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가족교실

사진 http://www.healthyplace.com/blogs/5093910979_9edda8ec29_z-325x295/

 

환자의 가족들에게 정신질환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질병 중에 하나임이 분명합니다. 많은 환자들의 병이 심각하게 진행하고 나서야 비로서 병원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첫째 자신의 가족 중에 한 명이 정신질환으로 확진 받는 다는 것 자체가 큰 충격입니다. 자신의 가족 내에 정신질환자가 있다는 사실은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우며, 이를 인정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양한 사회적 낙인이나 부담감, 주변에서 알면 창피할 것 같다는 걱정 등이 주된 원인입니다.


둘째 일시적인 스트레스나 잠깐의 착란 정도로 생각하고, 대충 덮고 넘어가면 스스로 좋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만히 있더라도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헛된 바람이 정신질환에 대한 무지와 만나서 병원을 멀리하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심각한 정신장애가 치료없이 스스로 나아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셋째 정신병원에 대한 편견입니다. 쇠사슬로 환자를 묶어 두거나 독한 약으로 오히려 환자가 더 큰 고통을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병원 방문을 꺼리게 만들고는 합니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보면, 정신병원이나 정신과 약물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현대화된 표준 정신의료기관을, 7-80년대 열악한 사설 기도원이나 요양소의 상황과 비슷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넷째 병원비 등에 대한 현실적인 걱정입니다. 형편이 어려운 가족들은 많은 병원비를 장기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있어서 현실적인 고민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정신장애는 수주에서 수개월씩 입원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초기 진단과 평가를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고민은 더욱 커져갑니다.


다섯째 환자를 입원하는 현실적인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많은 정신질환자들은 병원에 방문하거나 입원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가족들은 이런 경우에 사랑하는 가족을 완력을 써서 강제로 입원시켜야 한다는 죄책감, 혹은 나중에 강제 입원에 대해 앙심을 품고 해코지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정신과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게 됩니다.

 

2017년 5월부터 매주 한 편 정신장애를 앓는 환자 및 가족을 위한 토닥토닥 가족교실을 연재합니다. 토닥토닥 가족 교실에서 진행된 강의 내용을 새롭게 엮은 것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www.todak.co.kr에서도 찾으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박한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경희대학교 의학 전공, 경희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호주국립대학교 인문사회대 석사
서울대학교 신경인류학 박사과정 수료,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강사
의생명연구원 연구원, 성안드레아병원 정신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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