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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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드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과거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행복했던 추억을 곱씹기도 하고, 항상 20, 30대 시절로 돌아가기를 바라기도 하죠. 시간의 흐름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조금이라도 젊게 보이고자 피부를 가꾸거나 운동을 하거나 면역력 상승을 위한 각종 영양제를 챙겨먹기도 합니다.

물론 신체적인 면에서 보면, 젊은층은 노인에 비해 건강하고 매력적이고 아름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왕성한 에너지와 활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체력도 비교하기 힘들게 좋습니다. 하지만 정신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노인들이 젊은층에 비해 더 행복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2010년 미국에서 30만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전반적 삶의 만족도’에 대한 선행연구에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 가장 낮았다는 결과가 밝혀졌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50대 초반에서 바닥을 보인 삶의 만족도가 60, 70대에 다시 반등하여 80대에는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10대 후반과 비슷한 수치였다는 것입니다.

또한 정서적, 감정적 스트레스는 22세 때 가장 높고, 그 이후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여 평균 85세가 되면 가장 낮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결과는 아마도 젊은 시절 겪게 되는 정서적 혼란과 불안, 고민들이 나이가 들수록 발생하는 경험들로 인해 익숙해지고 안정감을 찾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또한 젊은 세대는 부정적 정서에 대해 무척 예민하게 반응하는 반면, 나이가 들면서 긍정적 정서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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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학의 로라 카스텐센 교수의 사회정서적 선택 이론에 따르면, 젊었을 때는 살면서 발생할 수 있는 나쁜 일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걱정하지만, 노인이 되어서는 좋은 일에만 집중하면서 살게 된다고 합니다. 즉, 노인들은 철저히 현재에 집중하며, 경제적이고 물질적인 것보다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특성들로 인해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뇌의 편도체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불안의 많은 영역을 차지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입니다.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대책이나 걱정을 매일 하느라 불면증, 우울증까지 생길 노릇이죠.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이러한 미래의 불안이 어느 정도 해결되기 때문에 삶에 대한 만족도가 증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고민에 빠질 시간에 현재를 더 즐기자.'라는 태도로 변화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늘 하루가 조금 더 즐겁고 의미 있도록, 부정적인 생각보다 좋은 일, 좋은 생각에 집중하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여의도힐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황인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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