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공유되는 정보를 분석해본 결과, 사람들은 진짜뉴스보다 가짜뉴스를 리트윗하는 경향이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 가디언(참고 1)

300만 명의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 12만 6천 개의 뉴스가 유포되는 과정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가짜뉴스는 진짜뉴스보다 더 빨리 더 널리 퍼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이번 논문은 지금껏 발표된 논문 중에서 SNS에서 퍼지는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를 가장 포괄적으로 설명했다"라고 MIT의 딘 에클레스 박사(사회과학)는 논평했다.

가짜뉴스는 가십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그 확산은 소셜미디어 시대에 특히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가짜 이야기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부풀려지는 게 상례인데, 이와 관련하여 '프란시스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선 후보를 지지한다'는 주장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예컨대 '도널드 트럼프의 2016 미 대선 깜짝 승리'나 '영국의 브렉시트'에 가짜 스토리가 기여했는지 여부는 뜨거운 논쟁에 휩싸여 있는데, 그 결론의 향방은 부분적으로 가짜뉴스가 전파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달려있다"라고 3월 8일 《Science》에 실린 연구를 지휘한 MIT의 사이넌 애럴 박사는 말했다(참고 2).

 

애럴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여섯 개의 확립된 팩트체커(fact-checker)에 의존하여, 트위터에 떠도는 뉴스들을 진짜와 가짜로 분류했다. 그들은 트위터에서 제공받은 데이터를 이용하여, 2006년부터 2017년 사이에 300만 명의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 유포된 12만 6천 건의 뉴스들을 이런 식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팩트체커에서 95-98%의 신빙성을 인정받은 뉴스들은 가짜뉴스보다 느리게 전파되며, 더 적은 사용자들에게 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가장 인기 있는 진짜뉴스도 천 명에게 도달하는 경우가 드문 데 반해, 상위 1%에 속하는 가짜뉴스는 천 명 내지 만 명에게 거뜬히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00명에게 도달한 뉴스들을 비교해 보니 가짜뉴스는 진짜뉴스보다 여섯 배 빨리 도착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연구진의 분석모델에 따르면 거짓이 리트윗 될 확률은 진실보다 70% 높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사진_픽셀

연구진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트위터에서 자동화된 '봇 계정(bot account)'을 색출했는데, 이 계정들은 지금껏 뉴스가 전파되는 과정을 왜곡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다. 그러나 봇 계정들을 배제하고 다시 분석을 해봐도, ‘진짜 사람’이 생성한 가짜뉴스는 여전히 진짜뉴스보다 더 빨리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발 없는 말'의 천 리 가는 속성이 인간의 행동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문제는 사람이다(참고 3)

트위터에서 가짜뉴스를 마구 퍼나르는 주범은 로봇(자동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이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가짜뉴스가 들어있는 트윗(오렌지색)보다 진짜뉴스가 들어있는 트윗(청록색)을 더 널리 더 빨리 퍼나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트윗의 참신성(novelty)을 정량화해 봤다. 그랬더니 가짜뉴스의 참신성 점수는 일군(一群)의 무작위 트윗 중에서 단연 발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트윗 중에 포함된 단어들을 분석해보니, 가짜뉴스는 공포, 역겨움, 놀라움의 감정을 자아내는 반면, 진짜뉴스는 슬픔, 기쁨, 신뢰 등의 감정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뉴스가 더 많은 관심을 끄는 이유는 공포, 역겨움, 놀라움의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며, 특히 참신성이 높아 솔깃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과연 그럴까?>

이번 연구결과가 '가짜뉴스에는 뭔가 악용될 만한 속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할까? 이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셜 네트워크 전문가 던컨 와츠의 대답은 '아니올시다'이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특정한 스토리의 침투성(penetration)을 그 내용과 결부시키기는 힘든 것 같다(참고 4). 특정한 스토리가 얼마나 퍼져나갈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진짜뉴스가 멀리 도달하지 않는 것은, 사용자들이 '단순한 리트윗'을 하는 게 아니라 1차 출처(primary source)를 링크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반면에 가짜뉴스의 경우, 사람들은 리트윗을 통해 마구 퍼나르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진짜뉴스는 분수에서 나오지만, 가짜뉴스는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분출하는 셈이 된다"라고 와츠는 말했다.

요컨대, ‘가짜뉴스가 문제라는 주장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그런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와츠의 지론이다. "'온건파와 강경파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요 원천에서 나오는 타당성 높은 뉴스를 소비한다'라고 보고한 연구결과도 발표되어 있다. 트위터에서 언급되는 가짜뉴스에 기겁하는 것은 통상적 반응이 아니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www.theguardian.com/technology/2018/mar/08/scientists-truth-fiction-twitter-bots

2. Vosoughi, S., Roy, D. & Aral, S. Science 359, 1146–1151 (2018); http://dx.doi.org/10.1126%2Fscience.aap9559

3. http://www.sciencemag.org/news/2018/03/fake-news-spreads-faster-true-news-twitter-thanks-people-not-bots

4. https://arxiv.org/abs/1602.01013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2934-x

 

글쓴이_양병찬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기업에서 근무하다 진로를 바꿔 중앙대 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했다. 약사로 일하며 틈틈이 의약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글을 번역했다. 포항공과대학교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바이오통신원으로, <네이처>와 <사이언스>등에 실리는 의학 및 생명과학 기사를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하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에 가면 매일 아침 최신 과학기사를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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