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성인 ADHD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질병에 대한 정보와 함께 사용하는 약물과 그 효과가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이것은 진단이 보편화되고 약물 사용이 증가하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제약회사의 마케팅이다.", "정신건강의학과(이하 정신과) 의사들이 진단을 만들어냈다."와 같이 불안에서 기인한 이야기도 있지만, 현시점에서 성인 ADHD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약물치료이며, 1차 치료로 권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약물 사용에 따른 여러 문제가 대두되었는데 잘못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오용(misuse)과 전용(diversion)에 알아봅니다. 

(1) 자극제의 작용과 오남용과 전용
(2) 오남용과 관련된 위험요인
(3) 오남용과 전용을 막기 위한 대책
 

사진_픽사베이


이슈가 되는 약은 바로 자극제(Stimulant)인 메칠페니데이트 

주의력과 충동을 조절하는 회로에서 도파민이 신경조절물질로 관련되어 있는데, 여기의 문제가 ADHD 병리의 중요한 한 축입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뉴런의 말단에 작용해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차단해 궁극적으로 도파민 분비가 증가되는 효과를 보이는 약입니다.

문제는 이 약물이 ADHD와 관련된 회로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작용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부작용과 오남용 가능성입니다. 특히 오남용과 관련된 부분 역시 도파민과 관련되어 있는데. 바로 중격핵(Nucleus Accumbense, NAc)입니다. 이 부분을 포함한 기저핵 부위에 작용하면 틱과 같은 운동증상, 정신병 증상, 황홀감, 불쾌감 등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약의 부작용에 해당하는 것들)
 

중격핵. wikipedia.com


물론 ADHD 치료용으로 나온 약물은 전전두엽에 더 큰 효과가 크고, NAc에 덜 작용한다고 하여 남용의 가능성은 적다고 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잘못 사용하는 경우(오용, misuse) 및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전용, diversion)에는 그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메틸페니데이트와 같은 정신자극제는 높은 남용과 의존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미국 DFA에서는 전문의의 허가된 처방이 없이 사용할 경우 위험한 Schedule II 규제약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잘못 사용하고 있나?

국내 조사는 부족하며, 미국의 경우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과 같이 주된 사용 연령층을 대상으로 오남용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연구 방법이나 대상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아래와 같은 결과들이 있습니다.

▶ 2250명을 조사한 연구에서 일반 대학생의 3%가 불법적으로 메틸페니데이트를 사용했다는 보고.
▶ 300명 이상의 ADHD로 치료받고 있는 대학생을 상대로 한 연구에서는 25% 정도가 약을 통해 좋은 기분을 느꼈고, 29% 정도가 다른 사람에게 약을 주거나 팔았다고 보고.
▶ 또 다른 연구에서는 ADHD 환자의 1/4 정도에서 환자가 아닌 사람에게서 약을 구입할 수 있는지 따로 문의를 받았다고 하며, 실제로 11% 정도는 약을 판매했다고 보고.

대략 정리해보면  적게는 5% 내외서 평균 13% 정도,  많게는 40% 정도까지도 보고가 되는 정도입니다(DeSaint, Webb&Noar 2008).

 

이렇게까지 문제가 되는데 사용해되도 되나요?

이런 연구 및 조사에서 중요하게 보아야 하는 것은 실제 오남용을 하는 부류가 ADHD 환자군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1/3 정도에서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환자가 사용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팔거나 준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바로 전용(Diversion)으로 보아야 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어린 나이일수록 이렇게 약을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오히려 ADHD로 진단받고 약을 처방받은 환자에서는 오용이 많지 않으며 오히려 다른 물질남용 가능성을 줄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Current Opinion in Neurobiology 2013, 23:615–624


자극제 의존과 관련된 연구 결과에서는 자기 조절과 관련된 전두엽의 부피감소가 관찰되고 있습니다. 약을 사용해서 의존이나 남용이 생겼느냐, 아니면 약물관련 문제에 선행해서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있느냐는 논란거리이지만, 최근까지의 연구에서는 대개 충동조절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러한 것에 노출되었을 때 의존과 남용 등이 발생한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성인ADHD로 진단을 받은 경우, 기존에 물질(술 포함) 관련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다면 자극제 사용으로 인한 오남용, 의존 가능성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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