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가는 명상과 호흡, 스트레칭이 결합된 운동입니다. 요가의 어원은 yuj(결합하다)에 파생된 것이며 ‘요가수트라’라는 책에서는 요가의 정의를 ‘마음의 작용을 없애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요가의 종류에는 소리의 힘을 이용하여 심신을 정화시키는 만트라 요가, 사회봉사와 참여를 중시하는 카르마 요가, 명상을 해서 마음의 평온을 찾는 라자 요가, 체위법과 자세, 호흡법에 관해 알려주는 하타 요가 등이 있습니다. 우리가 떠올리는 요가의 이미지는 하타 요가를 통해 알려지고 응용된 것입니다.
 

사진_픽사베이


요가가 마음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위해서, 우리는 우선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에 대해 이해하셔야 합니다. 바이오 피드백이란 간단히 말하면 우리의 신체활동에 따라서 뇌가 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심장박동과 호흡수, 근육의 수축과 이완 등에 따라 우리의 미주신경과 호르몬은 큰 변화를 겪게 되고 이는 우리의 감정을 조절합니다.

주먹을 꽉 쥐면 우리는 흥분하고 도파민의 상승을 경험하게 되고, 마사지를 받고 이완이 되면 긴장이 풀려 차분해지며 세로토닌이 나오게 됩니다. 심호흡을 한다거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거나, 혹은 얼굴 근육의 변화만으로도 우리는 호르몬과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요가는 스트레칭과 자세교정, 호흡법, 긴장 풀기 등의 요소를 포함함으로써 우리의 마음을 다양하게 변화시킵니다. 우울한 사람의 자세는 무척 긴장되어 있고 어깨가 굽었거나 처져 있습니다. 거북목 자세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실 겁니다. 근육이 긴장되면 미주신경의 활성이 떨어지고 심박변이도(heart-rate variability)가 감소되기 때문에 우울증에 취약한 환경이 조성됩니다.

다행히도 바이오피드백은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이며 요가는 생각보다 훨씬 쉽고 접근하기 쉬운 운동입니다.
 

1. 곧고 바른 자세

곧고 바른 자세는 우리의 에너지 레벨을 높이고 뇌의 반응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킵니다.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턱을 높이 들면 결단력이 생기고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테스토스테론을 증가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2. 천천히 깊게 호흡하기

호흡은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며 미주신경을 타고 뇌의 영향을 줍니다. 미주신경이 보내는 신호는 부교감 신경계에 전달되어 이완과 휴식을 우리에게 줍니다. 그런데, 불안하고 우울한 상태에서는 호흡을 천천히 깊게 하기란 꽤 어렵습니다. 요가를 통해서 이것이 습관이 되고 훈련된 루틴이 된다면 우리는 무의식적인 호흡만으로도 우울감을 조금씩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3. 근육 이완과 수축

스트레칭은 근육의 긴장을 풀고 엔도르핀과 엔도카나비노이드를 자극시켜 쾌감, 긍정적인 감정, 통증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어려운 요가 자세를 따라 하기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시겠지만 팔과 다리를 쭉 뻗는 것, 목을 곧추 세우고 뒤로 젖히는 것, 가슴과 어깨를 펴는 것만도 좋은 스트레칭의 시작입니다. 물론 활 자세나 코브라 자세, 고양이 자세처럼 더 세분화되고 정형화된 자세를 취하면 효과는 높아지겠지요. 요가의 자세 중에는 마사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자세들도 있으며 폼 롤러를 사용해 그 위에 눕거나, 기대거나, 근육 위로 세게 굴리며 문지르기만 해도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키고 불안과 스트레스를 감소시켜줍니다.

 

너무나 바쁘고 일상에 지친 우리는 운동할 시간과 에너지, 열정이 부족합니다. 바르게 서고, 제대로 깊게 숨 쉬고 지친 근육을 쉬게 하는 것. 어쩌면 요가는 너무나 당연한, 우리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운동이란 생각도 듭니다.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반복하는 동작 속에서 긍정적인 마음과 자신감을 키워나가는 것, 그것이 요가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신촌세브란스병원 전공의
전) 서울대병원 본원 임상강사, 삼성전자 부속의원 정신과 전문의
현) 신촌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외래교수, 연세대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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