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불안하고 긴장하면 여러 생리 현상이 나타납니다. (사실 생리 현상을 불안으로 인식하는 것이지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나타나는 신체의 생리적 변화인데, 보통 호흡수가 많아지고 불규칙하게 됩니다. 횡격막을 포함한 호흡근의 긴장이 올라가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느낌이 들고, 심장이 빨리 뛰면서 뻐근하기도 하지요. 이런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몸에 문제가 있다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이런 생리변화를 극단적으로 인식하면 공황발작(panic attactk)처럼 심한 공포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생리현상으로 인해 생긴 신체변화이지만 의식적으로 호흡이나 근육을 이완시키는 작업을 한다면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하여 흐트러진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negative feedback). 대표적이고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호흡을 조절하는 것이지요.

​공황장애 같은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부터 시합이나 중요한 발표, 연주회를 앞둔 분들에게도 효과가 있습니다. 집중이 떨어진다 싶을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웨이트 트레이닝할 때 힘이 떨어지는 마지막에 호흡법을 사용해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사진_픽셀

 

호흡 이완의 효과와 목표

- 마음의 긴장을 낮추는 것, 과도한 흥분 감소.
- 신경 쓸 것이 많은 상황에서 필요하고 급한 것으로 주의를 이동하는 것.
- 근육 이완 효과, 일부 통증의 완화.

 

간단한 두 가지 방법

들이마시는 호흡에 집중하는 것과 내쉬는 호흡에 집중하는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저는 내쉬는 호흡에 집중하는 것을 먼저 하도록 알려드리는데, 그게 조금 더 쉽습니다.

 

다음의 순서로 숨을 내쉬어봅시다.

​1. 편한 자세에서 내 신체에서 허용하는 최대한의 공기를 천천히 코를 통해 들이마십니다.

​2. 마음속으로 넷(4)을 세면서 입으로 부드럽게 공기를 내쉽니다. (꼭 4초일 필요는 없지만 넷을 세는 동안에 들이마신 공기를 모두 내쉰다는 느낌으로 해야 합니다.)

​3. 다시 코를 통해 최대로 공기를 들이마십니다.

​4. 다음에는 여섯(6)을 세면서 입으로 내쉽니다.

이후 같은 방법으로 들이마시고, 다음에는 여덟(8)을 세면서 공기를 내쉽니다.

5. 여기까지가 한 세트이며 보통 세 번 정도 반복한 후 편한 호흡으로 전환합니다.

 

또 다른 호흡 - 들이마시는 호흡에 조금 더 집중하는 것. 

이 호흡법은 흔히 4-7-8 호흡법이라고 알려진 방법인데, 기억하기 쉽게 4-6-8로 사용합니다. 이 방법은 과도한 긴장을 줄이는 것보다 화나거나 흥분된 상태를 완화하는데  조금 더 효과가 좋은 것 같습니다.

1. 숨을 다 내쉰 상태에서 속으로 넷(4)을 세면서 숨을 들이마십니다.

​2. 속으로 여섯(6)을 세면서 숨을 참습니다. (마찬가지로 반드시 6초일 필요는 없습니다.)

3. 이후 여덟(8)을 세면서 숨을 내쉽니다.

4. 여기까지가 한 세트로 세 번 정도 반복한 후 편한 호흡으로 전환합니다.

 

이 외에도 내쉬는 숨을 일부러 강하게 내뱉는 것이나 신체 동작을 곁들이는 방법 등 다양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내쉬는 호흡만 조절해도 이완되는 효과는 충분합니다. 

​복식호흡이냐 흉식호흡이냐, 누워서/앉아서/단전에 힘을 준 자세로 해야 하는가와 같이 자세나 특정 신체부위에 신경을 쓰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호흡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숨을 쉬고 있다는 것 자체에 집중을 하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잡생각을 뒤로하고, 들이마시고 내쉬는 자체에 생각을 맞춰보세요.(특히 내쉬는 것)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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