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강박사고와 관련해서 질문 있습니다!

강박사고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저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두고, 대처반응(강박,상쇄,통제,회피)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1. 일상생활 중에 공부나 업무에 집중하다가 강박사고가 오면 대처반응만 하지 않는 채로 하던 일을 계속하면 되나요?

아니면 하던 업무나 공부를 중단하고 강박사고에 집중하면서 대처반응은 하지 않도록 견뎌야 하나요?

 

2. 저의 경우는 밤에 강박사고가 왔을 때 더 괴로워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밤이 오는 것도 조금 두렵기도 한데 잠자리에 있을 때 싫은 생각이 떠올랐을 때 적절한 조치가 있을까요?

그냥 무시하고 떠오르는 대로 있는 게 낮에는 괜찮지만, 밤에는 유독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A) 강박사고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셨나 봐요!

강박사고에 집중하지 않고, 대처반응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사실 생각을 안 하려 노력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제가 '분홍색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순간, 분홍색 코끼리가 이미 떠올랐을 것이고 분홍색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려 할수록 오히려 생각이 나게 됩니다. 누구나요.

 

사진_픽사베이

 

분홍색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는 효과적인 방법은 먼저, 내가 지금 분홍색 코끼리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마음속으로 인정하고 기다리는 겁니다.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뭔가 다른 생각이 나게 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른 생각에 집중을 해보는 거죠.

다시 분홍색 코끼리가 생각이 나면, 또 내가 분홍색 코끼리를 생각하고 있구나 하고 마음속으로 인정하고, 기다리고, 다른 생각이 떠오르면 그 생각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물론 강박사고는 불안이나 공포 같은 다른 감정반응을, 심하다면 신체 반응을 동반합니다.

이런 불안 등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강박 행동을 하게 되죠.

이런 것들을 포괄적으로 대처 반응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대처 반응을 하지 않아도 불안 등의 반응은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이 사실을 본인이 직접 느낄수록 불안이 줄어들기 때문에, 불안 등 반응이 일어나도 대처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은 강박증 치료에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밤에 유독 강박사고가 떠오르시고, 위의 방법으로도 잘 되지 않는다면 이런 것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강박사고가 떠오를 때마다, 본인이 싫어하는 일을 일정 시간 하시는 겁니다.

방 청소를 싫어하신다면, 강박사고가 떠오를 때마다 침대에서 일어나서 방 청소를 하시는 거죠.

미래의 불안을 현재의 더 큰 고통으로 막는 건데요, 이렇게 방 청소를 하다 보면 강박사고가 어떻든 간에 쓰러져서 잠이 들게 되고 잠이 들면 강박사고가 괴롭히지는 못하겠지요. 

 

현재 어떤 치료를 받고 계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강박증은 노출과반응방지, 인지행동치료, 마음챙김 인지치료 등 자신에게 적당한 치료를 선택하면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게시판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단편적이고 질문자 분에게는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혼자서 강박에 대처하기 힘드시다면, 신뢰할 수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선택하신 뒤 함께 작업하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삼성마음숲 정신건강의학과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국립공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저서 <정신건강의학과는 처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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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도움됩니다. 조언 들으며 자유를 느꼈어요. 실제로 적용해볼게요."
    "늘 따뜻하게 사람을 감싸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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