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건강한 직장생활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Hammer와 Zimmerman 등 많은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들이 수십 년간 연구한 결론은 일과 삶의 균형, 소위 말하는 워라밸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합니다. 업무 지향적인 회사보다는 가족 지향적인 회사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고 복지제도는 직장을 선택하는 것에 있어 급여 이상으로 중요한 기준이 되었지요. 워크 & 라이프 밸런스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시간과 기회비용입니다. 일에 몰두하는 만큼 가정과 삶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작년, 긴 추석 연휴를 앞둔 일주일 전쯤이었습니다.“선생님 이번 추석엔 아버지가 외출을 못 하게 해 주세요.”“명절에는 웬만하면 환자들에게 외출이나 외박을 허락해주는 편인데요.”“제가 상견례를 하는데 이번에는 아버지가 안 오셨으면 해서요.”미영씨의 아버지인 A씨는 만성알코올중독 환자입니다. 정신과 입원이 벌써 3번째이고, 음주운전과 술 문제로 직장에서도 잘렸지요. 더 큰 문제는 2년 전, 딸의 상견례 자리에 만취 상태로 나타나 예비사돈과 사위에게 폭언을 했고 결국 결혼이 파투났다는 점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할아버지가 요새 좀 이상하세요. 같은 질문을 자꾸 반복하시거나, 여러 번 확인하시고, 가끔씩 무척 울적해하세요. 할아버지가 올해 칠순이셨는데 처음엔 나이가 있으시니 그런가 보다 했어요.예전엔 등산도 잘하시고 친구들하고 모임도 잘 나가시던데 요새는 집에만 계세요. 밥도 예전만큼 잘 안 드시고 병원에도 자주 다니시는 거 같아요. 원래는 병원 가시는 거 싫어하셨거든요. 처음엔 치매가 아닌가 해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그건 아닌 거 같아요. 날짜나 시간도 정확하게 아시고, 돈 계산도 저보다 잘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불면증 환자의 수는 50만 명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4년 전에 비해 약 32%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한 경우 우리는 다음날 출근과 일상, 대인관계 등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짜증이 나고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건 두말할 것도 없지요.의외로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수면제 복용의 실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저녁시간이나 늦은 새벽에 먹어도 괜찮나요?개인의 수면 패턴이 조금씩 다르고, 교대 근무를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람들에게 심리검사에 대해 물어보면 많은 분들이 보통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검사를 가장 먼저 떠올리십니다. MBTI는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가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인 카를 융(Carl Jung)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자기 보고식의 성격 유형 검사 도구입니다.외향형이냐, 내향형이냐, 감정형이냐 사고형이냐 등으로 성격을 분류하는 MBTI는 시행이 아주 쉽고 간편하여 학교, 직장, 군대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저장강박증이란,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집착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책, 옷, 신문, 박스... 소모품으로 쓰고 버려야 하는 것들도 다 쌓아두고 모아두는 것이지요. 이들의 집은 산더미처럼 쌓인 물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냄새와 악취, 벌레까지 기어 다니는데도 물건을 치우려 하면 보물이라도 뺏기는 것처럼 크게 화를 냅니다. 버린 만큼 또 새로 무언가를 주워오기도 하니 무한 반복이 되지요.저장강박은 전두엽의 가치 판단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에 문제가 생겨서 발병합니다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 초보자들은 보통 주식이 크게 떨어질 때만 매수한다.삼성전자라든가 SK하이닉스 같은 주식이 5% 이상 급락했을 때 우리는 생각합니다.‘지난달 보다 거의 10%나 떨어졌네?’ ‘삼성 같은 대기업은 곧 주가를 회복하겠지?’ ‘은행이자도 1.5% 밖에 되지 않는데 정기예금, 적금보다 훨씬 낫네, 들어가자!’삼성전자의 분기 말 리포트나 실적, R&D 일정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최근 1년간의 고점이 얼마였고 저점이 얼마였으니 이 정도는 곧 회복할 것이라는 아무 근거 없는 믿음을 가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휴가를 가서도 일을 하고 있거나 이메일을 체크하며 압박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처음 가지고 있던 열정은 바닥이 났고, 일을 하면 할수록 피곤하다고 느끼면서 생각도 점점 비관적이 됩니다. 자신감은 사라지고 그저 월급날만 기다리는 노동자로 하루하루를 삽니다. 번아웃 증후군이란, 어떠한 일에 몰두하다가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계속 누적되어 무기력증이나 불안감과 우울감과 분노, 의욕 상실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것을 뜻합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크리스티나 매스래치는 번아웃에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가는 명상과 호흡, 스트레칭이 결합된 운동입니다. 요가의 어원은 yuj(결합하다)에 파생된 것이며 ‘요가수트라’라는 책에서는 요가의 정의를 ‘마음의 작용을 없애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요가의 종류에는 소리의 힘을 이용하여 심신을 정화시키는 만트라 요가, 사회봉사와 참여를 중시하는 카르마 요가, 명상을 해서 마음의 평온을 찾는 라자 요가, 체위법과 자세, 호흡법에 관해 알려주는 하타 요가 등이 있습니다. 우리가 떠올리는 요가의 이미지는 하타 요가를 통해 알려지고 응용된 것입니다. 요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분노 : 분개하여 몹시 화를 냄. 격하게 성난 감정을 표출함. 노여움, 격정. 우리는 상대방에게 무시를 당하거나 모욕을 받았을 때 이를 참기 힘듭니다. 이러한 감정은 무척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대상이 직장 상사이거나 가족, 친구일 경우 우리의 일상과 대인관계는 위기를 맞게 되지요. 사실 친하지 않거나 잘 모르는 사람보다 가깝고 무언가를 기대할 만한 관계에서 실망했을 때, 배신감을 느꼈을 때 분노를 하게 됩니다. 독일의 심리학자 월보트는 대학생 2900여 명을 대상으로 감정연구를 시행했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남자 친구는 아직 취준생이고 저는 직장인이에요. 처음엔 안 그랬는데 취업에 자꾸 실패하면서 거칠어졌어요. 제가 자기를 무시한다면서 언성이 높아지고 가끔 욕도 하더군요. 취업 준비를 안 하고 게임만 하길래 몇 마디 잔소리를 한 건 사실이에요. 말싸움이 심해지다 급기야는 저를 밀치고 때렸어요. 다음날 폭력을 쓴 건 쓰레기 짓이라며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하는데... 이 말을 믿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때린 건 정말 미안한데, 자신을 인격적으로 무시한 제가 원인 제공을 했다면서 저도 사과를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불안이나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 분노를 다스리며 살아갑니다. 타인과 갈등이 생기면 타협을 시도하고 문제를 풀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지요. 이처럼 무의식적으로 발동되는 자아의 기능을 방어 기전이라고 합니다.방어기전이란 자아(ego), 본능(id), 초자아(super-ego) 사이에서 현실원칙과 쾌락원칙 간의 균형을 이루는 하나의 스킬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장 흔하게 쓰는 방어기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투사(projection)무언가 나쁜 일이 생겼을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야구를 볼 때마다 답답하고 속이 터집니다. 특정 자극으로 유발된 우울감과 불안감이 2주 이상 강하게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피해를 끼친다면 ‘OO 유발성 우울증’이란 진단이 가능해집니다.매년 5월경부터~ 9월까지 주기적으로 저는 스트레스와 두통이 생깁니다. 무기력하고 의욕 없는 선수들을 보면 힘이 빠지고 일도 하기 싫습니다. 잘나가는 두산, LG팬들을 보면 자괴감과 열등감이 생기고 ‘야구 좋아하세요? 어디 팬이세요?’란 질문에 피하게 됩니다. 롯데 유발성 우울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불면증은 성인의 12%가 가지고 있을 만큼 흔한 병이며 간헐적인 불면증상까지 범위를 넓히면 35%까지 늘어날 만큼 우리의 일상과 친숙합니다. 아니 전 국민 모두가 한 번씩은 불면증을 경험해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우리는 흔히 수면제와 수면 유도제, 이런 말들을 혼용해서 사용하지만 그 차이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간단히 말씀드리면 수면유도제는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것, 그리고 수면제는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약을 말합니다. 수면 유도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불안한 사람을 대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사람을 안정시키는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데 사실 이것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불안해하지 마',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 정도만 하는 게 보통이며 '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냐? 걱정이 지나친 거 같은데'라며 오히려 그 사람을 더 힘들게 하기도 하지요.'불안해하지 마'라는 말은 정말 그 사람의 불안을 하나도 공감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튀어나오는 말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공황장애의 가장 두려운 점 중 하나는 언제, 어디서 패닉이 올지 예측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엘리베이터에서, 지하철 혹은 처음 가본 장소에서 올 수도 있지요. 더 큰 문제는 처방받은 약이 없거나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 장소에서 올 수도 있다는 겁니다. 아무리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어도 공황이 온 당사자는 죽음에 가까운 공포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이들에게 우리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1. 천천히 숨 쉬게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얼마 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박한이 선수가 다음날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며 접촉 사고를 냈고 음주단속에 걸렸습니다. 삼성구단뿐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의 레전드였던 그는 곧바로 은퇴를 발표했습니다. 보장된 미래와 영광, 지도자의 길, 모든 것이 불투명해지고 말았지요.박한이뿐만 아니라 과거 다른 야구선수나 유명 연예인들의 끊임없는 음주사고가 매번 발생해왔습니다. 대리기사를 부를 돈이 없었을 리도 없고, 적발되면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음을 뻔히 알면서도 재발하는 이유는 대체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0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대학이나 성적, 가족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10대의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마 ‘친구’일 겁니다. 친구관계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장소가 바로 학교인데 흔히 말하는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가 요새로 따지면 중학교 1학년입니다. 초등학교와 너무도 달라진 환경, 아직은 서먹한 친구들, 새로운 그룹을 만들고 적응하려는 노력들, 어찌 보면 중학교 1학년 교실의 새 학기 3월 풍경은 친구를 사귀고 무리를 형성하려는, 뒤처지고 소외되지 않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냅니다. 엉덩이가 아프고 어깨나 등에 통증이 생기며 몸이 무겁지요. 내가 게을러진다는 느낌에 자꾸 초조해지기도 합니다. 운동이 좋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운동은 육체적, 정신적인 모든 면에서 우리를 이롭게 하는데, 특히 뇌의 건강에도 많은 기여를 합니다.운동을 하면 우리의 뇌에 어떻게 좋을까요? 1. 운동은 뇌의 근육을 강화한다.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IGF-1 단백질이 생성되고 이를 통해 BDNF(Brai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년 전, 대한민국은 비트코인의 세상이었습니다.'친구가 일주일에 몇 천만원을 벌었대'...'안 하면 바보래. 1년 연봉 한 달 만에 벌 수 있어.'정치인, 변호사, 교수님, 할아버지, 할머니, 심지어 대학생들까지.떼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에 모두가 뛰어들었고 수십 가지의 가상화폐가 새로 생겼으며 거래소 역시 우후죽순으로 늘었습니다. 검색순위를 몇 달 동안 장악하고 영원히 꺼지지 않을 것만 같던, 흡사 신앙 같은 열기는 2017년 12월을 기점으로 거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