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슬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가임기 여성들이 한 달에 한 번씩 경험하는 월경을 흔히 일컫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마법’입니다. 남성분들이라면 이런 표현이 조금 낯설 수 있겠지만 그래도 전혀 못 들어 보시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월경을 표현할 수 있는 많은 단어 중 왜 마법이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일까요? 1990년대 생리대 제조업체들에서 “여자는 한 달에 한 번 마법에 걸린다.”, “그날이 와도 안심하세요.”와 같은 문구를 사용하면서 이런 표현이 일반 대중들에게 각인되고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거 마시면 우리 사귀는 거다.” 아마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2004년 개봉한 영화 의 남자주인공 철수(정우성분)가 여자주인공 수진(손예진분)에게 한 유명한 대사입니다. 안 마시면 다시는 볼 일 없는 거라는 철수의 말에 수진은 주저 없이 그가 따라준 소주잔을 들이키고, 둘은 그렇게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나 행복한 신혼생활도 잠시, 수진이 알츠하이머에 걸리면서 점점 기억을 잃어가고, 철수는 그녀의 기억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내 머릿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어떤 취미를 갖고 계신가요? 최근에는 정원 가꾸기나 실내에서 식물 키우기가 유행하면서 ‘식집사’라는 용어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정원을 가꾸다 보면 필요 없는 잔가지나 잡초는 쳐 내고, 식물이 잘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분과 물을 주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게 됩니다. 만약 적절한 시기에 가지치기해 주지 않으면 가장 주축이 되는 가지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유실수의 경우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일이 우리 뇌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우리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살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평가받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학업 성적이나 입시 결과, 성인이 된 후에는 취업, 직장에서의 인사평가 등 주변 사람들의 기대와 사회적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부족할 때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곤 합니다. 이렇게 평가에 익숙해지면서 우리는 어느새 가장 엄격하고 까다로운 평가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 사람은 바로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일 때가 많습니다. 시험에서 원하는 성적을 얻지 못했을 때, 중요한 경기나 발표에서
정신의학신문 | 김드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이가 왜 자꾸 병원에 가냐고 물어봐요. 뭐라고 해야 할까요?”“이제 약은 그만 먹고 싶대요. 아프지도 않은데 왜 약을 먹어야 하냐고… ADHD라는 것을 알려 줘야 할까요?” 많은 부모님이 자녀에게 ADHD 진단 사실에 대해 알려주어야 할지 고민합니다. 진단명을 알려 주는 것이 치료에 도움 되는 것인지, 자녀가 알고 나서 충격을 받지는 않을지 걱정하시기도 합니다.첫째로 중요한 것은 ADHD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성인도 ADHD에 대해 오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
정신의학신문 | 이슬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의 정신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트라우마 사건을 겪은 생존자들.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 일과 관련된 행동이나 감정, 감각을 계속 반복해서 경험하는 힘든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정신적 외상을 입은 사람들은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축소해서 기억하고, 또 다른 부분은 너무 과도하게 기억하는 특징을 보이기도 합니다. 간혹 트라우마 사건을 기억 속에서 지운 듯, 의식적으로 떠올리지 못하는 기억 상실을 나타내는 분들도 있습니다.트라우마 스트레스에 관한 심층적인 연구와 분석을 했던 프
정신의학신문 | 정혜민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오늘은 술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음주는 흡연과 함께 건강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폭음을 월 1회라도 하면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것이 건강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합니다. 술의 종류에 따라 알코올 함유량이 다르지만, 농도가 낮은 술은 잔이 크고 농도가 높은 술은 잔이 작기 때문에 술의 종류에 관계없이 5-7잔 이상 마신 경우를 폭음(알코올 약 60그램 섭취)으로 간주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폭음을 월 1회 이상 하는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끊임없이 반복하는 말, 혼자 중얼거리기,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맴돌거나 앞뒤로 몸 흔들기 등등. 이는 자폐를 진단받거나 자폐 성향이 있는 아이들이 많이 보이는 행동 특징입니다. 이렇게 같은 동작이나 말을 아무런 목적 없이 반복하는 것을 ‘상동행동(stereotypped behavior)’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동행동은 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발달장애 아동들에게서 높은 빈도로 목격되지만,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아동은 물론 때때로 성인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잠들기 전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생에서 찾아오는 다양한 고비와 위협 앞에 우리는 때때로 지치고 힘들다고 느낍니다. 노력해도 상황이 달라지지도, 나아지지도 않을 것 같은 무기력감과 끝이 없는 터널 속을 헤매는 듯한 막막함에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이 계속되고 심각해질 때는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데 이르기도 합니다. 통계청의 ‘2021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자살은 2021년 우리나라 10~30대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했으며, 같은 해 하루 평균 37명이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이번 시간에는 공황장애에 대해 흔히 가지고 있는 오해와 편견에 대해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오해 1 – 공황장애는 약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공황장애의 치료 원칙 자체가 약물치료는 어느 정도의 기간을 가지고 충분히 증상이 좋아진 다음에는 약을 점차적으로 줄이고 끊어 나가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로 원칙이거든요. 다만 다소 약물이 남용되는 경향이 있죠. 증상이 계속 나타나고 증상들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계속 이런 증상이 생기면 어떡하냐는 두려움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선선한 바람과 청명한 하늘을 자랑하던 가을이 지나고 찬바람 부는 겨울로 계절이 바뀔 때 우리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경험합니다. 큰 일교차로 인해 몸이 더 피곤하고 졸린 것 같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마음도 싱숭생숭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가을이 천고마비의 계절이라서 그런 것인지 식욕도 부쩍 늘고 뱃살도 함께 느는 것 같습니다. 가을 탄다는 말처럼 기분이 괜히 멜랑꼴리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들은 초가을보다는 겨울의 문턱에 자리한 늦가을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은 잠시 무기력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안녕하세요, 공황장애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무엇일까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 텐데요. 이번 시간에는 근거에 기반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해서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Q1. 공황장애는 완치 가능한지?먼저 이 증상 자체가 치료받은 후에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완치라는 개념은 잘못 사용되고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왜냐하면 증상 자체가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이거든요. 우리가 달리기를 하면 숨이 차고 답답한 느낌을 경험하듯 어떤 특정 상황에서 가슴이 답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신의 몸을 스스로 다치게 하는 것. 이를 우리는 ‘자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디지털 자해(Digital self-harm)’라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고 합니다. ‘셀프 사이버불링(Self-cyberbullying)’이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은 가짜 SNS 계정을 만들어 자신의 본래 계정에 악성 댓글을 달거나 자신에 대한 모욕적인 글을 게시하는 것을 뜻합니다. 신체가 아닌 ‘정신적으로’ 자신을 해하는 것이지요.플로리다국제대학 범죄학 부교수인 라이언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익숙한 생각과 느낌 그리고 반복. 언제부턴가 우리의 사고와 느낌은 낯선 것보다는 익숙한 것이 반복되는 순환의 고리 속에 갇혀 버린 것만 같습니다. 무언가 새로움을 찾고 싶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할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내 모습이나 생활이 아주 불만족스러운 것도 아니므로, 이내 태세를 전환해 ‘뭐, 이 정도면 나쁘지 않지.’라며 다시 현실에 안주합니다. 익숙하고 편안한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며 자기최면을 걸면서 말이지요.
정신의학신문 | 이지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학령기 이전, 유아기 아이들의 경우에도, 너무 산만하고 부산스럽다고 병원을 찾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개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선생님 말을 듣지 않아 자꾸 혼난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아서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너무 어린 유아인데, 이렇게 어린아이들에게도 ADHD라는 진단을 할 수 있을까요? ADHD 진단 기준에 맞게 또래보다 주의산만하고, 과잉행동이나 충동성이 있어 가정이나 기관과 같은 두 가지 이상의 환경에서 일상생활에 장애가 생길 정도로 상기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늘은 공황장애를 겪고 계시는 분들이 기억해야 할 지침들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지침 1 – 증상이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 인식하기증상들에 대해서 공포를 가진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증상이 위험할 것이다. 기절할 것이다 미쳐 버릴 것이다. 증상에 대한 과한 공포가 공황장애의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하는 게 뭐냐면 공황장애 증상의 시작은 스트레스 반응이라고 제일 첫 번째 영상에서 말씀 드렸었는데요. 스트레스 반응이라는 걸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떤 거냐면요. 아프
정신의학신문 | 맹세리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선생님⋯ 그런데 이거 언제까지 먹여야 하나요?”지훈이 엄마가 자리에 앉더니 우물쭈물 이야기를 꺼냈다. 지훈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수업 시간마다 짝꿍에게 말을 걸고 부산한 모습을 보여 엄마와 함께 병원에 왔다. ADHD가 진단되었고 몇 가지 평가 이후 약물치료를 시작했다. 지난번 진료에 지훈이 엄마는 약을 먹고 난 후 아이가 많이 달라졌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했던 터였다.분명 아이는 약의 도움을 받는 것처럼 보였지만 엄마의 마음은 또 다른 걱정으로 향하고
정신의학신문 | 김현진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디지털 치료제’라는 말에 대해서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최근에 새로운 컴퓨터 기술들이 개발되면서 의학계에서도 새로운 기술들이 계속 도입되고 있습니다. 진단, 평가 등에서 인공지능이나 영상 기술 등이 도입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최근에는 치료에서도 새로운 기술들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는데, 그중 한 가지가 디지털 치료제라는 개념입니다. 디지털 치료제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에 기반한 치료적인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라고
정신의학신문 | 김남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COVID-19로 사람들의 일상이 바뀐 지 3년째. 진료실에서도 COVID-19로 인한 어려움에 대한 상담이 많습니다. 특히 아동, 청소년 상담에서는 스마트폰 중독, 게임 중독을 주 증상으로 오는 아이들이 많아졌는데요, 온라인 수업으로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제한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부모님이 게임을 제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조절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ADHD 아동의 경우 손만 뻗으면 재미있는 게임을 더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게임을 적절하게 한다는 것은 더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제가 요즘 진료를 보다 보면 이런 분들이 진료실에 많이 찾아 오십니다. 굉장히 속이 답답하다, 가슴이 자주 두근거린다, 지하철이나 버스 타는 게 두렵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공황장애에 대해서 좀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공황장애 특집에서는 과연 공황장애란 무엇인지, 그리고 공황장애에서 가장 효과가 있는 치료는 무엇인지, 공황장애는 과연 어떻게 다루어야 되고, 어떤 식으로 생각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알려 드릴까 합니다. 또 공황장애에 대해서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오해와 편견들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