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오늘은 애정 결핍과 집착에 관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오랜 외로움이나 애정 결핍을 느끼거나 그로 인해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으신 것을 볼 수 있습니다.최근 저희 상담실에 찾아오신 분도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고, 친구도 별로 없는 편이라며, 그러다 보니 애인에게 집착하게 된다고 털어놓으셨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도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애인들에게 집착하다 보면 결국 본인을 떠나갔다면서 한숨을 내쉬셨어요. 그렇다면, 애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피는 물보다 진하다’, ‘영원한 라이벌’, ‘팔은 안으로 굽는다’, ‘남보다 못한 원수지간’, ‘세상에 둘도 없는 가장 친한 친구’앞서 나열된 말들을 보면서 혹시 여러분에게 떠오른 존재나 관계가 있으신가요? 아마 많은 분들이 형제나 자매를 떠올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여러분께도 형제나 자매가 있으신가요? 그들은 여러분께 어떤 존재이고, 무슨 의미인가요? 단순히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피를 나눈 관계인가요? 아니면,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 같은 사이인가요? 평소에는 데면데면하지만 위기의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어떨 때 ‘나’에서 벗어나 ‘타인’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나요? 손해를 보지 않고 살아야 세상을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굳이 왜 타인을 도와야 하는지 의아한 마음이 드시나요?‘이타심’에 관한 생각을 하다가 대학 시절 이타적이면서도 항상 자신감에 넘쳤던 한 친구가 떠올랐습니다.“나 매점에 갈 일 있거든. 너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내가 같이 사다 줄게!”친구는 그날도 자기가 손해 본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제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항상 다른 사람을 먼저 도와주고 솔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 과장은 다음 날 출근을 위해 어제와 같은 시각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 회의에서의 일이 신경 쓰여 쉽게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이 대리와 최 부장님과 이어졌던 팽팽한 신경전과 오랫동안 묵혀 왔던 갈등 요소가 마침내 터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세 사람은 모두 성격은 물론, 업무 방식과 스타일이 너무도 달라서 김 과장이 속한 기획 2팀은 팀원 간에 늘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좋은 성과를 내기도 어려웠습니다. 김 과장은 일을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평생의 사랑을 맹세하는 아름다운 약속인 ‘결혼’. 혼인 서약의 순간에는 그토록 견고해 보이던 것이, 갈등이 쌓이고 반복될수록 점차 흩어져 버리고는 합니다. 헤어짐을 예상하고 결혼을 결심하는 부부가 과연 있을까요. 예상치 못했던 장애물에 결국 무너지는 것이겠지요. 가족이 되었다가 다시 남이 되는 과정은 부부 모두에게 큰 상처로 남게 됩니다.이러한 가족의 해체가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한국의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은 2.0을 기록, 전 세계 평균인 1.7보다 높
정신의학신문 |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후 진료 시작 후 첫 번째로 진료실에 들어온 사람은 60대 중반의 여자 환자였다. 남편과 아들로 보이는 가족들이 함께 들어와서 내 맞은편에 앉았다. 환자는 걸음걸이가 다소 부자연스러웠고 몸이 앞으로 살짝 굽어 있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퇴행성 뇌 질환인 파킨슨병에는 정신과적인 문제가 종종 동반된다. 뇌의 여러 영역들이 기능을 잃어 가면서 생기는 일이다. 환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느 날인가부터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병이 있어서 일상생활이 자유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지 누군가 제게 묻는다면 인간관계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공부도, 일도 아닌 사람 사이의 관계가, 가장 어렵게 느껴집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는 정해진 공식 같은 게 없습니다. 물론 정답도 없고요. 상대방을 잘 안다고 생각해서 배려한다고 행동한 것이 오히려 나에게 비수가 되어 돌아올 때도 있고, 평소에 별로 호감이 없었던 직장 동료가 나에 대해 아주 좋게 평가했더라는 이야기가 뒤늦게 들려오기도 합니다. 간혹 누군가에게 전혀 보답을 기대하지 않고 선의를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극우 성향의 사람들의 시위가 문제가 되고 있다. 또 여기에 대한 맞불의 성격으로 극좌 성향의 사람들이 서초동 윤석열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 시위를 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한 주변 주민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뉴스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뉴스 보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일반 시민들도 그 피해가 작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인데, 직접 그 안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 피해를 모르지는 않을 터다.그런데도 자정 노력은 줄지 않고 더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영화 에서 정말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던 호아킨 파닉스의 작품을 찾아보던 중에 라는 제목의 영화가 눈에 띄었다. 분홍색 바탕에 호아킨의 묘하게 몽환적인 표정이 눈에 띄어 이 영화를 시청하게 되었다. 영화에서 호아킨이 연기한 테오도르는 다른 사람의 편지를 멋들어지게 대신 써 주는 대필 작가로 일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내와의 별거 중인 채로 외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게임을 해서 시간을 보내도 공허하고, 채팅 사이트에 접속해 봐도 실망만 이어 가게 된다. 그러던 중에 인
정신의학신문 | 심금숙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노력했지만,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당신은 박탈감에 씁쓸하고 쓸쓸하다. 그들은 잔치에 초대받아서 즐길 대로 즐기고 양 손에 선물 가방까지 챙겨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나는 초대받지도 못했고 양 손에 가진 것은 하나도 없는 기분이다. 그렇지만, 이 상황에서 가장 괴로운 것은 누구 하나 내가 초대받지도 선물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나는 괴롭고 고통스러운데 나의 이 고통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고, 이 괴로움을 누군가에게 토로하는 것이 어색하게
정신의학신문 |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얼마 전 있었던 모임에서 선배 N형의 결혼생활에 대해 들을 기회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모임 구성원의 대다수가 미혼인 데다 결혼을 생각 중이기도 했기 때문에 질문이 적지 않았다. 특히 다들 궁금해했던 것은 N형이 왜 결혼을 결심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어떻게 해서 지금의 아내와 평생을 함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는지, 아내의 어떤 점이 형을 그렇게 만들었는지에 관심이 쏠렸다.N형의 답변은 매우 체계적이고 구체적이었다. 여러 이유 가운데 N형이 특히 강조한 것은 첫 번째로 아내에게 함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의학과 전문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있다. 한 가지 일에 너무 많은 사람이 관여하면 그 일의 해결 방안이 엉뚱한 방향으로 간다는 뜻으로 쓰인다. 직장에서의 회의 시간을 생각해 보자. 특히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회의에서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한 배를 타고, 자기 쪽으로 노를 젓는다. 사공을 하나라도 더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 입을 꾹 다물게 된다. 어차피 곧 리더 사공이 나타나 상황을 싹 정리해 줄 예정이니, 특별한 아이디어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며 말이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우리는 직장이나 학교에서, 또는 동호회에서 엄격한 규칙 때문에 주객이 전도되는 일을 종종 겪습니다. 이익 창출이나 양질의 교육, 취미 생활이라는 애초의 목표는 희미해지고 규칙에 순응하며, 그저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지요. 이처럼 강력한 규칙과 규범으로 조직을 통솔하는 리더십을 ‘하드 파워(Hard Power)’라고 합니다.하드 파워는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자 미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조지프 나이(Joseph Samuel Nye)가 정립시킨 개념입니다. 그는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Soft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친구의 고민을 잘 들어주는 편인가요? 언젠가부터 친구가 나에게 고민을 말하지 않거나, 대화를 멈추었다면 어디서 문제가 생긴 것인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A라는 친구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친구 A는 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속상해하며,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얘기하려고 할수록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엄마가 너를 싫어해서 그런 건 아닐 거야. 나도 엄마랑 이야기하면 꼭 싸우게 되더라. 예전에 너랑 비슷한 상황인 적이 있었는데, 엄마한테 먼저 사과했었어."친구의 이야기에 공감해
1. 상처투성이였던 그 시절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3) 절대적으로 나쁜 관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2)정신의학신문|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 사람에게 독이 되는 영향을 미치는 관계. 한 사람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그 사람의 정신을 병들게 만들고, 다른 사람의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관계. 나의 불행의 원인이 되는 이 독성관계를 알아차리고 여기서 떠나거나, 이 관계의 영향력을 벗어나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제가 이 강의를 개설한 목적입니다.이러한 관계는 다음 두 가지 특징 때문에 알아차리기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직장동료가 상사에게 꾸지람을 들은 것 같은 상황이라면, 위로를 건네야 할까? 모르는 척 해야 할까? 긴 시간을 함께해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편하게 대할 정도로 친밀감이 크게 형성되어 있다면 고민 없이 위로의 커피를 건넬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충분한 신뢰가 구축되지 못한 직장동료라면 꽤 고민해야 할 것이다.'괜히 아는 척했다가 민망해하지 않을까?''상대는 기분이 상하거나 힘들지 않은데 내가 지레짐작하는 걸까?''위로나 아는 척을 안 하면 내가 매정한 동료로 느껴지려나?'수많은 걱정을
최근 엄마들에게 화제인 드라마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그린마더스클럽입니다. 이 드라마는 초등커뮤니티를 둘러싼 엄마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학부모들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이요원(이은표 역)은 가방끈이 긴 엘리트이지만, 불의의 사건에 휘말리면서교수직에서 밀려납니다. 한편 교육열이 높은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자녀 사교육 커뮤니티에서는 도통 자녀 교육에는 관심 없어 보이는 신입맘 취급을 받게 되지요.그리고 자녀와 같은 반 친구의 엄마이자, 동네에서 최고의 핵인싸 타이거맘인 추자연(변춘희 역)과의 첫
1. 상처투성이였던 그 시절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3) 절대적으로 나쁜 관계는 분명히 존재한다.(1)정신의학신문|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의 정신을 구성하고 우리의 정신이 움직이는 방식을 정하는 인간관계. 우리는 누구와 함께 하느냐, 그 사람과 어떤 관계를 쌓아왔냐에 따라 전혀 다른 정신을 가지게 되고,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더 건강하고 적응력이 있는 사람이 될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물론 처음에는 나쁜 관계로 시작하더라도 노력 여하에 따라서 좋은 관계가 되기도 하고, 어떤 관계는 나쁜 관계라 하더라
1. 상처투성이였던 그 시절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2) 정신의 관성, 우리는 하던 대로 하고 싶어한다. -두 번째 불행정신의학신문|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두 번째 불행, 자신의 관계의 패턴을 변화시키는 것을 두렵게 만듭니다.인간은 참 비합리적인 동물입니다. 멀리 돌아서 가는 낯선 천국에 가느니 눈 앞에 있는 익숙한 지옥으로 가려는 경향마저 있지요. 우리가 무언가에 한 번 익숙해지고 나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변화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심지어 지금 이 상황이 고통스럽더라도 말이죠. 의학적으로 항상성을 의미하는 ‘호
[정신의학신문: 서대문봄 정신건강의학과 이호선 정신과 전문의]어느 부잣집 외아들이 있었다. 어릴 때 사고를 당해 몸 일부가 자유롭지 못했다. 그렇지만 열심히 공부해 명문대학에 입학했다. 그는 매일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갔다. 예전에는 버스에 안내양이 있었다. 매번 같은 버스를 타다 보니 낯이 익게 된 대학생과 안내양은 눈인사를 나누었다. 몸이 불편한 그를 위해 안내양은 부축도 해주었다. 두 사람은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었다. 청년은 무척 행복했다.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여인이 생겨 사는 맛이 나고 자존감도 올라갔다. 안내양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