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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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과 같은 사회적 관계에 있어 유독 자신의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꺼려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업무적 관계에서 만난 사람에게 굳이 자신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 필요하냐는 의견이 대부분이며, 그들이 개인적인 일상에 대해 물어보는 이유가 판단과 평가를 내리려는 경우가 많아 답을 하는 것이 꺼려진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많이 존재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특성을 보이는 사람들이 너무 개인적이고 자신의 속마음을 꺼내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들은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인관계에서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관계 조절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건강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은 타인과의 경계가 유연한 편입니다. 대상과 친밀도에 따라 깊이와 거리를 조율하며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는 인간을 신뢰하는 모습을 보이되 합리적인 의심을 할 줄 알기 때문에 친밀도에 따라 교류의 양상에 차이를 보이고,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상호 존중의 태도를 가집니다. 본인 스스로를 존중하는 자기 존중감뿐만 아니라 타인을 존중하기 때문에 상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들은 스스로에게 좋은 일이라 할지라도 상대는 싫어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하지 않으려고 하며, 상대와 나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를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기보다는 관점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상대와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할 줄 압니다. 상대가 고통을 느끼고 있다면, 그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의 삶에 조언을 주거나 방향성을 잡아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상대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려할 줄은 알지만, 상대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뒤에 서서 친절을 베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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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들은 높은 수준의 갈등 회복력을 보입니다. 친밀한 관계일수록 갈등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인데, 갈등을 통해서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갈등이 생겼을 때 시시비비를 가리려고 하기보다는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되, 무례하지 않은 모습을 보입니다. 즉, 상대를 배려하는 솔직한 태도를 보이고 자신의 기호, 취향, 관심사, 욕구 역시 표현하면서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 비슷한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본인 스스로가 하기 싫은 것에 대해서 단호하면서도 솔직하게 표현하며, 거절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원하는 것이 생긴다면 기다리기보다는 표현하고 이를 얻기 위한 행동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인관계에 있어 건강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가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좋은 사람이어야 하고, 상대 또한 배려를 받아들이고 그에 맞춰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줄 사람이어야 하며, 또한 동등한 위치에서 관계를 형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로가 조금의 노력을 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만 가진다면 또 쉽게 형성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진 채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봅시다. 

 

서대문봄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이호선 원장

[참고문헌] 홍종관. (2016). 효과적인 대인관계를 위한 공감적 이해에 관한 고찰. 초등상담연구15, 563-577.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대문봄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석사
한양대병원 외래교수, 한양대구리병원 임상강사
(전)성안드레아병원 진료과장, 구리시 치매안심센터 자문의, 저서 <가족의 심리학>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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