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안녕하세요, 제 고민을 나누고자 합니다. 어렸을 때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되게 활발하고 나서기를 좋아하는 성격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시점에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고등학교 자퇴라는 큰 결심을 하고부터 뭔가 변하기 시작한 거 같아요. 다른 친구들은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데 저는 혼자 뭘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또래들이 학교에 있을 시간에 버스를 타는 것조차도 힘들었어요. 학생인데 학교에 있지 않고 버스를 타는 게 이상해 보일까 봐 그랬던 것 같아
[정신의학신문 : 중독포럼 조현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공공장소의 실내 흡연이 규제되기 전 흡연자들이 있던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면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간접흡연으로 인해 마치 담배를 핀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더구나 그 장소에서 벗어나도 옷, 머리카락 등에 담배냄새가 배어 있었고 한동안 어지러운 기분이 들기도 하였다.과연 담배 연기가 없는 장소를 벗어나면 담배 연기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옷, 머리카락 등에 스며들어 있는 담배연기는 인체에 해롭지는 않을까? ♦ 3차 간접흡연이란?2차 간접흡연은 흡연자 주위에서 비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강박증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강박증을 경험하는 이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매일 원치 않는, 불쾌감을 일으키는 생각이나 장면들이 불쑥 머릿속에서 떠오르고, 이로 인한 불안감이 떠나지 않는다. 이를 강박사고(obsession)라 한다. 어떤 이들은, 문 손잡이를 만지기만 해도 수억 마리의 세균이 자신의 손을 돌아다니고 있다는 생각에 공포감에 가까운 감정을 느낀다. 또, 가까운 사람을 해하는 장면이 머리에 떠오르면, 자신이 마치 그 일을 저지르기라도 한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안녕하세요. 저는 남자 친구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지금 남자 친구를 만난 지 10개월 됐어요. 상견례 날짜를 앞두고 있어요. 남자 친구는 저희 부모님 주위 분들에게 정말 잘 하는 사람이에요. 남자 친구 지인분들도 한 번씩 그런 얘길 해요. 아마 잘할 거라고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그런가, 가끔 걱정이 생겨요.언제부턴가 말다툼하면 말다툼 끝엔 소리를 질러요. 10개월 정도 만나면서 4번 정도 그런 행동을 보이는데 벌써부터 지쳐가네요. 사소한 일로 시작하면 어느 선에서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5번째 연재까지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 중 첫 번째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우리가 애초에 할 수 없는 것을 바라왔다면?’이라는 의문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당연히 할 수 없는 것을 바랐으니 내가 원하는 대로 될 리가 없겠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그것이 할 수 없는 일이라면 과감히 포기하자. 그래도 아쉽다면 해상도를 높여 바라보고, 그 안에 내가 할 수 있는 조각을 조금이나마 찾아보자. 거기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더 이상 바라지 마라.’가
[정신의학신문 : 대한노인정신의학회 송후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52세의 여성 H씨는 직장에서 명예퇴직한 남편과 대학교에 다니는 아들 하나를 둔 가정주부였습니다. H씨는 2년 전 폐경을 맞았으며 안면홍조증과 땀이 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있어 산부인과 의원에서 수개월 가량 호르몬치료를 받았으나 호르몬치료가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나서 치료를 중단했습니다. 이후 증상이 간헐적으로 심해지기도 했지만 H씨는 특별한 치료 없이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지내왔습니다.4개월 전 아들이 군에 입대하자 H씨는 유난히 허전해하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음주 문제, 어떻게 극복할까알코올 중독(alcohol use disorder, 알코올 사용 장애)은 삶을 망가뜨린다. 알코올성 간염, 지방간, 간경화처럼 몸을 망가뜨리고, 알코올성 치매와 같은 인지기능의 저하 문제를 초래한다. 문제는 '나'에 국한되지 않는다. 음주를 반복하면서 업무에 지장이 가고, 결국 직장을 그만두게 되기도 한다. 또, 이 과정에서 가족들에게 비난받게 되고, 가족 간의 다툼이 생긴다. 그간 잘 쌓아왔던 인생의 성벽에 조금씩 균열이 가고,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저는 누군가와 사랑하다 헤어지게 되면 제 맘 속에서 정말 잊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너무나 괴롭고 힘겨운 나날들로 (그리움ㆍ아쉬움ㆍ야속함 등등) 감정 속에서 짧게는 몇 개월 심지어 2-3년씩 가슴앓이를 하다 잊게 되는 성향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너무 힘드네요.이번에도 남자 친구랑 5 년을 사귀다가 갑자기 다투게 되면서 헤어지게 되었는데 그 친구는 의연한 거 같지만 저는 가슴 아픈 시간을 몇 달째 보내는 중이에요.이런 제가 너무 싫어요.정말 아무렇지 않게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1) 부부싸움을 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결혼하기 전에는 사이도 참 좋았는데, 결혼 후에는 싸울 거리가 왜 그리 많던지요. 특히 양가 가족들 때문에 기분 상하는 일이 너무 많아요. 결혼은 부부끼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더니 이제야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아내는 시어머니와 갈등이 생겼고, 저 또한 여러 이유로 처가 식구들을 보는 것이 불편해졌어요. A) 우리나라의 유교 문화에선, 성인이 되면 부모님을 봉양하며 오래도록 함께 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요.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문화이기
[정신의학신문 :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명절은 좋은 날이기도 하지만 갈등이 더 심해지는 때이기도 합니다. 명절이 지나고 나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분들이 늘어난다고 하는데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A. 하나는 덮어 놓았던 문제가 드러나서 오게 되는 경우입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냈는데 가족들이 와서 보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해서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익숙해지면 나도 모르게 심상치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정 폭력이 그 한 예죠.같이 살다 보면 처음에는 견디기 힘들지만 나중에는 그럴 수
♦ 그리고 자살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는 일본이 세계 2차 대전 직후 사회가 혼란스럽고 불안한 시기였던 1940년대에 을 발표했다. 소설적인 요소와 자전적인 요소가 함께 어우러진 작품에서 사람과의 관계와 내적 갈등에 대한 그의 생각이 묻어난다. 소설의 화자인 ‘요조’를 통해 사람은 늘 이해할 수 없고 무서운 존재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그가 택했던 전략은 익살꾼처럼 자신의 본모습을 가린 채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만 보여 주는 것이었다. 일종에 마스크를 쓴 것이
[정신의학신문 :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많은 분들께서는 가족과 지인에게 드릴 선물 준비, 제사음식 장만, 성묘를 위한 벌초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날 가족 생각에 기분이 들뜨고 설레실 듯합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여성들은 명절이 가까워지는 이 시기가 무척이나 두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모두가 즐거워야 할 명절, 여성들은 왜 명절을 싫어하는 걸까요? 명절 무렵, 정신과는 무척이나 북적인다.한가위, 설날이 되면 대학병원 병동은 한가로워집니다. 가족들과 함께 시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잠은 불규칙하게 자지만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어요. 갑자기 울컥할 때도 있지만 웃고 떠들 때도 있어요. 눈물은 마른 지 오래입니다.대부분은 슬픈 표정으로 지낸다고 친구들이 이야기해줬어요. 실제로 속으로도 정말 슬프기도 하고요.밥 생각은 별로 안 나는데 있으면 먹어요.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미래는 절망적이고 희망적인 부분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최근에는 자해를 했어요. 아주 얕게 했지만. 제가 힘들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좋겠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해는 그냥 관심병 아니야?"자해 심포지엄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지인이 의아해하며 말했다. 그리고 곧이어 자해가 정신병인지를 물어보더니, “어차피 치료가 안 될 것 같은데...” 라며 말끝을 흐렸다. 사실, 나도 전공의 때 같은 고민을 했었다. 병동에서는 자해가 끊이지 않았고, 외래에서는 자살시도를 했다는 얘기를 하루 걸러 들었다. 너무 힘들었다. 어느 날 회식자리에서 자해, 자살은 답이 없는 것 같다며 신세한탄을 하니, 은사님이 말씀하셨다. “자네는 자해, 자살이 개인의 잘못이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는 변화하기보다는 항상 하던 대로 일을 하려는 사람이다. 회사에서는 맡은 일은 완벽하게 한다는 평이다. 일을 항상 세밀하게 반복적으로 점검하는데 주말에도 하루 종일 회사 업무를 보곤 한다. 보고서의 띄어쓰기, 오탈자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데 내용도 중요하지만 형식에 어긋난 보고서는 용납할 수 없다. 누군가와 약속을 하면 정확하게 시간을 맞추곤 한다.동료, 부하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에 대하여 간섭을 많이 하고 혼내는 일이 잦아서 관계는 매우 나쁘다. 항상 자신의 방식만을 강요한다.
[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앞선 글에서 확인했다시피 국내에는 정확한 자료가 없지만 외국 자료를 보면 대학생에서 메틸페니데이트와 같은 자극제의 전용(diversion) 비율이 높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성적을 올려줄 것이라는 지나친 믿음에서 기인하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이런 잘못된 이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처방 의사, 성인ADHD 환자, 보호자 모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1) 자극제의 작용과 오남용과 전용 (링크)(2) 오남용과 관련된 위험요인 (링크)(3) 오남용과 전용을 막기 위한 대책 1. 약물을 사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섬망(delirium)이 뭔가요?나이 많은 가족을 병간호 할 때면, 오밤중에 뜬금없는 옛날 이야기나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병을 앓기 전에는 멀쩡하던 가족이기에, 이를 목격한 가족들은 갑자기 발생한 치매이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고령이며 치매의 위험 소인을 가진다면 치매가 새롭게 발생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는 없다. 필요한 경우 MRI 등의 뇌영상 촬영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이전 인지기능의 문제가 없고, 치매의 가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안녕하세요, 제 고민은 ‘분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 삭여진다는 말을 믿고, 분하고 기분 나빴던 일을 잊으려 해도, 몇 년이 지나도 잊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증오로 변합니다. 그래서 못 참다가 몇 년 지나서 뒤끝을 부리며 성질을 낸 적도 있습니다. 성격상 누가 기분 나쁘게 건드리면 그걸 갚아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병이 드는 성격입니다.어렸을 때야 기분이 나쁘면 그 자리에서 싸워서 제 마음도 편했고 뒤끝도 남지 않았는데, 성인이 된 이후로 폭력을 행사하면 제 인생
[정신의학신문 : 송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중학교 2학년 수인이는 요즘 모든 일이 다 지루합니다. 학교에 있는 동안 아이들이 내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는 것 같아서 더 이상 친해지는 것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너는 존재감이 없어!’라는 말을 같은 반 아이에게 듣고 나서는 화도 났지만, 같이 안 놀면 그만이겠거니 하고 더 이상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수업시간에는 선생님이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만 예쁘게 바라봐주시는 것 같아서 수업을 듣기가 더 싫어집니다. 수행평가는 어찌나 많이 있는지, 왜 이렇게 평가만 하는지 이해가 되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흔히 쓰는 단어, . 의학적인 의미는?"너 오늘 완전 기분 좋아 보이는데? 조증이네! 조증.""나 요즘 좀 많이 우울해, 우울증에 걸린 것 같아."정신의학과 심리학이 대중화되면서, 우리는 관련된 용어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그리고, 조증과 우울증이라는 단어는 기분이 조금 들뜨거나 가라앉는 자신의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조증, 우울증이라는 단어와 의학적인 조증 상태(조증 삽화), 우울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