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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s Mail] 대인관계가 너무 어려워요. 도와주세요
이준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8.09.15 01:07

[정신의학신문 : 이준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안녕하세요, 저는 중3 여학생입니다. 우연히 정신의학신문을 알게 되었고 제 상황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어서 정신의학신문에 한 번 적어봅니다. 저는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한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마지막에 친구 문제가 터졌어요. 3학년 때는 친구들에게 은근히 따돌림을 받아왔고 5학년 때는 반에 있던 여자애들 모두에게 왕따를 당했습니다. 내가 뭘 잘못한지도 모르고 이틀 학교를 안 간 사이 애들이 저를 외면했어요.

혼자 있는 게 익숙해질 때 6학년으로 올라갔고 저는 '나를 바꿔보자'하고 학교에 인기 있는 애들의 행동을 흉내 냈어요. 크게 웃고 과장되게 행동하고.. 오버하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래도 주변에 친구들이 많이 생겼어요. 생전 말도 안 해본 남자애들과도 친해지게 되었어요. 그런데 또 학기 말쯤에 제가 말하면 안 되는 비밀을  실수로 말해서 힘들게 사귀었던 친구들이 다 돌아섰어요. 남자애들은 다 들리게 저를 욕하고 비웃고 조롱했어요. 학교생활 중 저에게 가장 행복했었던 때여서 그런지 6학년 때 당했던 왕따는 저를 더 힘들게 했어요. 제 자신이 너무 밉고 원망스러워 처음에는 인형에 커터 칼로 난도질하던 게 제 몸으로 옮겨왔고 그때부터 자해를 하게 되었어요.

사진_픽사베이


시간이 흘러 중학교 입학을 했고 다시는 초등학교 때처럼 되지 않으리라 생각해 더 오버하고 다녔어요. 집에 오면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자괴감도 들었지만 주위에 친구가 많이 생길수록 저는 점점 이런 생활에 만족했어요. 그런데 또 학기 말쯤에 친구 사이에 문제가 생겼고 평생 갈 친구들이라 믿었는데 한 순간 돌아서는 모습을 보고 ‘세상에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라고 느꼈어요. 2학년 때는 주위에 친구들이 있었지만 ‘어차피 또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텐데 내가 상처를 받지 않게 내가 그냥 멀어지자’라는 생각이 들어 나그네처럼 그냥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면서 혼자 다녔어요. 3학년은 학기 초에 친구들에게 다가갈 기회를 놓쳤어요.

부모님이 많이 싸우시는데 한 달에 한 서너 번은 싸워요. 아빠가 엄마를 때리고 물건 집어던지기도 해요. 학기 초반에 아빠가 집을 나가고 엄마는 저랑 동생만 없었으면 진작 집 나갔다면서 너네 때문에 내가 네 아빠랑 산다고 하며 우시고... 아빠가 집을 나간 사이에 아빠 행동이랑 제 행동이랑 비교하면서 누구 딸 맞네 진짜 꼴 보기 싫다 하며 아빠 따라가라 그런 말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아빠도 엄마도 동생을 더 좋아해서 거실에는 세 명이 있고 저 혼자 제 방에 있는 경우가 많았고 엄마의 그런 말들이 익숙해서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하하.... 적다 보니 딴 데로 샜네요.. 지금은 아빠가 다시 돌아왔어요.

하여튼 제가 그때 상처를 되게 많이 받은 건지 이때까지 쌓인 게 터진 건지 갑자기 숨이 막 안 쉬어지고 사람들이 많은 곳을 가면 무서웠어요. 원래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고 집 밖에 잘 안 나가지만 그때는 유독 더 무섭고 거기 있다가 돌아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도 어찌어찌 학교 상담 선생님과 상담도 하고 엄마도 몇 번 학교로 불려 가서 그런지 저를 걱정해 기분전환하러 바다도 데려가고 해서 지금은 숨 쉬는 게 조금은 편해졌어요. 그래도 아직은 사람 많은 곳이 무섭고 원래 밖에 잘 안 나가는 집순이였는데 제 스스로가 나 히키코모리 아닌가 할 정도로 학원이나 학교 아니면 밖에 나가지 않고 하루 종일 집에만 있어요.

또 교복 입은 남자애들을 보면 눈 마주치기 무섭고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돌아가고 싶고 쟤네가 나를 못 봤으면 좋겠다, 어디 숨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반이나 학원에서 애들이 모여서 얘기하면 내 얘기하는 것 같고 웃으면 나를 비웃는 것 같아요. 이렇게 생각하는 게 최근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쟤들이 내 얘기를 하는 게 맞아'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런 상황을 버티지 못해서 학교에서도 조퇴하고 오는 경우가 많고 학원도 아프다 하고 집에 오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저 어떡하죠? 학교를 계속 조퇴하니까 성적이 많이 떨어지고 하루 하루가 우울하고 아무 데도 나가고 싶지 않아요. 할 수만 있다면 집에 숨어있고만 싶어요. 이런 저 바뀔 수 있을까요?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떻게 제 이런 생각들을 없앨 수 있나요?

 

A) 안녕하세요. 많이 답답한 마음에 글을 남겨주신 거 같습니다. 해결하고 싶은데 해결책은 모르겠고, 답답한 마음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그만큼 제 짧은 글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답글을 달고자 합니다. 

일단, 중학교 3학년 학생이라고 하니, 대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내 문제를 빨리 인지하고 빨리 교정하고 싶은 마음을 가졌다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노력하지 않으면, 지금의 대인관계나 여러 모습들이 고착이 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교정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지금 인지하고 용기를 내신 것만 해도 저는 글쓴이 분의 큰 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더 응원하고 싶네요. 

 

대인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많이 호소하셨는데요. 써주신 글에서 인상적인 단어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오버'인데요. 글쓴이 분의 대인관계 패턴을 보면, '오버'를 해서 친구들을 좀 사귀다가 시간이 지나면 친구들이 떠나가는 패턴인 거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처를 받지 않으려고 혼자 지내보기도 하고, 그러다 외로우면 또 '오버'를 통해서 친구를 사귀고 또 상처를 받고, 이런 패턴들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 '오버'가 잘못 꿰어진 첫 단추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오버'를 통해 '순간적으로는' 친구들과 가까워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오버'라는 태생적 한계 상 길게 가기가 어렵습니다. '오버'라는 말 자체는 '내 모습이 아니다'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대인관계를 잘 하기 위해서는 '내 모습'과 가장 가깝게 타인들과 상호작용하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이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사진_픽셀


"내 모습 그대로 대인 관계를 했는데 항상 실패했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요?"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이렇게 반문을 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본인이 지금 알고 있는 '내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이 맞을까요?"가 그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진짜 내 모습'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대인관계에서 실패를 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어려운가요? 저도 짧은 글로 다 전달드리기는 어려운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쓴이 분이 대인관계에 대해 글을 쓰시다가, 딴 데로 흘렀다고 언급하신 부분이 있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느낌에는 '딴 데'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빠도 엄마도 동생을 더 좋아해서 거실에는 세 명이 있고 저 혼자 제 방에 있는 경우가 많았고'라고 기술해주셨는데요. 이것과 관련된 불안감이 대인관계에서 많이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저는 높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더 자세한 상담을 해봐야 더 명확히 알 수 있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제한된 상황에서 최대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불안감 때문에 대인관계에서 초조해지고 실수도 많아지고 악수를 두는 경우도 생기고(사람은 불안이 심하면, 모든 수행능력이 감소합니다), 그것이 부정적인 피드백이 되어서 '내'가 생각하는 self image가 더 나빠지고, 이로 인해 자존감이 떨어지고, 대인관계에 대한 불안은 더 커지고, 악수를 두는 경우도 더 늘어나고(사실 오버도 저는 악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대인관계의 실패는 더 늘어나고, 자존감은 더 떨어지고..... 지금까지의 기술들이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악순환이 되고 있지 않나요? 글쓴이 분의 현재 상태가 상기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것은 가정에 불과하고 짧은 글로서 드릴 수 있는 최선입니다. 더 명확한 것을 위해서는 더 자세한 상담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그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아빠, 엄마, 동생 사이에서 느꼈던 불안감을 다루어주는 것이 먼저일 수 있습니다. 그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다면, 대인관계가 더 편안해지고, positive loop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글쓴이 분의 이후의 삶은 대인관계도 편해지고, 따라서 자존감도 올라가고, 대인관계는 더 편해지고, 자존감은 더 올라가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글로 문의를 주셨고, 짧은 글로 답변을 드렸기 때문에 말씀드렸던 부분이 정답이 아닐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우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해보신다면 도움이 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해지시기를 늘 응원하고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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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kpdco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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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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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성777 2018-09-15 08:36:12

    안녕하세요 중3학년 여학생이 현상황에 처한 어려운 사실관계에서 우선 가족 구성원의 관계에서 부모의 불협화음 다툼 등등등 생활이 어려운 처지에서 더구나 여중3학년 학생이라면 공부도하고 남자 친구도 만들고 싶은것믄 어느 누구나 가질수 있는 인권리 인것인데 세상이 썩어서 돈 명몌 권력에 미치고 환장한 족속들 욕심많고 욕망가득찬 인간 쓰레기들이 판을쳐서 세상 사회를×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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