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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가 끝난 지금 아이들,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1.23 11:34

[정신의학신문 :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대입이 끝나고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는 아이들은 지금 어떤 마음일까요?

A. 3가지 부류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허탈한 아이들, 소수의 만족한 아이들, 극소수의 성공한 느낌을 갖는 아이들 이렇게요.

입시가 모든 것인 아이들은 허탈해집니다. 일정 기간은 결과를 소화하느라 정신이 없겠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 목표를 채울 것을 찾아야 하죠.

인간은 자신의 행동의 의미를 찾는 유일한 동물입니다. 대학 입시라는 목표와 나의 서열 확인이라는 목표와 의미가 사라진 거죠. 그걸 대체할 것을 찾아야 하죠.

이 작업이 그리 쉬운 작업은 아닙니다. 부모와 사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사진_픽셀


Q. 그럼 대학에 가게 되는 아이들은 뭘 준비하도록 해줘야 할까요?

A. 첫 번째,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건 현실에 대한 환상을 확인하고 그 환상을 직면하게 도와줘야 합니다.

대학에 간 청소년들은 대부분 실망합니다. 그럴 법도 한 것이 아이들에게 대학은 그야말로 이상향이었지요.

아이들은 대학을 바라보며 '내가 대학만 간다면...'이란 생각을 하고 살도록 강요받았습니다. 환상만을 갖고 살게 된 것이죠.

그렇지만 대학은 그런 이상적인 곳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자유와 성장을 억제하면서 마치 대학은 아이들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인 것처럼 생각하게 합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죠. 지나친 실망은 적응을 방해하고 감정적으로도 불행해지게 합니다.

아이들에게 대학은 기회가 주어진 땅이 맞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 부모가 알아서 관리해주고 챙겨주는 그런 기회의 땅이 아닙니다. 자신이 스스로 찾아야 하고 투자해야 되는 곳이죠.

비유하자면 이전까지는 적금을 넣었다고 이제는 투자 상품에 투자해야 하는 삶입니다. 그러니 위험도 따릅니다. 그냥 뭐든지 알아서 해 주는 곳이 아님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 정말 좋은 기회가 뭔지 알게 해 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주관이 되어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가정에서의 삶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생각보다 학교에서의 삶은 자유롭지 못합니다.

하지만 대학은 비교적 자유롭죠. 그리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늘어납니다. 부모의 규제도 줄어들죠.

선택하고 노력한 만큼 가져가는 곳이 대학입니다. 그리고 인생입니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그걸 알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행착오는 필수적이니까 아이들에게 실패에 대해서 너무 실망하지 않도록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Q. 대학에 가지 못한 아이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도와야 할까요?

A. 다시 입시에 들어가야 하는데 얼마나 힘들겠어요. 우선 위로를 해야지요.

지금 잘못을 분석하고 이해하자고 하는 건 넘어진 아이들을 밟는 것입니다. 답답하고 힘들어도 조금 이해하고 지켜봐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입시의 문제점은 너무 좁은 영역의 능력만으로 모든 것을 다 결정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많은 부모들은 이전에 하던 한 번의 시험으로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시지만요.

이 제도의 문제는 단지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 능력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많은 기술이 필요하고 사회에는 다양한 영역에서 특색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금의 입시는 그런 능력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반영하지도 못하지요.
 

사진_픽사베이


이걸 부모님은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비록 시험이라는 특정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해도(아이가 시험에 능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다른 부분에서 능력이 있다는 걸 인정(혹은 칭찬)해 주어야 합니다.

아이는 이미 사회로부터 평가를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에 대한 평가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소수의 아이들만 만족하는 시스템이죠.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한 사람은 행복하기 어렵습니다. 실패했을 때야 말로 부모가 자녀에게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현실에 근거하되 실의에 빠진 아이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해주세요. 너무 근거 없이 낙관적인 말은 오히려 반감을 사게 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그래, 네가 이번 시험은 만족하기 어려운 것 같다. 그건 어쩌면 정직한 거야, 하지만 시험을 못 봤고 대학에 못 갔다는 게 네가 이 사회에 부족한 인간이라는 건 아니란다."

말뿐 아니라 실제로 이렇게 생각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대학 입시에 실패한 거지 인생에 실패한 게 아니니까요.

자칫 이렇게 인식이 되면 등수 안에 들지 못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죠. 이런 생각을 갖고 살면 어떤 것도 도전하지 못하고 도전을 하더라도 너무 긴장하게 됩니다. 자신에 대한 비관적인 생각은 덤으로 갖게 되죠. 

 

사실 공부하라고 하는 이유가 행복하라고 하는 건데요. 공부에 집착하게 되면서 행복은 간데없고 패배감과 분노만 자리하게 되죠. 그래서 '왜 공부를 하게 한 걸까?'에 대한 생각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공부는 재능입니다.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으로 보시지 마시고 아이가 부족한 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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