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소년 山이 되다 중에서

 

오늘은

장에서

커다란 새 지게를 샀습니다

 

평생을 정신과 의사로 살아오면서

내가 사람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늘 생각합니다

 

도시의 빌딩 숲에는

별의별 걱정과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마음이 그 짐을 다 감당하지 못할 때

그들은 나를 찾아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도시 안에서

지게꾼이 되려고 합니다

 

시골의 지게는

온갖 물건들을 싣지만

도시의 지게는

온갖 시름들을 싣습니다

 

내 커다란 지게 위에

그들의 번민을

모두 대신 짊어지렵니다

 

이만큼 정신과 의사를 했으니

제법 유능한 지게꾼이 된 것 같습니다

 

 

이시형 정신의학신문 고문

 

 

이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고문
경북대학교 의학 학사
예일대학교 대학원 신경정신과학 박사
세로토닌 문화 원장,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
정신의학신문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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