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하여 적응하고 계신 분들도 있고, 어느덧 적응하여 익숙한 생활을 하시는 분들도 있으며, 새로운 회사로 이직하여 적응 과정을 거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회사에는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만큼 스트레스가 없을 수 없고, 이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퇴사를 결심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직장 내 다양한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인간관계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 정도를 한 공간에서 보내며, 동료나 후배, 상사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Hackman과 Oldham이 진행한 1976년 연구에 따르면, 직무 만족을 구성하는 요소로서 직장 내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이러한 대인관계는 직장 내 일을 하는 것과 관련된 동기부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습니다. 

 즉, 직장 내에서 팀원 및 구성원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여야 직무 만족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직장 내 대인관계는 크게 상사와의 관계 및 동료와의 관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상사는 대체적으로 연령이나 경력에 있어 본인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있으며, 인사권이나 업무 분장과 같은 권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 상호 신뢰의 정도나 친밀의 정도가 낮다고 느끼게 된다면 일을 하면서 느끼는 압박보다 더 큰 압박을 느끼게 됩니다. 

 동료와의 관계는 직장 생활 내에서 보편적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관계이기 때문에 관계가 좋지 않을수록 스트레스를 느낄 가능성은 커지게 되는 거죠. 후배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스트레스가 유발될 수 있는데, 보통 지시 사항에 대해 불복종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 본인의 업무 과정에 대한 정보 전달 능력 부족, 상사의 능력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 태도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단, 직장 내 스트레스와 관련된 한 연구에 따르면, 상사와 동료와의 관계에서 유발된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는 직무 만족도와 직무 몰입도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상사와의 관계가 더 큰 영향을 미친 반면 부하와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이는 위계질서가 중시되는 조직문화가 반영된 결과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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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옆자리 동료가 본인의 일을 떠넘겨서 화가 나셨나요? 상사의 부당한 업무 지시로 야근을 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셨나요? 혹은 팀원이 자신의 잘못을 떠넘기는 태도에 억울함을 느끼셨나요? 힘든 하루를 버텨온 여러분 스스로에게 ‘정말 고생했어. 오늘 하루도 이렇게 끝났네.’ 라는 위로의 한마디 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조직 차원에서도 직장 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이를테면 직장 내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직원들의 신체적, 심리적 건강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무기력감 등을 예방하기 위한 신체건강관리 프로그램, 분노나 슬픔과 같은 정서적 우울감을 예방할 수 있는 감정훈련 프로그램, 상사 및 동료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당산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이성찬 원장

[참고문헌] 이소희, 김성희. (2019). 직장 남성의 우울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직장 내 대인관계 스트레스와 가족관계 스트레스를 중심으로. 한국가족자원경영학지. 7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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