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묵은 것이 끝나고 새것이 시작되는 건 축복이지요. 잘못하고 후회했던 것들 다 떨치고 새로 시작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겁니다.

마치 뱀이 묵은 비늘을 벗고 새 비늘을 갖는 것처럼 새해가 시작되는 건 또 다른 기회가 온 것 같은 기분을 갖게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깁니다.

하지만 이를 어쩌죠. 3일이 지나지 않아 결연한 의지는 사라지고 실패의 쓴맛을 맛보게 됩니다.

예전부터 이런 일이 많았으니 고사성어까지 생겼겠죠?

왜 이렇게 될까요? 하나하나 생각해 보죠.
 

사진_픽셀


첫째로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세웠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성과나 행동을 너무 비난하게 되면 스스로의 행동에 엄격하게 됩니다.

지난해에 새벽 운동을 일주일에 한 번 한 분이 있다고 하죠. 자신에게 너그러운 분은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작년에 그렇게 바쁜 중에도 한 번씩은 운동했어. 올해는 2번만 해도 좋겠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이 용납이 안 되는 분은 이렇게 말하겠죠.
"1번이 뭐야, 올해는 적어도 4번은 갈 거야."

누구의 목표가 더 현실성 있나요? 자신의 행동을 너그럽게 보고 그 행동에 맞는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두 번째는 쉽게 포기하는 성향이 있는 경우입니다.

세분하면 참을성이 적은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 작은 실패를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계획을 수정하고 다시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획은 고쳐가면서 가면 됩니다. 그런데 무턱대고 처음에 세운 계획만을 고집하면 중간에 작은 문제가 생겨도 포기하고 손을 놓게 되는 경우가 있죠. 이런 경우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진 분들에게서 많이 발생합니다.

완벽해야 되고 절대로 흠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이런 생각이 우리를 채찍질하고 근면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만 지나치면 융통성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작은 실수가 생겨도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고 비난하게 되죠.

내 행동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검사를 마음속에 두고 있는 겁니다. 작은 실수에도 자신을 비난하고 공격하다 보면 계획을 지속할 힘을 잃게 되죠.
 

사진_픽셀


실수는 누구나 하게 되어 있습니다.

성공하는 사람은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실수한 자신을 용서하고 다시 일어나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누구도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새해 어떤 계획을 세우셨나요?
혹시 계획대로 안 되었다고 좌절하셨나요?

 

차이고도 쿨하게 다른 사람 찾으면 되지 뭐, 이번에는 내가 뭘 잘못했을까? 하는 마음을 갖는 사람이 연애의 고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에 계획이 잘 안 되었다고 해도 좌절하지 말고 계획을 조금 수정하세요. 그리고 차근차근해 나가면 됩니다.

다시 시작하세요.

당신은 실패자가 아니라 도전자입니다.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