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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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민감성' 혹은 '대인민감성'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어느 정도 적당한 수준을 유지하면, 사회생활에 있어 타인의 욕구를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눈치와 센스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단, 그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자기 위축, 우울함, 과도한 긴장과 함께 높아진 불안을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타인민감성과 유사한 또 다른 개념이 거절(거부)민감성입니다. 거절민감성은 말 그대로 타인의 평가에 과도하게 반응하며,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거부당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반사적으로 과잉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잉반응으로는 그 상황에 마주하는 것을 피하고, 회피하거나 적대감을 표현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반면, 거절민감성이 낮은 경우도 존재하는데, 이 경우에는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수용 기대의 속성을 가지게 됩니다. 이들은 대인관계를 통해 자기인식을 긍정적으로 확립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긍정적 태도는 타인의 정서에 적절한 반응을 보이게 하여 바람직한 대인관계를 형성하게 해 줍니다. 

 그런데 만약 거절민감성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 대인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면, 타인과의 관계 형성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며 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외로움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운 감정 중의 하나로 슬픔이나 불안을 수반할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과 심리적 안녕은 물론이고, 신체적 건강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외로움에 대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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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적 감정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흔히 술이나 약물, 흡연의 행동을 할 수 있는데 이는 중독 행동을 야기할 수 있으며, 감정의 해소가 단기적으로 이뤄지는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좀 더 바람직한 방법을 활용해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어떻게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지에 대한 과정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은 수용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거절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자신의 모습을 솔직히 드러내지 못하게 하여 자신의 감정이나 정서를 드러내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타인과 진실된 관계를 맺고 신뢰감을 형성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는 정서적 소통이 필요합니다. 이들은 그런 것을 하지 못하기에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외로움을 호소하게 되는 거죠.

 즉,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보다 타인의 감정 및 생각을 우선하기 때문에,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일수도 있고, 본인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상대가 비난할 것이 두려워 억제하는 것 일수도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본인의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 세상에 존재하는 감정의 종류에 대해 학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감정들이 존재하는지 알아야 나중에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때, ‘내가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구나.’라고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평소와 다른 수준의 감정을 느끼는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상황이었는지, 무슨 감정을 느꼈는지 여러 감정 중 가장 크게 느껴진 감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하나의 상황에서도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꼭 하나의 감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여러 감정들을 다 적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후자의 경우라면 사람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마음을 편하게 다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대인관계에서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그 사람과 계속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 주고 싶다는 생각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억제할 수도 있죠.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맞춰 주기보다 오롯이 본인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이 상대와 더 친근한 관계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렇듯 솔직한 자기표현을 바탕으로 주변 사람들과 더욱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신림평온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전형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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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정지혜, & 정남운. (2015). 거절민감성과 외로움의 관계에서 정서표현 양가성의 매개효과. 청소년상담연구지23(2), 339-360.

 임애련. (2022). 거부민감성과 대인관계 문제 간의 관계: 정서인식명확성, 정서조절양식의 순차적 매개효과.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 23(12), 393-405.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림평온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국립공주병원 전공의 수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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