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정신 연애·결혼
데이트 폭력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7.15 05:03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남자 친구는 아직 취준생이고 저는 직장인이에요. 처음엔 안 그랬는데 취업에 자꾸 실패하면서 거칠어졌어요. 제가 자기를 무시한다면서 언성이 높아지고 가끔 욕도 하더군요. 취업 준비를 안 하고 게임만 하길래 몇 마디 잔소리를 한 건 사실이에요. 말싸움이 심해지다 급기야는 저를 밀치고 때렸어요. 다음날 폭력을 쓴 건 쓰레기 짓이라며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하는데... 이 말을 믿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때린 건 정말 미안한데, 자신을 인격적으로 무시한 제가 원인 제공을 했다면서 저도 사과를 해야 한다네요…. 제가 정말 잘못한 걸까요?”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자신을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즉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된 거야’ 하는 식으로 죄책감을 갖게 만들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종하려고 하는 것이지요. 조금씩, 아주 천천히 세뇌를 시키는 이기적이고 그릇된 행동입니다.

'혹시 내가 뭔가 실수를 해서 폭력을 유발한 게 아닐까?'

이렇게 생각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데이트 폭력은 그릇된 집착과 소유욕에서 나오는 행동입니다. 남자가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여기거나 이별 시 버림받았다는 분노로 원래 잠재되어 있던 그 사람 본래의 공격성이 표출된 것뿐입니다. 이것은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지요.

충동적으로 욱한 건데 한 번은 용서해줄 수 있지 않느냐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데이트 폭력은 실수도 아니며, 흔히 말하는 분노조절장애, 간헐적 폭발장애와는 엄연히 다릅니다. 여자 친구의 오빠가 마동석이라면 그 남자는 절대로 폭력을 쓰지 못할 테니까요. 자신의 행동이 부를 결과를 생각해서 미리 따져보고 그래도 될만한, 만만한 사람에게 선택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것입니다.

 

사진_픽사베이

 

데이트 폭력을 예방하려면

1. 전조 증상이 보일 때 처음부터 강하게 어필해라.

남자 친구가 욕을 하거나 물건을 집어던지는 행동, 같이 있을 때 난폭 운전을 하거나 종업원과 심하게 다투는 행동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일종의 탬퍼링이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것들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더욱 공격적인 행동으로 발전할 수 있어요. 나는 이런 행동이 너무 싫고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말을 분명히 전해야 합니다. 확실한 의사 표현과 대처가 필요합니다.

 

2. 술 먹고 한 짓은 절대 실수가 아니다.

남자 친구가 술을 먹고 폭력적인 언행을 보일 경우 이에 대해 너그러운 경향이 있는데 무척 잘못된 것입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 미만이고 혼자 걸을 수 있는 상태라면 폭력을 행사한 경우 명백한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술이 사람을 개로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사람 원래의 모습을 드러나게 해 줄 뿐이라는 걸 꼭 명심하세요.

 

3. 설득하려 애쓰지 마세요.

그 사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고 자신의 행동을 바꿀만한 사람이라면 애초에 절대로 폭력을 쓰지 않습니다. 공감능력이 없고 자신의 기분만, 자신의 화만 중요한 사람이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지요.

 

4. "한 번만 용서해줘 다신 안 그럴게"라는 말을 믿지 말자.

폭력은 반드시 재발하기 때문에 절대로 용서해주거나 너그럽게 봐줘선 안됩니다. 그럴 경우, 남자는 여자 친구가 두려워하고, 꼼짝 못 하며 자신의 말에 따랐던, 자신이 갑이 되었던 순간의 쾌감을 학습하여 반드시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데이트 폭력이라는 말도 사실은 틀린 겁니다. 이건 그냥 폭력이에요. 남자 친구로 생각하고 처벌할게 아니라 그냥 폭력 가해자로 반드시 엄격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가장 아껴주고 사랑해줄 사람의 폭력. 모르는 사람에게 당한 것보다 수십 배 아프고 후유증도 오래갑니다. 몇 년, 어쩌면 10년 후까지도 남자를 만날 때마다 주눅 들고 위축이 될지도 모릅니다. 조금만 언성이 높아져도 움츠러들게 되고요. 데이트 폭력, 99프로는 재발합니다. 무조건 도망치세요. 만나지 않는 게 정답입니다.

친구와 가족, 주변 사람들과 이 트라우마에 대해 얘기하세요. 충분히 지지받고 대화하면서 우울하고 불안했던 시간을 천천히 견디어 보세요. 새롭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결실을 얻는다면, 아픔은 점차 희미해지고 행복하게 웃을 수 있으실 겁니다.

 

연애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협동조합 선생님에게

무료 마음건강검진 받으세요 ► 

(선착순, 20만원 상당의 검사지와 결과지 제공)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ㅁㄴㅇㄹ 2019-07-15 11:51:35

    알코올과 공격행동간의 상관관계를 다루는 다양한 이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본래 공격성이 존재하는데 드러난다는 한 이론을 말씀해주셨는데, 알코올이 공격성을 만든다는 기존의 이론 등은 외적 정합성이 떨어지나요??   삭제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인터넷신문윤리강령이메일무단수집거부CONTACT
    (주)정신건강연구소  |  정신의학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105-87-08929  |  등록번호 : 서울, 아03874  |  등록일자 : 2015년 8월 25일  |  발행·편집인: 박소연
    서울 종로구 옥인동 자하문로 17길 보광빌딩 12-10  |  대표전화 : 070-7557-9104  |  팩스 : 02-320-60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선우
    Copyright © 2019 정신의학신문-의사들이 직접 쓰는 정신 & 건강 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 Back to Bot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