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성인 ADHD라는 진단명이 대중화되면서, ADHD를 확인하는 검사에 대한 궁금증도 점차 늘어나는 듯합니다. 심지어 진료실에서 어떤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먼저 이야기를 꺼내시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오늘은 성인 ADHD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가장 흔하게 고려하는 검사 세 가지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먼저 CAT(Comprehensive attention test, 종합주의력검사) 검사는 컴퓨터로 수행하는 검사로, 여러 가지 도형을 보여주고 특정 도형이 나오면 버튼을 누르거나, 특정 도형만 제외하고 누르게 하는 방식의 검사입니다. 많은 분들이 집중력 검사라고 하면 이 검사를 생각하시고, 검사 결과 역시 내가 얼마나 실수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어 많은 분들이 선호합니다. 또 집중력 검사뿐만이 아니라, 작업 기억에 대한 검사도 구성되어 있어, 기억력 문제 가능성을 같이 평가할 수 있어서 유용합니다. 그래서 다른 문제가 함께 없다면 병력 확인과 함께 CAT를 검사를 한 뒤 진단 및 약물치료를 고려하곤 합니다. 

하지만 집중력 문제가 있는 경우, 의도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것으로 인한 우울, 불안, 강박이 공존하곤 합니다. 내가 노력하는 만큼 성과가 없는 것에 대한 우울, 어떤 일을 해 놓고도 실수가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 혹시 모르는 실수를 미리 수정하기 위한 강박적인 검토가, 심하기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우울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로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불안으로 집중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거나, 강박으로 인해 불필요한 것에 집중하게 되어 효율이 떨어지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이런 경우는 성인 ADHD와는 약물 처방이 달라지게 되고, 일반적인 ADHD 약물치료로는 부작용이 심하게 생기거나 증상이 오히려 악화되는 식의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 QEEG와 종합심리검사입니다. QEEG(Quantitative Electroencephalography)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 눈을 감고 5~10분 뇌파를 측정한 뒤, 알파, 베타 파 등 각각 뇌파가 얼마나 강하게 나오는지와 그 양을 분류하고 해석하는 검사입니다. CAT처럼 집중하는 상황이 아니라,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집중력 문제와 함께 우울, 불안, 강박 등을 함께 파악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따라서 QEEG 검사를 하게 되면 동반된 문제에 대해 동시에 치료를 병행할 것인지, 동반된 문제를 반드시 먼저 해결해야 하는지, 예상되는 부작용을 먼저 조치할 것인지 등을 미리 검토할 수 있습니다. 

종합심리검사 역시 다른 부분을 보완해 줍니다. CAT나 QEEG는 검사자의 언어 지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 본인이 해야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오류가 집중력의 문제로 잘못 해석되곤 합니다. 또 동작 지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 역시 버튼을 누르는 동작 등 움직임에 문제가 생겨 집중력 문제가 아닌데도 잘못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종합심리검사 중 지능검사와 인지검사는 검사자가 직접 이런 것을 눈으로 확인함으로써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충동 조절의 문제나 성격적인 문제로 인한 수행 오류, 조울증 등 만성 정신질환에 의한 인지기능 저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종합심리검사입니다. 따라서 소아청소년의 경우 ADHD 진단을 위해서 종합심리검사를 반드시 실행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어떤 검사를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었던 검사가 나에게는 불필요한 경우도 있고, 타인에게 의미 없는 검사가 나에게는 꼭 필요한 검사인 경우도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학교 생활기록부를 가지고 와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며, 정신건강의학과가 아닌 다른 과에 가서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또 공부하는 책상 사진을 찍어 오거나, 하루에 마시는 카페인 음료의 양을 가지고 오라는 요청을 받기도 합니다. 집중력의 문제는 생각보다 여러 영역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각자 주치의와 상의를 하고 난 뒤에, 내가 받아야 하는 검사를 받으신다면 내가 가진 문제의 확인과 치료 모두 무난하게 흘러갈 것입니다.

삼성마음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김재옥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