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사진_ freepik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나는 일이 있습니다. 어떤 분은 거의 매일 몇 시간마다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고 말하는 반면, 어떤 이는 분노라는 감정을 잘 느끼지 않는다고 답하기도 합니다. 분노를 느끼지만 이를 표현하지 않고 참아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화가 날 때마다 분노를 폭발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특성에 따라 분노를 느끼고 표현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누구든 살아가면서 분노를 터트리는 순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자신도 모르게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행동에 대한 통제력을 잃거나 훗날 후회할 말들을 내뱉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사람마다 감정을 보관하는 그릇이 있는데, 여기에는 우리의 마음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그릇은 풍선과 같이 탄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화가 나지 않았을 때는 수축한 형태이다가 화가 나면 팽창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팽창하다 더는 공간이 남지 않았다 싶을 때는 결국 터지는 양상을 보이며 화를 내고는 하죠. 끝도 없이 늘어나는 풍선이 없는 것처럼 언젠가 한계에 도달하게 되면 분노가 폭발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죠.

보통 분노 폭발을 하게 되면 이성적 인식의 완전 혹은 부분적 상실이 나타납니다. 즉, 분노가 폭발된 순간 자신이 한 말이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정상적인 자기 인식의 완전 혹은 부분 상실이 나타나 의식이 있어도 스스로 정상이 아니란 걸 느낍니다. 이러한 변화는 부분적으로 짧게 일어날 수도 있고, 완전 또는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행동 통제력 역시 완전 혹은 부분적으로 상실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폭력, 폭언, 기물파손, 심한 경우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가할 수도 있습니다.

분노는 보통 인지, 정서, 행동적 요인이 동시에 경험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인지적 측면에서는 인지적 과정과 사고 내용이 분노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위협적인 사건에 대한 평가와 귀인이 언어적 혹은 신체적 공격으로 이어질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정서적 측면에서는 부정적 감정들이 자율신경계의 활성화 또는 각성으로 경험되는 특성을 보입니다. 행동적으로는 신체적, 언어적 공격을 통해 표출하는 등의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사진_ freepik
사진_ freepik

 

분노 조절을 치료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인지행동치료적 접근이 가장 흔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분노에 대한 인지적, 행동적 증상에 대한 객관적 진단을 위해 도구를 통한 측정이 진행된 다음 치료 목표가 설정되기 시작합니다.

보통 인지, 정서, 행동으로 구분하여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데 인지적 목표에는 예를 들어 ‘내가 지시한 내용을 따르지 않는 것은 나를 무시하기 때문이다.’와 같은 사고를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것은 다른 상황적 요인들로 인한 것이다.’라고 수정하도록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정서적으로는 ‘분노라는 부정적 감정이 감소하도록 한다.’, 행동적으로는 ‘호흡 및 근육 이완 기술을 습득한다, 욕설이나 체벌 대신 적절한 의사 표현인 요청 언어, 비폭력 대화법을 사용한다.’ 등이 목표로 설정될 수 있습니다.

부정적 감정을 타인에게 표현하는 것이 순간적으로는 무언가 해소되는 느낌을 주겠지만, 결국은 스스로에게도 상대방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다줍니다. 정도가 심하고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분은  치료를 통해  좀 더 건강한 방식으로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정희주 원장
[참고문헌] 유경아. 성인 남성의 분노 사고 및 분노 표출 행동 변화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사례연구.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울역 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전)성동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의
전문의 홈 가기
  • 애독자 응원 한 마디
  •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살피려는 노력을 하기, 그리고 작은 목표를 달성했을 때
    ‘의식적으로’ 목표에 대해 보상하기. 중요한 내용을 많이 배워갑니다!"
    "근육을 키운다는 느낌으로 조금씩 실천해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