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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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 같은 내새끼>라는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여러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들이 문제 행동을 하는 대부분의 원인을 부모님의 양육과정에서의 문제로 보았습니다. 이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사이에서 형성되는 애착이 아이의 인생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입니다. ‘애착’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유형에 따라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매리 애인스워스라는 학자는 유아가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사람을 마주쳤을 때 보이는 반응에 따라 애착 유형을 크게 4가지로 구분했습니다. 전체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유형은 안정 애착(Secure attachment)으로 엄마와 함께 있을 때 자유롭게 놀이를 하고, 사라지는 순간 당황을 하기는 하지만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인해 금새 다시 놀이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가 다시 돌아왔을 때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스스로를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로 여기고, 주변 환경 또한 호의적일 것이라 예상합니다. 따라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때 신뢰감과 행복감을 바탕으로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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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회피형 애착(Anxious–Avoidant insecure attachment)은 약 20%의 비중을 차지하며, 엄마와 함께 놀다가 없어지더라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즉,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한 반응 없이 본인이 하고 싶은 행동을 계속해서 합니다. 성인이 된 후에는 주변 환경에 대한 신뢰감을 가지지 못하고 누군가와 지나치게 가까워지거나 친밀감을 표현하는 경우 불편함과 두려운 감정을 느낍니다.

불안–양가형 애착(Anxious–Ambivalent insecure attachment)은 약 10% 정도 존재하며, 엄마와 같은 주 양육자가 주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엄마와 떨어지려고 할 때는 울거나 떼쓰는 등 극단적 반응을 보이고 엄마가 나가고 나서는 아무 활동도 하지 않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다 엄마가 다시 돌아왔을 때는 분노의 감정을 표현하는 등 양가적 모습이 나타납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누군가와 가까워지기를 원하나 타인이 본인이 원하는 만큼 가까워지려고 하지 않을 때 불안감을 느끼고 집착하게 됩니다.

마지막은 혼돈형 애착(Disorganized attachment)으로 약 5%가 있으며,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배회하거나 허공을 쳐다보기, 양육자 회피하기 등 혼란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 형성된 애착 유형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삶의 전반에 걸쳐 지속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애착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안정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성인기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각자의 애착 유형에 따라 상이한 방식을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더 나아가 사회적 상황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있어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흔히 예상할 수 있듯이 안정형 애착 유형인 사람은 행복감이나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있어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발생하더라도 안정적인 방식을 사용해 해결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반면, 회피형이나 불안형, 양가형의 경우 대인관계에서 높은 수준의 불안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고, 유형에 따른 불안 수준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출생 후 2년 동안 형성되는 애착 유형은 아동기나 청소년기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향후 성인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물론 어린 시절 형성된 애착 유형은 성인이 되어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에 의해 재양육되는 과정을 거치면 언제든지 변화시킬 수 있지만 그 과정은 다소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린 시절 안정 애착 유형을 형성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강남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우경수 원장

[참고문헌] 정민현. (2003). 애착 유형, 스트레스 대처방식과 대인불안의 관계. 가톨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강남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대구가톨릭대병원 의과대학 학사 , 석사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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