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즘과 같은 시대는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존감을 유지시키는 자기애가 중요하죠. 이는 대인 관계에 있어서도 긍정적 영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기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지나치게 되어 과장된 자신감을 보이고, 주변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지나치며, 공감이 결여된 특징을 보이는 경우 자기애성 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열망이 크기 때문에 높은 지위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교수, 사업가, 정치인, 기업인, 변호사 등의 고위직을 가진 경우가 흔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을 이용할 수 있고, 죄책감도 결여되어 있는 사이코패스적 경향을 가지고 있지만, 충동성 조절을 잘하고 사회 적응력이 높아 소시오패스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겉으로는 과도한 자신감을 보이고, 자신에 대해 과시적인 성향을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고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어 외현적, 내현적 자기애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명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진단을 내릴 때도 두가지 성향을 함께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해야 하며 유형에 따른 분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성격장애의 심리적 원인으로는 자존감(self-esteem)의 결함이 있습니다. 어린시절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해 자기상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단, 성장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친구 및 교사와 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자존감을 회복하고 성장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낮은 자존감이 고착화되고 자신의 미성숙한 부분에 대해 열등감을 가지게 되는 거죠. 이러한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정반대로 과장된 자기상을 만들어 내면서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특징을 보이게 됩니다. 타인에 대해서는 평가 절하하고 냉담한 모습을 보이면서 열등감을 경험하지 않으려 하고, 자신에 대한 비난은 회피해 버립니다.
보통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여, 타인의 평가에 예민한 모습을 보이죠. 명성과 부를 얻고자 하는 사회적 야망도 큰 편이라 성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노력이든 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 외 가정, 교우관계, 인간관계 등은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면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이코패스와는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치료에 거부적인 경우가 많아 효과가 좋지 않은 편입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일수록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해 치료를 받지 않으려는 성향이 크게 나타납니다. 이들은 치료를 하더라도 치료자가 뛰어난 사람이라고 믿어야만 참여한 경우가 있으며, 자신이 치료를 받을 만큼 치료자가 훌륭한 이력과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느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낮은 자존감을 높이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애써 인식하지 않고, 회피해 왔던 자신의 열등감 및 부족한 부분에 대해 직면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타인의 마음에 대해서도 고려하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추가적으로 우울, 불안, 충동 조절, 중독과 같은 문제를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서라면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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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정희주 원장
참고문헌
심상홍, & 이장한. (2012). 자기애 성격장애 척도의 요인 구조: 외현적 자기애 및 내현적 자기애와의 관련성 검증. 한국심리학회지: 사회 및 성격, 26(2), 87-100.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전)성동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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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살피려는 노력을 하기, 그리고 작은 목표를 달성했을 때
‘의식적으로’ 목표에 대해 보상하기. 중요한 내용을 많이 배워갑니다!"
"근육을 키운다는 느낌으로 조금씩 실천해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