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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정신과 의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홍종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1.20 10:43

[정신의학신문 : 홍종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공지능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많은 분이 나누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뉴스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죠.

‘인공지능으로 인해 앞으로 없어질 직업’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과연 정신과 의사를 로봇이 대체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레지던트 시절부터 선배들에게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정신과 의사가 큰돈을 벌지는 못해. 하지만 우리 과는 다른 과 의사들이 쉽사리 다루기 힘들잖아. 무엇보다 의사 생명이 길어. OOO 선생님을 보면 나이가 들수록 빛나는 것 같아.”

그런데 최근 제가 읽은 기사는 이렇습니다. 

"정신과 의사야말로, 인공지능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직업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물론 거의 정신과 의사들과 그들의 배우자들입니다."
 

사진_픽사베이


몇 년 전만 하더라도(알파고가 이세돌 바둑 기사를 이기기 전만 하더라도), 저 또한 이런 생각을 하는 정신과 의사였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기 시작하면서 제 생각도 조금씩 바뀌고 있는데요. 2018년을 사는 여러분에게 놀라운 사실 한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인공지능은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만 3살만 되는 아이들도 개와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할 수 없었죠. 

 

개와 고양이를 구분 짓는 것은 수많은 경험들로 이뤄진 직관적인 인간의 능력입니다. 좀 어려운 표현을 쓰자면 정량화하기 어려운 과제죠.

이런 과제는 너무 단순하게 정의하면 정확성이 떨어집니다.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구체화시키면 수많은 종들을 담을 수 없게 되죠.

제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에서 이 사실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보기 드문 종류의 개와 고양이를 보여주며, 이것이 개인지 고양이인지 물어보면 모르는 아이들이 없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인공지능도 할 수 없는, 50년 동안 연구해도 밝히지 못한 놀라운 과제를 해내었다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대해 폭풍 칭찬을 해 주었죠.

 

이제는 할 수 없습니다.
 


인간을 보고 감정을 파악하는 과제 또한 인간은 쉬우나 인공지능은 하기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그러나 이 과제는 부(富)와 직결되는 과제이기 때문에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이 과제에 대해선 아직 인간이 압도적 우위에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주로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중점으로 감정을 파악하지만, 인간은 얼굴 근육뿐 아니라 눈의 초점, 음성, 걸음걸이 등 모든 것을 종합해서 직관적으로 감정을 파악합니다.

하지만 '음성인식 스피커'의 빠른 성장으로 인해 인간의 목소리로 감정을 알아내기 위한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제 인공지능은 게임의 규칙만 알려 주면 스스로 학습하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인공지능은 서로 결과를 비교하며 빠르게 진화합니다.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인간의 데이터와 비교하며 정확성을 더했는데 점점 그럴 필요조차 없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작업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아니 인간보다 더 정확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죠.
 

사진_픽사베이


전 약간 답답하긴 했지만, 스마트폰에 음성으로 이것저것 시키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2주 정도 지나니 답답함이 다소 해소되더군요. 

놀라운 변화는 이 녀석이 제 말을 곧잘 알아듣는 것을 보며 미소 짓는 제 자신을 발견한 겁니다.

마음 한편 씁쓸해집니다. 어쩌면 정신과 의사가 제 생각보다 빨리 대체가 될 것 같네요. 

 

ps. 1. 삼성이 갤럭시폰에 홍채인식 기술을 넣었습니다. 다소 완성도가 떨어졌죠. 곧 구글이 이런 기술을 발표하리라 생각됩니다. 
홍채 인식을 하는 순간 제 표정, 행동, 목소리 등을 바탕으로 ‘오늘은 기분이 좋으시네요. 목요일 아침 8시입니다. 늘 하시던 대로 스타벅스에 사이렌 오더를 할까요?'

ps. 2. 인공지능이 정신과 의사란 직업을 대체하긴 당분간 어렵습니다. 아직 인간도 우울증이란 질환이 어떤 질환인지 잘 모릅니다. 조금씩 알아나가고 있는 단계죠.

ps. 3. http://www.npr.org/sections/money/2015/05/21/408234543/will-your-job-be-done-by-a-machine
자신의 직업을 넣으면 현재 내 직업분야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가능성에 대해 나옵니다. 참고로 의사는 0.4%입니다.

ps. 4. 구글이 내놓은 음성인식 스피커는 항상 주변 음성을 인식해 구글에 보내고 분석하는 코드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구글은 '실수'라고 발표했네요. 엄청난 비난 여론을 받았죠.
어쩌면 '사생활 침해'라는 무기로 인해 발전 속도가 조금은 늦춰지겠네요. 항상 누군가 내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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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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