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ㅣ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일러스트_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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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피드, 짧은 영상 콘텐츠로 가득한 디지털 환경은 우리의 뇌에 과도한 도파민 자극을 일으키며 일종의 ‘도파민 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도파민은 뇌의 보상회로를 활성화시켜 쾌감을 느끼게 하고, 반복적인 행동을 강화하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SNS 알림, 영상의 빠른 장면 전환, 게임의 점수 획득과 같은 자극은 이 보상회로를 지속적으로 과활성화시키며, 뇌가 점점 더 자극적인 정보에만 반응하게 만드는 구조를 형성합니다.

 도파민 과잉 자극은 주의력과 자기조절 능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반복적인 즉각적 보상에 뇌가 익숙해지면, 긴 시간 집중해야 하는 학습이나 업무에서는 만족감을 느끼기 어려워집니다. 이로 인해 만성적인 주의력 결핍, 학습 지연, 업무 효율 저하가 나타나며, 자신에 대한 불만과 좌절감이 쌓이기도 합니다. 또한 과도한 디지털 자극은 감정 조절 능력을 떨어뜨려 불안, 우울, 수면 문제를 동반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청소년과 청년층에서 SNS 사용 시간과 주의력 결핍, 우울감 간의 상관관계가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중독의 문제는 사용 시간 감소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뇌의 보상회로가 이미 과도하게 학습되어 있기 때문에, 금단과 같은 심리적 불편감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일정 시간 사용하지 못하면 초조함, 불안, 심지어 신체적 긴장까지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과 유사한 신경학적 원리에서 비롯되므로 체계적인 디지털 디톡스와 환경적 조절이 필요합니다.

 실질적인 디지털 디톡스 계획을 세우시려면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자신의 디지털 사용 패턴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기록하거나 알림을 제한하여 자신의 습관을 시각화하면 문제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습니다. 둘째, 보상체계를 재설계합니다.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디지털 자극 대신, 도전적이지만 의미 있는 활동에서 성취감을 느끼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운동, 독서, 악기 연주, 창작 활동 등 장기적 보상을 주는 경험이 뇌의 보상회로를 재학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셋째, 환경적 요인을 조정합니다. 알림을 끄고, 휴대폰을 다른 공간에 두거나 특정 시간대에는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규칙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족과 공동체에서 함께 규칙을 실천하면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지속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넷째, 주의력 훈련과 마음챙김 명상을 병행하면 집중력 회복에 큰 도움이 됩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의식적으로 한 가지 활동에 몰입하는 훈련은 뇌의 전전두엽 기능을 강화하여 충동적 반응을 줄이고 자기조절 능력을 높입니다.

 청소년의 경우 부모와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보다 디지털 자극과 현실 세계 활동의 균형을 맞추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긍정적 강화와 작은 성취 경험을 통해 즉각적 보상에 의존하지 않고도 만족감을 느끼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디지털 자극의 과잉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뇌를 재학습시키는 과정은 초기에는 불편하고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점차 집중력과 자기조절력이 회복되면 일상생활의 만족감과 성취감이 높아질 것입니다.

 

사당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최강록 원장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당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한양대 의과대학 학사, 석사
(전)의료법인 삼정의료재단 삼정병원 대표원장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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