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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인간의 사회성이 유인원보다 높은 건 도파민 때문?
양병찬 기자 | 승인 2018.05.15 07:33
Male chimpanzees signal their aggression when they display their big canines, in contrast with humans, who show small canines when they smile/ @ Anthropology Blog

인간은 궁극적인 사회적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자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고,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며, 만원 버스에서 모르는 사람과 가벼운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 말이다. (만약 침팬지를 만원 버스에 들여보내면, 십중팔구 산 채로 하차하지 못할 것이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독특한 사회적 지능은 간단한 뇌화학적 문제에서 비롯되었을 거라고 한다.

 

뇌 크기의 뚜렷한 차이를 제쳐놓고, 신경해부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인간과 다른 영장류의 뇌 사이에서 다른 중요한 차이를 찾으려고 노력해 왔다.

1960년대에 컬럼비아 대학교의 자연인류학자 랠프 홀로웨이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시했다: "지금으로부터 600만 년 내지 2백만 년 전 초기 인간 조상들이 직립보행을 하고, 도구를 사용하며, 좀 더 복잡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때, 인간의 뇌는 화학(chemistry)과 배선(wiring)을 재조직했음에 틀림없다. 그 시기는 뇌가 확장되기 시작한 180만 년 전보다 한참 전이었다."

참 좋은 이야기다. 그러나 고인류의 두개골에는 신경전달물질이 보존되어 있지 않으니, 그 변화를 어떻게 연구한다?

 

한 가지 방법은, 오늘날 살고 있는 인간과 다른 영장류 사이에서 신경화학(neurochemistry)의 핵심적 차이를 찾아보는 것이다.

미국 오하이오 주 켄트 주립대학교의 메리 앤 라간티 박사(생물인류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뇌은행과 동물원에서, 자연사한 6개 종(인간, 갈색꼬리감기원숭이, 돼지꼬리원숭이, 올리브개코원숭이, 고릴라, 침팬지) 38 개체의 뇌조직을 수집했다.

그리고는 기저핵(basal ganglia)을 잘게 썰었는데, 기저핵이란 뇌 기저부의 선조체(striatum)라는 영역에 존재하는 신경세포 및 섬유 다발이며, 선조체는 뇌의 다른 부분에서 오는 운동·학습·사회행동과 관련된 신호를 중계하는 일종의 어음교환소(clearing house)이다.

 

연구진은 뇌 절편들을 화학물질들로 염색했는데, 이 물질들은 사회적 신호 및 협동 행동에 대한 민감도와 관련된 상이한 신경전달물질들(도파민, 세로토닌, 신경펩타이드 Y 등)과 반응한다. 다음으로, 그들은 뇌 절편들을 분석하여 영장류들이 살아있을 때 방출되었던 신경전달물질들의 상이한 수준을 측정했다.

 

비교분석 결과, 인간과 유인원의 기저핵에는 다른 영장류들에 비해 세로토닌과 뉴로펩타이드 Y(neuropeptide Y)가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다른 유전자 발현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참고 1), 인간의 선조체에서는 유인원보다 극적으로 많은 도파민이 발견되었다. 또한 인간은 고릴라나 침팬지보다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아세틸콜린은 지배적이고 텃세 부리는 행동과 관련된 신경화학물질이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1월 22일 자 《미학술원회보(PNAS)》에 기고했다(참고 2). "도파민이 많고 아세틸콜린이 적다는 것은, 인간을 다른 종들과 구분해 주는 핵심적 차이다"라고 라간티 박사는 말했다.

사진_픽사베이

"이러한 신경화학적 차이는 인간의 다른 진화적 변화들(예: 일부일처제와 언어 발달)에 시동을 걸었을 것이다"라고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켄트 주립대학교의 오언 러브조이 박사(고인류학)는 말했다.

러브조이 박사는 호미니드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신경화학적 가설을 제시했는데, 그 내용은 "암컷은 '외향적이지만 공격성이 지나치지 않은' 수컷들을 선호했으며, 다른 수컷들과 잘 협동하는 수컷들은 사냥과 식량 채취에서 성공적이었다"는 것이다.

"인류의 조상들은 협동을 더 잘하게 됨에 따라 도구 제작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궁극적으로 언어를 발달시켰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도파민 수준 상승에 힘입은 되먹임 고리(feedback loop) 때문이었다. 협동은 탐닉적이다"라고 라간트 박사는 말했다.

러브조이 박사에 따르면, 이 같은 신경화학 변화는 440만 년 전, 고인류의 일원인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Ardipithecus ramidus)가 에티오피아에 살 때부터 이미 존재했었다고 한다.

공격적인 과시 행위를 하며 입을 쩍 벌릴 때 커다란 송곳니를 드러내는 침팬지와 달리, A. 라미두스는 송곳니가 작았다. "그것은 A. 라미두스가-오늘날의 남자 사람들처럼- 미소를 지을 때 협동 신호를 보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러브조이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도파민이 많다는 걸 인간의 사회적 행동 진화와 결부시킨다는 건 커다란 비약이다. 뇌의 신경화학은 너무나 복잡하고, 도파민은 수많은 기능에 관여하므로, 자연선택이 고수준의 도파민을 선호한 이유를 정확한 알기는 힘들다. 심지어 그건 다른 적응의 부수적 효과일 수도 있다"라고 독일 두트비히 막시밀리안 대학교의 볼프강 에나르트 박사(진화유전학)는 말했다.

"그러나 다른 연구자들이 뇌의 유전자 발현 차이를 연구하고 있을 때(참고 3), 때마침 연구진이 영장류의 신경화학 차이를 어렵사리 정량화한 것은 중요하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라간티 박사도 에나르트 박사의 지적에 동의하며, 현재 보노보의 뇌조직 연구를 위해 연구비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 참고문헌

1. http://science.sciencemag.org/content/358/6366/1027

2. http://www.pnas.org/content/early/2018/01/12/1719666115

3. http://www.sciencemag.org/news/2017/11/lab-grown-minibrains-are-revealing-what-makes-humans-special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8/01/dopamine-may-have-given-humans-our-social-edge-over-other-apes

 

글쓴이_양병찬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기업에서 근무하다 진로를 바꿔 중앙대 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했다. 약사로 일하며 틈틈이 의약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글을 번역했다. 포항공과대학교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바이오통신원으로, <네이처>와 <사이언스>등에 실리는 의학 및 생명과학 기사를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하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에 가면 매일 아침 최신 과학기사를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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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기자  info.psynews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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