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미디어팀] 학교란 학생이 모여 있는 곳이므로 학생들은 교사로부터 배우기도 하지만 또래 학생들로부터도 많은 것을 배운다. 그래서 교사들은 모범생이라는 말을 즐겨 쓰는데 다른 학생들이 보고 따라하는 모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어 있다. 요새는 ‘엄친아’, ‘엄친딸’ 이라는 말이 더 자주 사용되는데 모범생이란 말을 모범생조차 듣기 싫어하는 세태를 반영한 것이다. 모범생의 반대말로 흔히 쓰는 말은 ‘문제아(problem child)’ 인데 시험 문제를 풀듯이 잘 풀면 학년말에는 교사가 된 보람을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미디어팀]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은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오해나 편견이 많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인터넷에 ADHD의 원인이나 증상에 대한 정보는 많지만 정작 ADHD를 겪고 있는 학생 당사자와 학생을 보살피는 부모는 어떤 일을 겪고 어떤 심정일지에 대한 정보는 아주 부족한 실정이다. 직접 인터뷰를 통해 ADHD학생들과 성인, 그리고 부모들이 겪는 어려움을 직접 듣고 정리해보았다. 본인의 어려움집중이 안 되거나 물건을 두고 오거나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미디어팀] ADHD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첫째, ADHD 학생은 수업을 방해하는 행동을 자주 한다. 옆 친구를 툭툭 치거나 말을 걸 수도 있고 수업과 관련 없는 우스갯소리나 질문을 해서 수업 분위기를 망칠 가능성이 높다.둘째, 같은 반 친구들과의 상호작용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눈치도 없고 공격적이거나 거친 말과 행동으로 인해 같은 반 친구들과 갈등을 많이 일으킨다. 새 친구를 사귀더라도 머지않아 따돌림을 받게 된다.셋째, 학습장애가 자주 동반되므로 학습부진
[정신의학신문 : 김양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렸을 적, 저는 적어도 중고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부모님께 밤에 일찍 자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일찍 자야 내일 할 일을 잘할 수 있고, 키도 쑥쑥 클 수 있다는 이유에서 말이죠. 그래도 밤이면 잠들기를 아쉬워하며, 몰래 방에서 만화책을 보기도 하고 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안 자고 놀다가, 부모님께 들켰 때는 혼이 나기도 했고요.제 아이만 해도 밤이 되면 안 자려고 합니다. 그래도 아이가 자야하니까, 수면환경을 만들어서 오후 9시가 되면 불을 꺼서 실내를 어둡게 하고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미디어팀] ‘스모킹 건’이라는 말은 어떤 행위나 현상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의미하는 말이다. 총소리가 났다면 지금 연기가 피어오르는 총을 가진 사람이 범인임을 확신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범죄 행위에 대한 '결정적 증거’로 사용되는 물건이나 사실을 '스모킹 건’이라 불렀는데 현재는 의미가 확장되어 특정 현상이나 가설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소아정신과의사들이 교사에게 자주 가지는 불만이 있다. 교사가 부모에게 “이 아이는 절대 ADHD는 아닌 것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미디어팀] 6. 브라질브라질은 세계 평균 5%보다 훨씬 낮은 0.9퍼센트 정도의 ADHD 유병률과 16퍼센트 정도의 약물치료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브라질의 ADHD를 대하는 태도는 다른 나라와 뚜렷이 다르기 때문이다. 21년간의 오랜 군부 독재를 겪은 국민들은 정신질환과 관련해 정신병원, 강제 감금, 신경안정제 주사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때문에 행동을 조절하기 위해 약을 먹어야 하는 사실에 상당한 거부감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브라질 정신과의사들은 예로부터 프로이드 정신분석학 전통이 강하여 A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미디어팀] 미국 아이들 중 11퍼센트가 ADHD로 진단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ADHD약의 86퍼센트를 미국이 소비한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을 ADHD nation이라고 부르고 싶은 호사가들도 적지 않다. 미국이 아닌 다른 여러 나라는 ADHD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폴랜직(Polanczyk)박사팀은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조사가능한 모든 나라의 현황을 종합하여 2007년 한 학술지(Journal of Health Affairs)에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신들에게 익숙한 행동을, 자녀에게서 보았던 적이 있는가? 자녀를 키워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제 갓 돌이 지난 아이가 부모가 자주 흥얼거리는 노래의 리듬을 따라 하거나, 부모의 사소한 습관을 그대로 흉내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끊임없이 체화시켜 나가며 성장한다. 이를 사회학습이론 (social learning theory)에서는 모델링 (modeling)이라고 부른다. 아이가 태어나면, 성장의 초기에는 나와 타인이 구분되지 않는 상태이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화여대 의과대학 부속 목동병원(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들은 사망 전 똑같은 수액을 맞았다. 사망한 4명의 아이들 중 3명이 ‘시프로박터 프룬디’가 검출됐으며, 각각의 염기 서열도 일치한다고 한다. 병원 측 조사결과, 숨진 신생아 모두는 16일(토) 종합영양수액(TPN)과 비타민K 주사제를 투약 받았다. 이후 조사 방향은 의료진의 위생관리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하지만 의료진의 미흡한 위생관리가 유일한 원인이라고 보기는 아직은 어렵다. 의료진이 손을 씻지 않아서, 의료진 손에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미디어팀] ADHD라는 병은 세상 그 어떤 병보다 많은 오해와 편견에 둘러싸인 병이다. 그래서 병의 존재 자체에 관한 의문, 원인에 대한 다양한 이론, 치료방법에 대한 논쟁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라면 누구나 ADHD 학생이 실재 존재한다고 믿으며 그저 기다리는 것보다 제대로 치료되기를 원한다. 그리하여 ADHD 진단은 학부모와 교사 사이에 긴장과 갈등을 유발해왔으며 앞으로 더 그럴 것이다. ADHD에 관한 오해와 편견이 왜 발생하는지 알기위해서는 ADHD라는 질병의 역사를 알 필
[정신의학신문 : 아이나래 소아정신과 원장 강태웅]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늘 ‘문제와 갈등’이 일어나기 마련이고 ‘애들 키우는 게 부모 마음과 같지 않구나’를 느끼면서 ‘내가 우리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나?’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그 후 고민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고 비슷한 문제들이 반복이 되다 보면 부모는 좌절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흔히들 말하는 ‘육아 슬럼프’가 찾아오게 됩니다. 저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나름 정신과 의사로서 아이들을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스스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
[정신의학신문 : 김양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빠, 내가 해볼래.”새로 산 우유팩을 뜯으려는데 아이가 자신이 해보겠다고 말을 합니다. 스스로 하려고 한다는 기특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우유를 흘리지는 않을까하고 걱정이 됩니다. “그래 너가 한번 해봐.”아이가 원하는데로 맡겨봅니다. 아이는 우유팩 입구를 완전히 펴지도 않고 손톱으로 입구를 뜯어내려 합니다. 저러다가는 우유를 따를 때마다 옆으로 줄줄 샐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 되겠다 싶어 1분도 안 되어서, “안되겠다. 아빠가 해줄게.”
[정신의학신문 : 박기홍 소아정신과 전문의] 이심전심(以心傳心)이란 말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다는 뜻으로 굳이 말이나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상대에게 자신의 의도나 감정이 잘 전달된다는 의미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든지 ‘텔레파시가 통했다’든지 하는 말들과 비슷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살면서 이심전심의 경험을 얼마나 많이 하였나요? 눈빛이나 미소만 보고서도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그런 경우가 있기는 하겠지만 사실 자주 있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더욱이 이심전심을 일상의 소통 방식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며 오해와 불통,
[정신의학신문 : 송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즘 엄마, 아빠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아이가 미래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 아이의 특기나 적성을 어떻게 빨리 찾아내고 도와줄 수 있을까?’ 인 것 같습니다. 4차 산업 혁명, N포 세대, 헬조선 등의 단어들이 회자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부모님들 사이에서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행여나 아이가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기회를 놓칠까 남들이 한다는 체험, 사교육을 찾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호기심을 느끼지 않았던 일을 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깨닫기도 하지만, 충분히 시도하지도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똑똑한 사람이 되려면 타고나기를 똑똑하게 태어나야 한다. 명석한 두뇌는 결국 타고 나는 것이라고들 한다. 실제 생물학적 의학적으로도 지능은 유전적인 부분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 많이 밝혀져 있다. 콩 심은 데 콩나며 팥 심은 데 팥 나고, 세 살 지능은 여든까지 간다는 것이다. 잘난 놈이 계속 잘난 것이다. 물론 인간은 뇌의 발달이 모두 완료된 상태로 출생하지 않는다. 출생 후의 시냅스 형성과 가지치기의 뇌 발달 과정에는 타고난 기질 이외에도, 성장환경과 교육이
[정신의학신문: 송미선 해솔마음클리닉 원장] N포 세대N포 세대라는 말은 어느새 인가 K-POP 가사에도 나오고, 각종 기사의 한 자락을 차지하는 익숙한 단어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 단어에 대한 시사상식 사전에 나오는 정의는 어려운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취업이나 결혼 등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세대입니다.지금 대한민국은 최선을 다하면 무엇이든 이루어낼 수 있다는 ‘성공신화’를 믿고 열심히 달려온 부모세대와 현재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자녀 세대가 같은 공간 안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주변 상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많은 이들이 사랑했던 tvN의 드라마, 에서 시청자들의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던 장면이 있었다. 모친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장례를 치르던 동일(성동일 분)은 내내 웃으면서, 차분하게 손님을 맞이하여 가족들을 의아하게 만든다. 하지만, 미국에서 급하게 귀국한 형을 마주하자마자, 눈물을 터뜨리며 오열한다. “무엇이 급해서 이리 빨리 떠났느냐. 이제 엄마 없으면 어떻게 사느냐”라고. 그 뒤로 덕선(혜리 분)의 나지막한 나레이션이 깔린다. 어른들은 그저 견디고 있을 뿐이다.나
[정신의학신문: 장혁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며칠 전 운전을 하던 중 신호에 걸려 무심코 창밖을 바라보는데 부부로 보이는 중년의 남녀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중년의 남성은 캐주얼 정장 차림으로 멋지게 차려 입고 머리손질을 깔끔하게 하고 한손에는 휴대폰을 가볍게 들고 가고 있었으며, 여성은 부스스한 머리모습에 대충 차려입은 후줄근한 차림으로, 무거운 가방을 하나 들고 낑낑거리며 따라가고 있지 뭡니까. 남성은 가면서도 잔뜩 인상을 쓰고, 계속 훈계하듯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썩 흐뭇해 보이는
“요즘 나 우울한 것 같아.” 지인에게 이런 말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우울이라는 감정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감정이기 마련이다.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오늘따라 뭔가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면 ‘우울’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회사에서 눈물을 쏙 빼게 만드는 상사의 꾸중을 듣고 난 후에도 ‘우울한’ 기분에 빠진다. 자존심을 다치게 만드는 연인과의 다툼은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우울감과 우울증은 다르다 ‘일상적인’ 우울감은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우울증과는 구분돼야 한다. 우울증은 지속적인 우울한 감정뿐만 아니라, 평
[정신의학신문 - 박기홍 소아정신과 전문의] 오늘은 한글 준비하기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그런데 한글 배우기, 학습하기, 익히기 등이 아니고 왜 ‘준비하기’ 일까요? 한글이라는 문자는 대단히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운 글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얼마나 배우기 쉬우면 지혜로운 자는 아침나절이면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정도면 배울 수 있다고 정인지 어르신께서는 장담을 하셨을까요? 배움에 목말랐던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정식 교육을 받지 못했어도 ‘어깨 너머로’ 한글을 배웠다고 하니, 우리 한글은 참 배우기 쉬운 글인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