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희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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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 상에서 떠도는 ‘회피형’ 애인을 만나면 고생한다는 글 보신 적 있을까요? 회피형 애인은 문제나 갈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해결을 위해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다 자신의 인계치를 넘는 순간 그냥 헤어지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만나지 말라는 내용의 글이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회피형 애착 유형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보통 불안 – 회피형 애착(anxious-avoidant insecure attachment)는 전체 유형의 20% 정도 존재하며, 주 양육자와 함께 놀이를 하다 떠나는 상황에서 별 다른 행동의 변화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 양육자가 다시 등장하게 되는 상황에도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죠.

하지만 이들은 감정 표현만 하지 않을 뿐 엄마가 돌아온 후에도 활발하게 놀지 못하고 나간 후에는 심리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즉, 이들은 낯선 사람, 외부 현상 변화에 대해 감정의 변화 없이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합니다. 성장한 후에는 주위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고, 누군가와 지나치게 가까워지거나 친밀감을 표현하면 불편함과 두려움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피하려고 하기 대문에 자신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발달시킬 기회를 충분히 가지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정서적 자극에 민감하지도 못하며, 자신의 정서 표출에 매우 서투른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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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특성이 성인기까지 지속되면 성인 애착(adult attachment)으로 발전하게 되고, 애착 대상이 양육자에서 친구/연인/배우자로 계속 전환되어 가게 되는 거죠. 성인 애착은 학자마다 유형을 달리 구분하고 있는데, Hazan과 Shaver (1987)는 안정, 불안정, 회피형 애착의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성인 애착 유형을 평가하는 척도로는 Collins & Read(1990)가 개발한 성인 애착 질문지(RAAS; Revised Adult Attachment Scale)이 있는데 총 18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점 리커트 척도를 사용합니다. 해당 척도는 3개의 하위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째는 대인관계가 가까워짐에 따라 느끼는 편안함의 정도인 친밀, 둘째는 타인에 대한 의존의 정도인 의존, 셋째는 자신이 버림받거나 사랑받지 못할 것에 대한 불안입니다. 이 중 의존감 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경우 회피형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회피형 유형을 가진 사람들은 부모와 유대가 원만하지 않고, 감정 표현을 거의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이들 또한 타인에게 비감정적이고 무반응적인 특성을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들은 이성 교제에서의 만족도도 다른 유형에 비해 낮게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회피형 애착 유형을 형성하지 않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용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해 주 양육자들은 정서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며, 아이의 욕구에 대해서도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건대하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이희건 원장

- 참고문헌: 최은실. (2012). 애착 유형에 따른 아동의 정서인식, 정서표현 및 상호작용. 아동학회지, 33(2), 55-68.

최아라. (2022). 성인애착과 대학생의 주관적 행복감 간의 관계에서 사회적지지의 매개효과. Family and Environment Research60(2), 231-242. 노유진, 박정윤, & 김양희. (2006). 성인 애착유형과 미혼남녀의 사랑유형 및 이성교제의 관계. 대한가정학회지44(12), 31-42.

이희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수련의,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대한신경정신건강의학회 정회원, 대한불안의학회 불안장애 심층치료
한국정신분석학회 심층정신치료, 치매진료의사 전문화 교육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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