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들은 기존의 '전기 자극을 이용한 정신건강 요법'을 향상하기 위해, 뉴런을 실시간으로 겨냥하는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How TMS works @ TMS Provider Services of America (참고 1)

 

뮤지션들은 기타를 연주하기 전에 원하는 음(音)을 얻기 위해 기타줄을 특정한 진동수에 맞추는데, 이를 튜닝(조율)이라고 한다. 4월 첫째 주에 호주의 신경과학자들은 인간의 뇌에 그와 비슷한 튜닝 방법을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비정상적인 신경 패턴을 건강한 상태로 재보정(recalibration)하기 위한 연구의 일환이다.

그 주인공들은 멜버른 소재 모나시 대학교의 연구진으로, 사람의 두피에 전극을 갖다 대고 '뇌 활성을 모니터링'함과 동시에 '개개인의 요구에 맞춘 전기 자극을 제공'하는 최초의 임상시험 중 하나를 수행하고 있다(참고 2). 그들의 목표는 '뉴런 그룹을 특정한 주파수에 맞도록 튜닝함으로써, 사람들의 우울증과 기타 기분장애를 완화하는 것'이다. 전 세계에는 그런 폐쇄 루프(closed loop) 시스템을 갖고서 실험하는 연구진이 여럿 있다. 폐쇄 루프 시스템이란 환자의 뇌 활성(출력)을 감안하여 전기 자극(입력)을 하면, 그 자극(입력)이 환자의 뇌 활성(출력)을 변화시키고, 그 뇌 활성(출력)을 감안하여 다시 전기 자극(입력)을 하는 반복적 제어(피드백) 시스템을 말한다.

"그들은 첨단 과학 시대에 걸맞은 일을 하고 있다. 그들이 고안해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참으로 멋진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라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샬럿 스태그 박사(신경생리학)는 논평했다.

연구자들은 그런 기법이 현행 자극 기법(stimulation technique)보다 비정상적 뇌 패턴을 교정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이러한 접근방법은 정신의학 분야의 근본적 변화(fundamental shift)를 선도하는 것으로, 임상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뇌자극 치료의 개인화(personalization)를 추구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다른 연구진들은 파킨슨병 치료과 인지훈련(cognitive training)을 위해 폐쇄 루프 뇌자극 임상시험을 수행했지만, 이 접근방법을 기분장애에 적용한 것은 멜버른 대학교 연구진이 처음이다.

 

 

개개인에 대한 관심

 

"지난 수십 년 동안 사용할 수 있었던 뇌자극 형태는, 전형적으로 모든 환자들에게 동일한 자극을 적용했다"라고 이번 연구를 공동으로 이끌고 있는 모나시 대학교의 폴 피츠제럴드 박사(정신의학)는 말했다. "그런 프리사이즈 모델(one size-fits-all model)은 그럭저럭 성공적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의 약 절반이 경두개 자기자극(TMS: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에 반응했다고 하니 말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 정도면 과히 나쁘지 않지만, 개선의 여지가 분명히 있다. 우리가 '좀 더 개인화된 방법'을 물색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다"라고 이번 연구를 공동으로 지휘하고 있는 케이트 호이 박사(신경심리학)는 말했다.

호이 박사에 따르면, 뇌 자극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천차만별인 이유는 개인차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을 놓고 봐도 그때 그때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연구자들은 "자극 전류(stimulation current)를 뇌 활성 측정치에 맞춰 재단(tailoring)하면 치료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접근방식이 크게 진보한 것은, 뇌 자극과 '뇌 활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기술'이 결합했기 때문이다. "이 분야는 아직 시작 단계에 있지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라고 호이 박사는 말했다.

멜버른 대학교의 연구진은 이번 임상시험에서, '경두개 교류 자극(tACS: transcranial alternating current stimulation)을 이용하여 뇌의 주파수를 튜닝하는 방법'과 '뇌파검사(EEG: electroencephalography)를 이용하여 뇌의 전기활성을 기록하는 방법'을 결합할 예정이다. "우리가 tACS를 선택한 이유는, 그게 다른 자극 기법보다 뉴런을 특정 진동수로 발화하도록 유도하는 능숙하기 때문이다"라고 피츠제럴드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9개월 동안 약 80명의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효능과 안전성 시험을 수행한 다음, 향후 1년간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후속 임상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독일의 한 연구진은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다른 임상시험을 기획하고 있다. 그 연구진의 일원인 튀빙겐 대학병원의 크리스토프 츠레너 박사에 따르면, 그들은 TMS와 EEG를 결합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들은 최근 실시한 예비연구에서, 우울증과 관련된 특정 주파수의 비정상적 진동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와 다른 연구진들은 폐쇄 루프 뇌 자극이 우울증을 좀 더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첩경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다른 연구진들은 폐쇄 루프 시스템이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는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 미국의 한 연구진은 tACS와 EEG를 결합하여, 건강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수면 중의 서파(slow wave oscillation)를 겨냥하고 있다. 그 임상시험을 지휘하는 뉴멕시코 대학교의 빈센트 클라크 박사(신경과학)에 따르면, 그 기법이 장차 기억장애 환자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한다. 그는 오는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뇌자극 및 영상 촬영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연구자들은 폐쇄 루프 임상시험이 '뇌의 주파수와 정신장애 간의 관계'에 관한 직접적 증거를 제시하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스태그 박사는 말했다. 우울증 환자들은 뇌의 특정 영역에서 비정상적인 진동이 나타나지만, 신경과학자들은 비정상적 신경 발화(neural firing)가 증상을 초래하는지, 아니면 다른 요인들이 그 증상을 촉발하는지 모르고 있다.

 

 

기술적 걸림돌

 

"연구자들은 폐쇄 루프 시스템의 잠재력에 열광하고 있지만, 뇌를 자극하는 동안 EEG를 이용하여 활성을 기록하는 데는 상당한 기술적 어려움이 수반된다. 왜냐하면 (환자의 뇌를 모니터링하는) EEG 장비가 자극장치의 전류까지도 기록함으로써 뇌 활성을 모호하게 하는 인공 신호(artefact)를 만들기 때문이다"라고 영국 글래스고 대학교의 그레고어 툿 박사(인지신경과학)는 말했다.

피츠제럴드 박사에 따르면, 그가 사용하는 맞춤형 폐쇄 루프 시스템에는 특별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내장되어 있으므로 잡음(인공 신호)을 유의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향후 임상시험에서는 잡음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의 연구진은 잡음을 부분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연구실에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많은 연구자들은 잡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러나 누군가 그 메커니즘을 밝힐 수 있다면, 폭발적인 관심을 받을 것이다"라고 스태그 박사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www.tmspsa.com/single-post/2015/05/11/The-Buzz-Around-Brain-Stimulation

2. https://lens.monash.edu/2018/02/14/1315187/tms-firing-up-the-brain-in-a-good-way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3864-4

 

글쓴이_양병찬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기업에서 근무하다 진로를 바꿔 중앙대 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했다. 약사로 일하며 틈틈이 의약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글을 번역했다. 포항공과대학교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바이오통신원으로, <네이처>와 <사이언스>등에 실리는 의학 및 생명과학 기사를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하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에 가면 매일 아침 최신 과학기사를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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