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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적성을 알고 싶어요.
송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7.11.16 07:48

 

[정신의학신문 : 송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즘 엄마, 아빠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아이가 미래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 아이의 특기나 적성을 어떻게 빨리 찾아내고 도와줄 수 있을까?’ 인 것 같습니다. 4차 산업 혁명, N포 세대, 헬조선 등의 단어들이 회자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부모님들 사이에서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행여나 아이가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기회를 놓칠까 남들이 한다는 체험, 사교육을 찾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호기심을 느끼지 않았던 일을 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깨닫기도 하지만, 충분히 시도하지도 않고 흥미를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저는 피아노를 왜 배우는지 모르겠어요. 엄마가 체르니 30번까지는 쳐야 된다는데 그렇게 해야 하나요?’ ‘영어 캠프를 갔는데 나보다 잘 하는 아이가 많더라고요. 저는 영어에 소질이 없나 봐요.’ ‘방학숙제로 독서록을 써야 하는데 저는 읽고 싶은 책을 보기만 하고 독서록은 쓰기 싫어요. 책이 싫어지려고 해요.’

 

사진_픽셀

 

부모님은 아이의 가능성을 학원 선생님이나 입시 컨설팅 업체에 물어보고 더욱 혼란스러워합니다. 남들의 말을 듣는 게 아이를 위한 일이라 생각해 남들 몰래 점을 보러 가기도 하고 큰 돈을 들여 적성검사, 진로 상담을 받기도 합니다.

 

게다가 더 안타까운 것은 넘쳐나는 정보 사이 속에서 혼란스러운 부모를 보며 아이도 불안해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불안감은 아이가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자신의 장점을 찾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에 몰두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어떤 것이 잘 되지 않으면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 지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주변 어른들, 사회 모습을 보며 떠올릴 법한 질문들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엄마, 아빠는 어렸을 때 꿈이 무엇이었나요? 지금 하는 일이 하고 싶어서 하는 건가요?’

‘대학은 꼭 가야 하나요. 안가면 어떻게 되나요?’

‘엄마, 아빠는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있나요? 일이 힘들다면 바꿀 수도 있나요? 아니면 한번 정해지면 벗어날 수 없나요?’

‘엄마, 아빠는 지금 행복한가요? 자기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면 행복해지나요?’

 

사진_픽셀

 

아이가 부모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부모님은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부모는 아이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이 먼저 자신이 살아온 과정,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돌이켜 봐야 합니다. 아이가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도와주기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부모 삶의 길에서 발생한 시행착오를 설명하고 시대 변화에 대한 적응 경험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에게 얻은 정보를 아이에게 지름길로 만들어주는 것보다 부모가 삶을 통해 느꼈던 경험, 감정을 나누는 것이 아이가 자신의 적성을 찾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부모가 삶의 경험을 통해 본인만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스스로의 삶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고 혼란스러워 하며,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지 못할 때 아이는 미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어렵습니다.

 

‘엄마도 너 나이 때쯤 많이 두려웠던 것 같아.’ ‘아빠가 힘들 때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 매우 자랑스럽다.’ ‘엄마는 이전에 남들처럼 지내려고 했던 것이 지금 후회된단다. 너는 네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았으면 해.’

 

사진_픽셀

 

100년 동안 사랑받아온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가짜 마법사는 뇌가 없다고 생각하는 허수아비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넌 뇌가 필요 없어, 넌 매일 무언가를 배우잖아. 경험만이 앎을 가져다주지. 세상을 살면서 많은 경험을 할수록 지혜를 얻게 되는 거야.’ ‘그 뇌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말해 줄 수 없어. 그건 스스로 찾아내야 해.’

(발췌. 오즈의 마법사 1.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손인혜 옮김, 더클래식)

 

부모가 실제 마법을 부릴 수 있는 마법사가 아니기에 아이의 적성을 찾아가는 것을 직접 해결해 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길을 찾아가는 것을 격려하고 함께 고민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송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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