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냅니다. 엉덩이가 아프고 어깨나 등에 통증이 생기며 몸이 무겁지요. 내가 게을러진다는 느낌에 자꾸 초조해지기도 합니다. 운동이 좋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운동은 육체적, 정신적인 모든 면에서 우리를 이롭게 하는데, 특히 뇌의 건강에도 많은 기여를 합니다.운동을 하면 우리의 뇌에 어떻게 좋을까요? 1. 운동은 뇌의 근육을 강화한다.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IGF-1 단백질이 생성되고 이를 통해 BDNF(Brai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예상을 뒤엎고 약자가 이기는 걸 바라는 심리를 언더독 현상이라고 합니다. 원래 이 말은 투견장에서 유래되었는데 아래에 깔린 개(Underdog) 즉, 지고 있는 개가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을 의미합니다. 이 표현은 1948년 미국 대선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사용되었는데 당시 토머스 듀이 후보의 당선이 거의 확실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너무 큰 차이가 나자 사람들은 트루먼에게 동정표를 던지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트루먼이 제33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진라면은 가장 많이 팔리는 라면이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평일에 일하느라 늘 수면 부족입니다. 주말은 꿀잠을 잘 수 있는 기회이죠. 주말이면 늘 마음을 먹고 자명종도 지워놓고 잠에 드는데요. 그런데 이게 웬 걸요? 아침에 잠에서 깨어 보니, 새벽 6시네요. 출근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난 이렇게 일찍 눈이 떠졌을까요? 이럴 때는 억울합니다. 마음 놓고 늦잠을 자려고 했는데 말이죠. 직장인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겪어봤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인간은 그때그때의 의지로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착각하지만,
이 문장을 읽기 위해, 당신은 마침표에 도달할 때까지 모든 단어들을 몇 초 동안 머릿속에 보관한다. 그러는 동안, 뇌 속의 뉴런들은 협응적(協應的)으로 발화(發火)하여 전기적 파동(뇌파)을 만들어냄으로써, 입력된 정보가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뉴런들이 종종 엇박자를 내며 뇌파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므로, 단기기억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뇌의 특정 영역에 주기적으로 전기충격을 가함으로써 단기기억 결손을 - 최소한 일시적으로 - 역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이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 심리학도가 실험을 준비했다. 피험자들에게 농구 장면을 보여주며 패스가 몇 번을 오고 갔는지를 세어 보라 요구한다. 장면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의기양양하게 오고 간 패스 횟수를 보고한다. 실험자가 다시 주문한다. “한 번 더 영상을 보시되, 이번에는 패스 횟수는 신경 쓰지 마세요.” 같은 영상이 다시 재생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피험자들은 어안이 벙벙해진다. 농구 코트 한가운데 커다란 고릴라(분장을 한 사람)가 활개를 치고 있는데도, 이를 첫 재생 때 알아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광
[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가위눌림은 자던 중에 정신은 깨어있는데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경험을 말합니다. 수면마비(sleep paralysis)라 불리는 이 현상은 많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몇 가지 오해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1. 내가 나를 바라보는 것 같은 경험(유체이탈)을 했는데, 정말 귀신이나 초자연적(paranormal) 현상은 아닌가요?가위눌린 상태에서는 눈동자를 움직이는 근육과 숨 쉬는 데 관련된 근육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에 억눌린듯한 느낌은 들지만 항상 귀신을 보거
[정신의학신문 : 건대 하늘정신과 최명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국내에는 ‘멍 때리기 대회'라는 이색적인 대회가 있습니다. 이 대회는 참가자들의 심박수를 15분마다 측정하고, 주변 시민들로부터 투표를 받아 점수를 합산합니다. 그리고 관객 투표 다득점자 중에서 가장 심박수가 안정적인 사람이 우승자라고 합니다. 2016년에는 가수 크러쉬 씨가 우승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주최 측은 “현대인들이 빠른 속도와 경쟁사회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멀리 떨어지는 체험을 하는 것”이 대회의 취지라고 밝혔습니다.이 대회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
" '남자형제와 자궁을 공유하는 이란성쌍둥이 여아(女兒)'는 '여자아기와 자궁을 공유하는 이란성쌍둥이 여아'보다 교육을 덜 받아 수입(收入)이 적고, 자녀를 덜 낳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10여 년 동안 일어난 수십만 건의 출생을 분석하여 나온 결과다. 정확한 메커니즘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연구자들은 '태아발육 도중의 테스토스테론 노출'이 그 원인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연구자들은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 여성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흥미로운 관점에서 바라봤다
[정신의학신문 : 김양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나이가 든다는 것은 무엇일까요?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그만큼 더 많은 기억 - 그리고 기억에 상응하는 엔그램(engram, 기억흔적)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지 않을까요? 기억 - 엔그램우리의 기억 - 엔그램(그림 2)은 그저 마음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뇌신경세포간의 연결에 의하여 존재합니다. (Donald Hebb – Cells that fire together, wire together)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당시에 일어난 사건(t
"조심하라! 고양이가 문자 그대로 당신을 미치게 할 수 있다."(참고 1)"아니다. 고양이는 사람에게 정신병을 초래하지 않는다."(참고 2)이 두 가지 헤드라인 뉴스는 상반되는 것만큼이나 엽기적인데, 둘 다 우리의 친구 고양이가 옮기는 뇌 기생충인 톡소포자충(Toxoplasma gondii)에 관한 이야기다. T. goodii는 세 명 중 한 명의 사람을 감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과학자들은 오랫동안 T. gondii가 정신병(조현병 포함)의 발병에 기여한다는 가설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100건 이상의 연구가 상관
[정신의학신문 : 건대 하늘정신과 최명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성들은 월경주기에 따라 정신적, 신체적 변화를 경험한다.예를 들어 주기에 따른 호르몬의 변화는 우울감, 수면과 식욕의 변화,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심한 우울감을 유발하는 월경전 불쾌장애(premenstrual dysphoric disorder)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그런데 이렇게 흔히 알려진 사실 외에도 월경주기는 연애관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1999년 ‘네이처’에는 월경주기에 따른 이상형 변화를 관찰한 흥미로운 연구가 실렸다.이 연구는 스코틀랜드
[정신의학신문 : 신예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진료실 풍경그는 왜소하고 과묵했다. 덩그러니 앉아 화면만 바라보는 그의 침묵에 파문을 일으켜 보았다.“안녕하세요.”(눈 마주치고 고개만 끄덕끄덕) “......”“뭐, 재밌는 거 해요?”(바싹 야윈 어깨가 전혀 어색하지 않게 가늘고 긴, 하-얀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키며) “저, 저저저거 보보보고 이이이있었어요.”“네. 예능 프로그램 좋아하세요?”(수줍은 웃음) “그그그그냥 조조조조금씩 보보보보보는 펴펴펴편인데…….”“네.”(‘말 더 하라고?’ 싶은 표정으
[정신의학신문 : 건대 하늘정신과 최명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경제적 의사결정은 개인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일상생활에서 경제 활동을 통해 수입을 창출하고 소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부동산, 주식, 대체 투자 상품에 투자하는 과정들이 개인의 경제적 의사결정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겉으로 보기에는 인간은 경제적 지식을 통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 과정에서 실제 이해득실과 상관없이 심리적 특성에 영향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시카고대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r) 교수는 인간은 제한된
신경과학자들은 뇌 심층부에 존재하는 단일뉴런의 활성을 추적함으로써, 인간의 '지능'과 '정신장애에 대한 취약성'을 설명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냈다. 신경과학자들은 단일뉴런을 추적하는 기법을 이용하여, '인간과 원숭이 사이의 뇌(腦) 소프트웨어 차이'를 사상 최초로 발견했다.결론적으로 말해서, 인간의 뇌는 정보처리의 효율성[efficiency: 활성패턴의 조합(combinations of activity patterns)을 측정하는 척도]을 높이기 위해 강건성[robustness: 신경신호의
[정신의학신문 : 려원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 홍종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공지능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많은 분이 나누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뉴스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죠.‘인공지능으로 인해 앞으로 없어질 직업’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과연 정신과 의사를 로봇이 대체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레지던트 시절부터 선배들에게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정신과 의사가 큰돈을 벌지는 못해. 하지만 우리 과는 다른 과 의사들이 쉽사리 다루기 힘들잖아. 무엇보다 의사 생명이 길어. OOO 선생님을 보면 나이가 들수록 빛나는 것 같아.”그런데 최근 제가 읽은
세상의 관심은 수학법칙에 따라 사그러든다. 즉, 대중음악에서부터 테니스 스타에 이르기까지, 사회가 뭔가를 망각하는 방식은 대상과 무관하게 보편적이다. 2009년 발간된 아주 재미있는 우화집 『썸: 내세에서 찾은 40가지 삶의 독한 비밀들』에서,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은 어떤 '독특한 세계'를 기술했다. 그 세계에서, 모든 사람은 잊혀질 때 비로소 진정으로 죽는다. 육신이 바스러져 땅을 떠난 후, 모든 사자(死者)들은 로비에 머물며 기다려야 한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부를 때만 죽음이 허용된다
마비(paralysis) 때문에 말을 할 수 없는 환자들의 뇌(腦) 속에는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한 신호(signal)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신호를 직접 해독하는 방법은 지금껏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세 연구팀이 "'뇌 속에 이식된 전극(electrode)에서 나온 데이터를 「컴퓨터 생성 언어(computer-generated speech)」로 전환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루었다"고 보고했다. 즉, 신경망(neural network)이라는 컴퓨터모델을 이용하여 단어와 문자들을 재구성(re
“술의 첫 잔은 건강을 위해서요, 둘째 잔은 쾌락을 위해서요, 셋째 잔은 방종을 위해서요, 넷째 잔은 광기를 위해서다” -아나카르시스 굳이 그리스 철학자 아나카르시스(Anacharsis)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지나친 음주가 가져다주는 폐해를 잘 알고 있다.그래도 술의 첫 잔은 늘 즐거운 법이다. 우리는 술이 몸에 들어오는 순간 긴장이 풀리고 그날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잊히는 느낌을 잘 알고 있다. 마치 술은 망각의 묘약처럼 안 좋은 기억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기도 한다.하지만 술이 오히려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발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왼쪽)은 - 마치 럭비공처럼 - 앞에서 뒤로 길쭉하다. 현대인의 신생아(오른쪽)와 유아(오른쪽 조그만 그림)는 약간 길쭉한 두개골을 갖고 있지만, 어른이 되면 - 마치 농구공처럼 - 동그란 모양의 머리를 갖게 된다. 1860년대에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을 처음으로 자세히 들여다봤을 때, 연구자들은 '이상한 모양'에 큰 인상을 받았다. 현대인처럼 동그란 농구공 모양이 아니라, 앞뒤로 길쭉한 럭비공 모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머리와 '빙하기 사촌'의 머리가 다르게 생긴 이유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