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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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창피를 당하거나 모욕당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도 아닌데 수치심이 느껴져 분노를 표출한 적 있나요? 보통 '화'라는 것은 짜증이나 부정적 감정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수치심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들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여기서의 수치심이란 학자마다 정의가 다양하지만, 보통 거부당하고, 조롱당하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는 고통스러운 정서이며, 당혹스러움(embarrassment), 굴욕감(humiliation), 치욕(mortification), 불명예(disgrace) 등을 포함합니다.

'수치심'이란 자신이 부족하고 결핍되었으며 부적절하고 무력하고 작다고 느끼는 고통스러운 정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Tangney, Wagner, Gramzow, 1992)

비슷한 개념인 죄책감과 구분하여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죄책감은 특정 사건에 초점이 맞추어져 특징적이며 상대적으로 덜 안정적인 요인으로부터 기인하는 반면, 수치심은 자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구체적인 타인이 필요하지 않으며 전반적이고 안정적인 요인에 기인하여 정서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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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결함이 있고, 쓸모없다는 느낌이 내재화 되어 타인과의 관계에서의 노출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무기력함을 느끼게 되면 수치심이 내면화되어 성격 특성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내면화된 수치심은 분노 표현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수치심은 자주 다른 감정으로 대치될 수 있으며, 주로 우울과 분노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개인이 수치심을 경험하게 되면 자기 전체가 부정되기 때문에 시선을 회피하고, 신체가 위축되며, 내적으로는 도망가거나 숨고 싶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려고 하게게됩니다. 반대로 수치심이 모욕감, 노여움, 분노로 전환되어 방어적으로 타인에게 잘못을 투사하고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Lewis, 1995) 이는 이후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지지를 받아 왔고 국내에서 이뤄진 연구들에서도 내면화된 수치심이 역기능적인 분노 표현 방식인 분노 표출 및 억제와 정적인 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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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치심에서 비롯된 분노를 통제해야겠다고 여기며, 수치심이 분노로 발전하게 되는 경로를 역추적하여 시작된 지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자신이 경험한 사고와 감정에 대해 다시 떠올려보는 것이며 어떻게 수치심에서 벗어나게 되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이후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과거의 경험이 반복되지 않도록 한다면 점차 분노를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장승용 원장

[참고문헌]

조영희, & 정남운. (2016). 성인애착, 기본 심리적 욕구 만족, 내면화된 수치심이 분노 표현 방식에 미치는 영향. 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28(1), 169-190.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인하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인하대병원 인턴 및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한국정신분석학회 정신분석적 정신치료 Master class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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