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앞선 글에서 확인했다시피 국내에는 정확한 자료가 없지만 외국 자료를 보면 대학생에서 메틸페니데이트와 같은 자극제의 전용(diversion) 비율이 높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성적을 올려줄 것이라는 지나친 믿음에서 기인하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이런 잘못된 이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처방 의사, 성인ADHD 환자, 보호자 모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1) 자극제의 작용과 오남용과 전용 (링크)
(2) 오남용과 관련된 위험요인 (링크)
(3) 오남용과 전용을 막기 위한 대책
 

사진_픽사베이


1. 약물을 사용하는 데 있어 사용하는 약의 특징과 부작용들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주치의에게 교육을 받겠지만, 사용하는 중에 생기는 부작용, 어려움 등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하고 조언을 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메틸페니데이트를 사용하면 의존하게 될까 걱정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의존 가능성은 적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료 전에 알코올과 같은 물질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가족 중에 그런 사람이 있는 경우 주의를 해야 하지만, 단순히 약을 사용한다고 하여 모두 의존성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2. 이 약은 전문 의약품이며, 진단받지 않은 경우에는 절대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약을 복용하는 분들의 약물의 긍정적 효과만 보고 시험 삼아, 혹은 재미로, 약을 구해줄 수 있는지, 하나 정도 복용해볼 수 있는지 주변에서 물어볼 수 있습니다. 몇몇 연구에서 나타났듯이 메틸페니데이트의 부작용이나 의존의 위험성이 있음에도 약을 사용하고자 하는 경향 자체가 ADHD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 경우 자극제를 함부로 사용하면 오남용의 위험성이 높으니 절대 약을 함부로 주거나 판매해서도 안됩니다. 이는 상식뿐 아니라 법에도 저촉되는 행위입니다.

 

3. 의사의 입장에서 확실한 진단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처방을 해야 합니다.

성인이기 때문에 약을 안전하고 처방된 대로 사용할 것이라 여기기 쉽습니다. 의사의 처방과 다르게 사용할 가능성이 낮더라도 합리적인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가 복용했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ADHD의 진단의 정확성에서부터 여러 가지를 생각하는 것부터가 오남용과 전용을 막는 중요한 시작점입니다. 

오남용 및 전용 가능이 높을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경우는 아래와 같으며 비정신과 의사나 다른 건강 관련 종사자들도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알고 있어야 합니다. 

- 과거력상 다른 약물(술 포함)의 오남용이 있는 경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 다른 중독질환이 있는 경우(도박 및 행위중독 포함)
- 틱이나 불안 증상이 표준적인 경우보다 심한 경우에도 의심.
- 처방 날짜와 내원일이 잘 맞지 않는 경우.
- 부작용 등의 호소는 거의 없으며, 필요보다 강한 약을 요구하는 경우. 

한 외국의 연구에 의하면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의 20%까지는 약을 타기 위해 증상을 조금 다르게 이야기한다고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개인의 이러한 거짓되고 과장된 증상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데, 신경/심리학 검사 역시 이것을 구별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다만 이렇게 거짓으로 증상을 만들거나 과장하거나 하는 경우에는 과잉행동 부분을 조금 더 크게 보고하며, 안절부절못함을 강조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신경학적 검사시에도 고의로 수행을 저조하게 하거나 지필검사 자체를 엉망으로 볼 수 있어 인지능력 저하가 다소 부자연스럽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4. 보호자 역할은 성인에게도 필요합니다.

소아, 청소년의 경우 보호자가 반드시 약을 챙겨야 하고, 먹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성인의 경우에는 약을 꾸준히, 주기적으로 먹는 능력 자체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매일 약을 챙겨 먹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약을 꾸준히 잘 챙겨 먹는다면 이미 증상의 상당 부분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니까요. 가족 중에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는 성인이 있다면, 꾸준히 먹는 것과 함께 약을 올바르지 않게 사용하는지를 항상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5. 메틸페니데이트는 (적어도 공부에 있어서) 마법의 약이 아님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약은 주의력을 올려주고, 한 가지에 집중을 오래 하도록 도와줄 수는 있지만 이것이 바로 성적으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처방 없이 자극제를 사용하려 하는 대학생의 경우에 자기관리가 어렵고, 학습과 관련된 조직화 기술이 부족합니다. 물론 이것은 ADHD의 핵심증상이긴 하지만 자극자를 사용한다고 이것이 마법과 같이 교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적절한 공부 방법과 이와 관련된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동반된 여러 심리사회적 문제 - 우울이나  불안 같은 것을 적절한 정신건강 전문가와의 접촉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과 제도의 정착도 필요합니다.

 

 

* 참고문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한국형 치료 권고안 개정안(III)
Postgraduate Medicine, Vol 126, 5, 2014 64-79
Expt Clin Psychipharmacol. 2016 Oct;24(5):400-414
Current Opinion in Neurobiology 2013, 23:615-624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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