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Friday, April 5, 2019 photo provided by Boston University shows a cap that administers electrical stimulation and monitors brain waves for a visual working memory test at one of the school's laboratories. A study released on Monday, April 8, 2019, finds that zapping the brains of people over 60 with a mild electrical current improved a form of memory enough that they performed like people in their 20s. (Rob Reinhart/Boston University via AP)


이 문장을 읽기 위해, 당신은 마침표에 도달할 때까지 모든 단어들을 몇 초 동안 머릿속에 보관한다. 그러는 동안, 뇌 속의 뉴런들은 협응적(協應的)으로 발화(發火)하여 전기적 파동(뇌파)을 만들어냄으로써, 입력된 정보가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뉴런들이 종종 엇박자를 내며 뇌파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므로, 단기기억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뇌의 특정 영역에 주기적으로 전기충격을 가함으로써 단기기억 결손을 - 최소한 일시적으로 - 역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연구는 '특정 영역들의 엇박자 뇌파(out-of-sync brain waves)가 인지적 노화(cognitive aging)를 초래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했다"라고 뉴멕시코 대학교의 빈센트 클라크(신경화학)는 논평했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뇌자극(brain stimulation) 접근방법은 노인성 작업기억 결손(age-related deficits in working memory)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작업기억은 '마음의 스케치패드(sketchpad)'로, 정보가 몇 초 동안 마음속에 보관될 수 있도록 해 준다. "작업기억을 다른 말로 단기기억(short-term memory)이라고 하는데, 일상적 과제(예: 계획하기, 계산)를 수행하는 데 필수적이다"라고 이번 연구를 지휘한 보스턴 대학교의 로버트 라인하트(신경과학)는 말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우리가 단기기억을 사용할 때 상이한 뇌영역에서 수백만 개의 뉴런들이 연동된 활성(coupled activity)을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고 한다. "뉴런들은 함께 발화하고, 함께 엮인다"라고 라인하트는 말했다.

"그러나 그 필수적인 역할에도 불구하고, 작업기억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쇠퇴하는) 취약한 인지적 자원(congnitive resource)이다"라고 라인하트는 말했다. 선행연구에서는 "노인의 작업기억 성능 감소가 상이한 뇌영역들의 비연동 활성(uncoupled activity)과 관련되어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참고 1). 그래서 라인하트가 이끄는 연구진은 "노인의 뇌파를 재연동(recoupling)시킴으로써, 뇌의 정보저장 능력을 일시적으로 증강시킬 수 있는지"를 테스트해 보기로 했다.

연구진은 약한 전기충격을 이용하여 전전두피질(PFC: prefrontal cortex)과 측두피질(temporal cortex)의 뇌파를 동기화시키기로 하고(전전두피질과 측두피질은 인지에 매우 중요하다), 지적 능력 쇠퇴의 징후가 보이지 않는 60대와 70대의 건강한 사람 42명의 두피에 전류를 통했다. 뇌에 전기자극을 가하기 전에,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일련의 이미지들을 보여줬다. 먼저 일상적인 사물의 사진을 보여주고, 잠깐 동안 빈 화면(blank screen)을 보여준 후, 방금 전 사물과 동일하거나 약간 다른 사진을 보여줬다. 연구진의 의도는, 두 이미지의 차이를 찾아내게 하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뇌를 전류로 자극한 뒤 똑같은 테스트를 실시했다. 전류를 통한 지 약 25분 후, 참가자들은 전기자극을 가하기 전보다 이미지의 변화를 더욱 정확하게 포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그들의 평균성적은 건강한 20대 42명의 성적과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참가자들에서 엇박자를 보였던 전전두피질과 측두피질의 뇌파는 동시에 발화하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 엉뚱한 전류(두피질과 측두피질의 뇌파를 동기화하지 않는 전류)로 자극받은 노인 참가자들에서는 그런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4월 8일자 《Nature Neuroscience》에 발표했다(참고 2).

한편, 연구진은 건강한 20대에게 전류를 이용하여 뇌파의 엇박자를 초래함으로써, 이미지 테스트에서 차이를 발견하는 속도와 정확성을 저하시킬 수 있었다.
 

@ Nature Neuroscience


"연구진은 기능적 연결성(functional connection)이 '젊은이의 쌩쌩한 기억력'의 원동력이며, 그것이 변화할 경우 노인의 기억력이 감소할 수 있음을 훌륭하고 명쾌하게 증명했다"라고 캐나다 로트먼 연구소(Rotman Research Institute)의 체릴 그래디(인지신경과학)는 말했다. "경두개자극(transcranial stimulation)이 노인의 작업기억을 회복시킬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의 마이클 오설리번(신경과학)은 말했다.

그러나 뇌를 전기로 자극함으로써 노인의 인지능력이나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번 연구에서 작업기억의 향상 효과는 겨우 한 시간 동안 지속되었지만, 라인하트에 따르면 그건 연구가 그렇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작업기억 향상이 시간경과에 따라 하락세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전기자극의 효과는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자극의 작동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후속연구가 더 많이 필요하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클라크는 낙관적이다. "지금까지 이 정도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보여준 알약은 개발되지 않았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인간을 돕는 것이며, 기억력 향상 방법이 이 정도로 진보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www.nature.com/articles/nrn3256
2. http://www.nature.com/articles/s41593-019-0371-x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9/04/zapping-elderly-brains-electricity-improves-short-term-memory-almost-hour

 

글쓴이_양병찬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기업에서 근무하다 진로를 바꿔 중앙대 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했다. 약사로 일하며 틈틈이 의약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글을 번역했다. 포항공과대학교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바이오통신원으로, <네이처>와 <사이언스>등에 실리는 의학 및 생명과학 기사를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하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에 가면 매일 아침 최신 과학기사를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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