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안녕하세요? 중학생 아이가 ADHD 진단을 받고 약 복용을 시작하였습니다.

Methylphenidate를 일단 써 보자고 하셔서 시작하였습니다. 걱정이 너무 많이 되고 약의 부작용을 읽어보면 잠이 안 올 지경입니다.

어떤 류의 부작용이든 만약 생긴다면 투약을 중지하면(물론 의사선생님과 상의하여) 모든 부작용은 사라지나요? 혹시라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만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나요?

약을 끊었을 때 약물중독문제(의존성, 내성 등등)가 생기지는 않을까요?(저희 아이도 이걸 걱정하고 있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A) 안녕하세요. 자제분이 ADHD 진단을 받고 약물 복용을 시작하였군요. 약물에 대한 불안이 있으셔서 글을 남겨주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많은 분들께서 다른 신체질환에 의해 복용하는 약물에 대해서는 커다란 근심이 덜 생기는 데 비해, 정신건강의학과 약물에 대해서는 근심이 더 큰 경향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임상의로서 환자분들과 대화를 해보면 신체질환에 의해 복용하는 약물과 정신질환에 의해 복용하는 약물에 대해 다른 태도를 가지고 계신 것을 쉬이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봤을 때, 다른 신체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쓰는 약물과 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쓰는 약물을 달리 여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소화기를 치료하기 위해 쓰는 약물이 뇌에 작용하기도 하고요, 정신건강의학과에 쓰는 약물이 소화기계에도 작용하기도 합니다. 뇌도 신체 기관의 일부일 뿐이기 때문에, 다른 신체 기관과 다른 무엇으로 여길 필요는 없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쓰는 약물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쓰는 모든 약물은 부작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에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보다 그 약이 주는 benefit이 크다면 복용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이득이 되겠지요. 그래서 약물을 처방하고 쓰는 것입니다. 자제분도 ADHD를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것은 상기 이유 때문입니다. 부작용이 없어서가 아니라, 부작용이 주는 해악보다 약물의 효과가 주는 이득이 더 커서입니다. 그러므로 '꾸준히 잘 치료받는 것은 자제 분을 위해 좋은 일이다'라고 생각해주시는 것이 좋을 거 같습니다. 

Methylphenidate의 흔한 부작용은 두통, 불면, 구역, 식욕감소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부작용의 정도는 심하지 않은 편이며, 일반적으로 감내하기 힘든 정도의 부작용은 잘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만약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부작용이 일어난다면, 대체할 수 있는 약물도 있으므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합니다. 지속적으로 심각하게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는 약물이 아니오니, 크게 걱정을 안 하셔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약물 중독 문제에 대해 걱정이 된다고 하셨는데요. 의사가 처방해주는 복용법을 지켜주신다면 약물 중독에 대한 걱정도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일반적인 복용법을 지켜주신다면 약물중독이 문제가 될 소지는 거의 없습니다.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 하에 치료를 지속하신다면 글쓴이 분께서 걱정하시는 일들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부작용은 적고, 효과는 크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받아들여주시면 자제분을 치료하는 것이 조금 더 편안하게 다가와지시리라 생각합니다. ADHD도 '뇌라는 신체기관’에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생겨서 일어난 병일뿐입니다. 다른 내외과적 질환을 치료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여겨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아무쪼록 꾸준히 잘 치료받으셔서 자제분이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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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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