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흰색에 가까운 머리칼과 구부정한 등허리 등 익숙한 노인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시기를 쇠퇴기로 생각해왔지만, 인간의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노년기 또한 길어졌다. 그에 맞춰 노년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환경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성인발달과 노화 분야의 선구자인 버니스 뉴가튼(Bernice Neugarten)은 새로운 인생 주기의 개념을 받아들이며 노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노년기를 전 노년기(55세~75세)와 후기노년기(76세~85세)로 구분하고, 젊고 건강한 전 노년기의 역동성을 강조했다.


‘신노년’은 전통적인 노인층과는 구별되는 생산적이고 활기찬 젊은 노인계층을 일컫는 용어다. 의미 있는 사회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자아실현을 추구하기도 한다. 이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전통적 노인층보다 개방적이고 모험적인 성향을 가진다. 자기표현과 사회참여의 욕구가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다양하고 활발한 노년층의 모임을 보면, 신노년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각종 취미와 스포츠를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유투브 등 신문화를 습득한다는 면에서도 그렇다. 신노년은 자기 자신을 챙기고, 인생을 즐긴다는 것을 뜻하며, 이는 성공적인 노년으로 그 의미가 이어진다.

사진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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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 노년(Successful Aging)의 일반적인 개념은 이러하다.
1. 단순한 수명연장이 아닌 건강한 노년
2. 장애 없는 노년
3. 존엄성이 유지되는 노년


장애가 있으면 뭐 어떤가 싶기도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점은 ‘존엄성이 유지되는 노년’이다. 이는 본인이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공적인 노년이란 결국 자신을 위한 삶을 꾸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설의 액션 배우이자 영화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Eastwood)는 거장 감독으로서 <크라이 마초>라는 영화를 내놓았다(2021년 08월 기준).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그의 나이는 90세(1930년생)이다. 그가 고령의 나이에도 영화를 만드는 일을 쉬지 않는 것은 자신의 존엄을 지키는 일일 것이다.


엄마는 오늘도 자전거를 타고, 유투브를 시청한다. 그리고 내게 전화해 친구와 있었던 서운한 일을 이야기한다. 나는 콧노래 부르며 자신의 삶을 즐기는 엄마를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60대의 엄마 속에서 그동안 미처 몰랐던 젊은 모습의 엄마가 피어난다. 그 과정을 보는 일은 내게도 뜻 깊고 어쩐지 애틋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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