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제가 요즘 진료를 보다 보면 이런 분들이 진료실에 많이 찾아 오십니다. 굉장히 속이 답답하다, 가슴이 자주 두근거린다, 지하철이나 버스 타는 게 두렵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공황장애에 대해서 좀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공황장애 특집에서는 과연 공황장애란 무엇인지, 그리고 공황장애에서 가장 효과가 있는 치료는 무엇인지, 공황장애는 과연 어떻게 다루어야 되고, 어떤 식으로 생각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알려 드릴까 합니다. 또 공황장애에 대해서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오해와 편견들에 대해서 좀 설명 드리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Q 1. 공황장애란 무엇인가?
일단 먼저 첫 번째 질문으로 공황장애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공황장애라고 하는 병은 일단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내 삶의 반경이 좁아지는 병’이라고 얘기할 수가 있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공황장애라고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잘 안 쉬어지거나 어지러워서 쓰러질 것 같거나 이런 증상들을 먼저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은 그런 증상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게 되면서 한편으론 이 증상이 혹시나 어떤 특정 장소나 상황에서 점점 심해져서 나에게 어떤 봉변이 생기지 않을까, 이를테면 죽는 것이 아닐까, 쓰러지는 것이 아닐까, 기절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 이런 신체 증상들에 대한 공포감이 나타나는 병이 바로 공항장애이고요. 그래서 그런 공포감 때문에 내가 지하철이나 버스나 혹은 비행기나 사람 많은 마트 같은 곳을 점점 가기를 꺼려 하면서 점차 삶의 반경이 좁아지는 병이라고 얘기할 수가 있겠습니다.
Q 2. 공황장애는 왜 생길까?
공황장애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는 바로 스트레스입니다. 우리 현대인은 항상 스트레스 받으면서 살아가잖아요.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서 어떤 취약한 부분을 건드리게 되었을 때 불이 확 붙어서 나는 병이 바로 공황장애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라는 것이 우리가 다 흔히 받고 사는데 대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리는 보통 기분 나빠, 짜증 나 정도로 경험하고 지나가는데요. 이 공황장애에서 나타나는 스트레스라고 한다면 스트레스가 조금 나타났다 끝나는 것이 아니고 점점 수위를 높여 가면서 나에게 누적이 되거나 짧은 기간 동안 굉장히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을 때 내 마음이 그릇이라고 한다면 그 그릇이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 양이 넘쳐 버리는 거죠.
스트레스가 넘치기 시작하면서 그런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그때는 우리 몸에서 신체화 증상으로서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가장 흔한 반응이 가슴이 두근거린다, 숨이 찬다, 숨이 너무 답답해서 쓰러질 것 같다, 자주 어지럽다, 눈이 너무 부시다, 소화가 너무 안 된다, 온몸이 떨리고 손발 끝이 저릿하다, 몸이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다, 배가 자주 아프다, 소변이 자주 마렵다 등 너무 증상이 많은데요. 이런 굉장히 많은 신체화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이 바로 스트레스의 신체화 반응이라고 얘기합니다. 스트레스의 신체화 반응이라고 하는 것은, 즉 스트레스로 인해서 우리 몸에 교감신경계가 과잉 항진되면서 생겨난 증상이라고 얘기할 수가 있을 것 같고요. 다만 이런 신체적인 증상들이 나타난다고 해서 다 공황장애는 절대로 아닙니다. 공황장애 스펙트럼이 있다면 공황장애 스펙트럼 내에서 굉장히 초기에 있는 반응이 바로 이런 스트레스의 신체화 반응이라고 얘기할 수가 있고요. 이 증상에서 점점 더 공포감과 불안감이 심해지면서 삶의 방향이 좁아진다면 공황장애라고 얘기할 수가 있겠죠.
Q 3. 공황장애 증상은 어떤 식으로 악화되는가?
대개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있을 때 이런 증상들이 시작됩니다. 머리가 아프거나 가슴이 두근두근 하거나 어지러워서 쓰러질 것 같거나 이런 신체화 증상들을 먼저 경험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증상들을 경험하거나 하면 내가 왜 이러지 좀 피곤한가 보다 라는 정도로 경험하고 지나가거든요. 그런데 때로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있거나 혹은 내 몸의 상태나 마음 상태가 충분히 온전치 않을 때, 안정적이지 않을 때 이런 여러 가지 악화 조건들을 함께 만나게 되면서 그 증상이 불이 붙어 버리는 거죠.
그러면서 증상이 자주 수시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증상이 자주 수시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내 뇌가 이 증상들에 대해서 과잉 경계를 하게 돼요. 뭔가 내 몸에서 큰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내 몸에서 나타나는 변화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라는 식으로 인식하기 시작해요. 그렇게 되면서 우리가 점차 평상시에 겪게 되는 그런 신체활동들로 인한 증상들이 있잖아요. 예를 들자면 지하철을 탈 때 계단을 올라가게 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그런 현상이라든지 아니면 좀 먼 거리를 걸어갈 때 땀이 나고 답답하고 이런 증상이라든지 다들 흔하게 겪는 일상적인 증상들마저도 굉장히 공포감으로 해석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일상적인 활동들이나 증상들에 대해서도 공포와 두려움이 함께 엮어지게 되면서 평상시 우리가 잘 가던 곳도 잘 가지 못하게 되는 거죠. 이를테면 사람 많은 지하철이라든지 버스 같은 곳 혹은 당장 내릴 수가 없는 기차나 비행기 같은 곳, 사람이 붐비는 마트라든지 백화점 같은 곳을 점점 피하게 되면서 공항 장애가 악화되는 그런 경과를 밟게 됩니다.
Q 4. 공황장애는 위험한가?
공황장애의 위험성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질문을 하시거든요. 왜냐하면 이 증상을 겪게 될 때는 대부분 굉장히 극심한 공포감을 느껴요. 어떤 공포감이냐 하면, 이 증상들로 인해서 내가 혹시나 죽는 게 아닐까? 혹은 기절하는 게 아닐까? 어떻게 잘못되는 것이 아닐까? 미쳐 버리는 것이 아닐까? 이런 공포감을 많이 저희한테 호소하시는데요. 공황 증상 자체는 굉장히 안전한 증상입니다. 전혀 위험하지 않은 증상이에요. 왜냐하면 증상의 시작 자체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 몸이 과잉 반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그런 반응이거든요. 즉,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그 증상이 아무리 나타난다고 해도 우리 몸을 훼손시키거나 위험하게 만들지 않아요.
조금 과장 해서 말씀드리자면 우리 몸에서 이런 공황발작이 백 번, 천 번, 만 번 나타난다고 해도 그 증상들이 우리 몸을 훼손시킨다, 이를테면 심장을 나쁘게 만든다, 뭐 폐 가 망가진다 이런 여러 가지 현상들을 만들어내지는 않습니다. 또한 이 증상은 한번 나타나기 시작하면 대개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지속되다가 중단되는 반응이에요. 왜냐하면 우리 몸이 과열되어서 나타나는 반응이기 때문에 우리 몸에 있는 에너지를 쓰거든요. 우리 몸에 한정된 에너지를 다 쓰고 나면 증상은 피크를 찍었다가 다시 가라앉고 끝나게 됩니다. 처음과 끝이 분명히 있는 반응이고요. 또 한 가지 명심하셔야 될 것은 이 증상이 중간중간 나타날 때 증상과 증상 사이에는 증상들이 나타나지 않고 굉장히 평온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런 점을 감안하신다면 위험한 어떤 후유증을 남기는 반응들이 아니고요. 급하게 나타나긴 하지만 피크를 찍고 나서 다시 금방 가라앉게 되는, 즉 우리를 스쳐지나가는 반응 중 하나라는 거죠. 그래서 이런 증상들 자체가 결코 위험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이 공황장애를 받아들이고 치료해 나가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은 공황장애가 어떤 것이고, 왜 발생하는지, 또 공황장애의 증상이 어떤 식으로 악화되는지, 과연 공황장애가 위험한 것인지 등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에는 공황장애에 있어서 가장 근거가 있는 중요한 치료법들에 대해서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남푸른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신재현 원장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저서 <나를 살피는 기술>, <어른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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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을 만나고나서 분노를 좀더 잘 다루게 된 것 같아요"
"신재현 선생님의 따뜻한 조언에 살아갈 용기를 얻었어요"
"지방이라 멀어서 못 가지만 여건이 되면 찾아가고픈 제 마음속의 주치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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