대표작인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자화상 등은 눈에 익숙할 것이다. 고흐의 작품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는 친숙한 소재, 따뜻한 색채, 두터운 터치에서 묻어나오는 온화한 느낌 때문이다. 빈센트는 평온해 보이는 그의 대표작들과는 대조적으로 굴곡진 삶을 살다 37살의 나이에 요
[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헤밍웨이의 자살에 대한 정신의학적 접근을 다루는 두 번째 글입니다.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자살 심리부검 #1 양극성장애헤밍웨이는 종종 현재 진단기준으로 볼 때(DSM-5) 우울증을 만족할만한 증상을 보여왔고, 스스로도 우울감에 대해 잘 묘사했습니다. 흥미와 즐거움의 상실, 공허함, 리비도의 감소, 죽음에 대한 생각과 자살 등이 그것입니다.비정상적인 기분은 우울한 쪽만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그의 기분변화는 그 폭이 매우 크고 변화속도가 빨랐는데, 조증상태일 때는 고양된 기분과 넘치는 에너
[정신의학신문 : 허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K님의 사연 저는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20살 K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사회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들어가 한달 정도는 제 자신을 살필 시간도 없이 일을 배우며 회사생활에만 열중을 했습니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처음 직장 상사들과 식사를 같이 할 때에 불편함이 많았지만 그것도 곧 적응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혼자 있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 혼자 지내는 것에선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달 정도가 지나자 부모님과의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일
[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건강의학 - 인물 - 문학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 1899.07.21 - 1961.07.02)미국 출생의 작가 "나는 처음으로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수많은 일들로 자살할 수 있다는 걸 이해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으로 알려진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입니다. 비극적인 내용을 냉혹할 정도로 간결한 문체로 써 내려가는 그의 문학은 하드보일드 문학을 대
[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커트 도널드 코베인(Kurt Donald Cobain, 1967. 02.20 - 1994.04.05) 미국/작곡가, 가수, 기타리스트 그런지/얼터너티브 록 너바나/멜빈스 90년대 록음악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도 "너바나(Nirvana)"는 들어보았을 정도로 너바나는 매우 성공적인 록 그룹입니다. 이 그룹을 만들고 성공에 큰 기여를 한 사람이 바로 커트 코베인입니다.너바나의 성공과 그 문화적인 영향력은 상당했습니다. 커트 코베인(이하 커트)은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고 그의 행동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쟁영화가 아니다" 헐리우드 감독 인생에서 절정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덩케르크'에 대해 우리나라 배급사에서는 '이것은 전쟁영화가 아니다'라며 홍보했다. 르네 마그리트가 이미지의 배반에서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듯 호기롭게 붙인 이 당황스러운 카피문구는 그래도 꽤나 훌륭한 마케팅효과를 거둬낸 듯 하다. 당황스러움은 관심으로 관심은 궁금증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니까 말이다. 대체 전쟁영화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2차세계대전의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얼마 전 미국정신의학회지 최신호에 실린 J. Michael Bostwick 등의 연구에서는, 과거 자살시도 경력의 위험성이 기존의 의료진들이 알고 있던 것보다 더욱 중요함을 밝혔다. 자살 예방의 일환으로서 자살시도자에 대한 보다 경각심 있는 관심과 중재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내버려둬. 저러다 말겠지 뭐. 매번 쇼하는 거야 걱정할 필요 없어.” 반복되는 자살시도는 주위 사람들을 피로하게 만들곤 한다. 마치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을 보는 것처럼, 반복은 자살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