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장애 ADHD는 성인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ADHD 여러 증상 중 인지기능의 이상은 성인이 되어서도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직업, 대인관계 등에서도 그렇지만 운전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은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운전은 상황에 따라 고도의 주의력, 판단력, 실행기능과 같은 고위 인지기능을 필요로 하는 영역입니다.

때에 따라 재빠른 반응속도가 필요하고, 불필요한 자극은 걸러야 하며, 법과 안전이라는 규칙을 준수해야 하는 생각보다 복잡한 작업일 수 있습니다.

단순히 특정 운전모습만을 ADHD의 증상으로 바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운전모습으로 인해 문제가 반복된다면 나의 주의력에는 어떤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정도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아래 내용의 연구들은 ADHD가 있다고 해서 아래의 행동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실험적 조건에서 관찰된 것이며, 대부분은 문제가 되었던 운전자들을 조사해보니 ADHD로 진단받거나 주의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던 것이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 운전과 관련된 주의력 저하

차량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 기능의 저하

- 내 차의 위치, 속도, 방향 및 다른 차량과의 관계에 대한 주의 수준이 떨어진다.

- 앞 차와 지나치게 붙어서 운전함.

각성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움

- 멍 때리면서 길을 놓치거나 신호를 못 보고 지나감.

- 차선 변경할 때 거울로 후방 주시를 잘 못함.

- 길을 건너는 보행자를 잘 보지 못함.

 

♦ 운전과 관련된 사고가 잦다

과속이나 차량 조작 미숙

- 핸들에서 손을 놓고 운전하거나,

- 잘못된 기어 및 장치 조작을 하거나,

- 급정거/회전 (급정거의 경우 관련성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더 많음)

운전할 때 산만해짐(위 문단 내용)

 

♦ 운전과 관련된 충동성 조절의 어려움

다양한 상황에 대한 코멘트가 많다

- 다른 운전자에 대한 화, 분노의 표현,

- 가만두지 않겠다는 식의 복수심 섞인 발언.

- 도로와 관련되지 않은 주변에 대한 이야기(지나가는 사람, 간판, 건물)

교통체증을 잘 참지 못함

 

사진_픽셀

 

운전과 관련된 특정 행동은 그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고려할 요소가 사실 너무나 많습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질과 성격과 같은 개인적 요소는 물론이며, 도로 상황, 주변 시설과 같은 외부 환경의 영향도 있습니다.

주의력에 대한 부분 역시 각 연구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ADHD의 증상으로 특정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게다가 주의력은 ADHD가 아닌 다른 질환이나 기분상태에 따라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운전모습이 있다고 하여 내가 ADHD인건 아닌가 하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하지만 도로교통 규칙(법)을 자주 어기게 되거나, 인명, 재산피해가 발생할 정도의 사고가 빈번하다면, 그리고 사고가 날뻔한 경우가 많다면(near miss) 주의력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또 특히 충동성과 관련된 부분은 ADHD가 아니어도 운전자라면 한번 즈음 생각해볼 부분이기도 합니다.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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