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사회문화 중독
[정세상] 게임중독 장애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가진 유튜버들에게 보내는 편지정신과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 8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6.07 07:31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즘 게임중독 장애 때문에 시끌시끌한 거 같습니다. MBC 100분 토론에서도 다루어졌고, 유튜브에서는 100분 토론 프로그램 자체, 그리고 출연진에 대한 설왕설래들도 많이 오가는 거 같습니다.

세상에 있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장단점은 각기 존재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론에 있어 어느 쪽 입장을 취하더라도 할 이야기가 많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토론이 존재하는 이유는 좀 더 나은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토론이 평행선을 그리는 가장 큰 이유가 필자 개인적으로는 ‘논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즉, A측에서 이야기하는 토론의 대상과 B측에서 이야기하는 토론의 대상이 서로 다른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절대로 합의점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서로 다른 대상을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마치 A측에서는 사과를 보고 사과라 하고, B측에서는 배를 보고 배라고 하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오늘 ‘논점의 문제’를 정확히 바로 잡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합의점을 도출해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해보고자 합니다.

 

사진_픽사베이

 

유튜브를 보면, 게임 중독 장애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음모론까지 끌고 와서 다양한 주장들을 하는 유튜버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논점의 문제’ 측면에서 그들의 주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들이 하는 주장을 살펴보면 ‘게임 중독’과 ‘게임’을 구별하지 못하는 측면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게이머들에게는 ‘게임중독 장애’ 자체가 마치 ‘게임’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게임’ 자체는 부정당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게임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유희의 도구로서 상당히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역량이 아주 큽니다. 분명히 장점이 존재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누구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게임을 모두 없애버려라.’라고 주장을 하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그런데도 게이머들은 게임중독 장애가 ‘게임’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 여기고 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알코올 중독, 도박 중독’이라는 질병이 있고, 치료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누구도 ‘이 세상에 있는 술과 도박을 없애라.’라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많은 의사들이 술을 즐깁니다. 필자도 포함해서요. 이 말은 ‘알코올 중독’이 ‘알코올’ 자체에 대한 부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알코올 중독’이 포인트로 두는 것은 ‘알코올 사용에 대한 통제력’ 문제입니다. 알코올은 사회생활과 유희로써 분명히 좋은 역할을 하는 도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 보편적으로 잘 사용되고 있지요. 그런데 일부분의 경우에 있어서, 그 도구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고, 통제력을 상실하여 삶의 나락으로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의 대상으로 여기고 치료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도박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고요.

게임도 이런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게임중독 장애’는 ‘게임’ 자체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게임에 대한 통제력 상실’에 대한 부정입니다. 이 둘을 구별하지 못하면 절대 생산적인 토론이 될 수가 없습니다. 양 측에서 같은 대상, 즉 ‘게임에 대한 통제력 상실’에 초점을 맞췄을 때, 그때에서야 생산적인 토론이 가능해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글 서두에 ‘논점의 문제’를 언급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게임이라는 것이 중독 회로를 활성화해서 통제력 상실을 가져오느냐의 문제로 귀착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굳이 측좌핵, 도파민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가 경험적으로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마 주변에 게임에 빠져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주는 사례들을 심심치 않게 봐왔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의대 재학 시절 제 동기 중 몇은 게임에 빠져 유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또 제 지인은 게임에 빠져 F학점을 수두룩하게 받아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요. 이런 경우는 게임중독 장애로 진단해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게임중독 장애’를 도입하려는 취지일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아마도 다양한 스펙트럼 상에서 어느 범위까지를 장애로 보고 치료 대상으로 여겨야 하는 지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논의의 초점은 이 지점이 되어야 합니다. ‘게임중독 장애’ 자체에 대해 부정하고 맞서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병의 수준으로 보고, 치료의 도움을 받아야 할 이 사회의 구성원이 엄연히 존재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만큼’으로 보냐는 계속 논의가 되어야 할 문제이겠지만요.

 

WHO(ICD-11)에서 게임중독에 대한 발표를 두고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유튜버들이 자주 이용하는 것이 DSM이더라고요. 분명 ‘DSM-5’에서는 게임중독 장애를 정식 진단명으로 넣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한 진단적 상태’ 카테고리에 넣고 기술을 하고 있습니다. 그 말인즉슨, 아직 연구가 부족하지만, 결국은 진단적 상태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임상적 의미를 갖고 연구를 축적해보자는 뜻입니다.

흐름을 거부하더라도 결국 그 방향은 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회에서 어떠한 선택이 도움이 될까?’라는 측면에서 생산적인 논의가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게임중독 장애’에 대한 설왕설래를 보면서 제게 떠오른 광고 카피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치킨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인데요. ‘게임중독 장애’에 관한 논쟁에 딱 들어맞는 문구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말한 ‘논점의 문제’를 나타내 주는 문구이거든요.

치킨이 비만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죠. 식욕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내가 비만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 말을 간단히 표현하면 ⌜치킨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가 될 것입니다.

‘게임중독 장애’에도 똑같이 적용이 됩니다. ‘게임중독 장애’는 게임 자체를 문제시하지 않습니다. ‘게임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경우’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이지요. 상기 광고 카피를 패러디하면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임은 유급시키지 않아요. 유급은 내가 해요.⌟

 

‘게임중독 장애’가 초점을 두는 건 게임이 아닙니다. ‘게임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사회 구성원’입니다. 후자에 초점을 둔다면 조금 더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통제가 어렵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협동조합 선생님에게

무료 마음건강검진 받으세요 ► (6월 한정, 선착순)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97
전체보기
  • 말이면 다냐 2019-08-21 22:34:36

    가만보니 돈중독, 권위중독이 의심되는데 이런류도 질병 등록하고 정신치료 좀 받아야하는거 아닌가요?
    아 이건 아직 WHO에서 정식 분류 안 해줘서 괜찮은가요?
    최소한의 상식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문제를 수 많은 사람들의 반대와 반론에도 꿈쩍 안 하고 기어이 찍어누르고 우기는걸 보니
    돈과 권위에 중독되어 정상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돈중독, 권위중독 장애를 가지고 계시군요?   삭제

    • 권용현 2019-08-16 23:47:55

      자, 그럼 다 양보해서 이분 말이 맞다 치고.
      게임을 알콜에 비유하셨는데, 뭐 술마셨다고 다 중독이 아니죠.
      알콜이 통제를 잃게 만드는 경우에 대한 가장 큰 법적 제재가 음주운전 단속 - 이건 잘못하면 사람이 죽으니까
      게임을 많이해서 통제를 잃고 직접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경우가 있나?
      이런 논리면 20년전에 당구   삭제

      • 그그그 2019-08-09 00:05:04
      • 손현동 2019-07-20 07:41:16

        스마트폰 사용과 sns중독도 인생을 망치는 지름길 같고 더 많은 이용자가있는것같은데 이것부터 의사들이 중독이라고하고 사용못하게해야하는것 아닙니까?

        sns하다가 자기보다 좋은걸가진 사람들에게 더 잘보이기위해 명품을 샀다가 테그안때고 사진찍고 다시 환불하는 모습을보면 전혀 생산적이지않고 비이성적이며 자기 삶의 통제력을 잃은경우인데 이건 왜 한마디 말이 없으신가요?

        자기보다 잘사는 사람들을 시기질투하면서 욕하는 사람들은 자기삶을 통제해서 잘살아야지 왜 비이성적인행동을합니까?
        이것도 중독이고 치료가 필요한것아닙니까?   삭제

        • 물주머니 2019-07-16 11:57:48

          게임에 빠져서 사회부적응자가 되는게 아니라 사회부적응자가   삭제

          • OO 2019-07-15 02:32:24

            어떠한 기준점도 없이 당신들 돈 벌자고 게임을 질병화 하는게 정당하라는 식의 발언 잘 읽었습니다.
            당신의 그 의사라는 자격증을 달아준 우리나라 의학계가 썩어 문들어진듯하네요.
            아니. 썩은게 아니라 돈독이 올랐다고 해야 되나?
            아 그리고,
            요즘 핸드폰게임에 빠진 애들 많은데. 그 핸드폰 만드는 삼성/애플 에도 똑같은 소리 하시리라 기대해봅니다.   삭제

            • ㅇㅇ 2019-07-15 01:14:41

              공부는 오히려 채찍질하면서 시키는 게 돈이 되니까 별 말 안 하는 거고 게임은 중독 프레임 씌우면 돈이 나오고 학부모들의 표가 나오고 ㅋㅋㅋㅋ
              도깨비 방망이보다도 게임이 더 효과가 좋은데 안 쓸 이유가 어딨겠나? 역시 배우신 분들이라 개돼지들 조련하는 건 참 잘하셔 ㅋㅋ   삭제

              • 손은재 2019-07-14 21:07:21

                솔직히 그런말은 머리를 비누로 감으면 샴푸고 몸을 닦으면 바디워시란말 이잖아요 겜중독에 기준점도 제시하지않고 그게 의사입니까?돈벌라고하는 짓거리지   삭제

                • 최원석 2019-07-14 18:52:16

                  교육중독 질병화 안함? 그거때문에 부모자식사이 멀어지고 사회적문제 심각한데 의사들중에 이거 문제삼는사람 1이라도 잇음? 왜 게임만 쳐보냐 이거야 다른것도 심각한게 얼마나 많은데, 유독 게임만 쳐보니까 ㅈㄹ하는거아냐 돈벌려는거 아니냐고 합리적의심하는거 당연한데 왜 게임인구 싸잡아 중독자취급함?   삭제

                  • 최원석 2019-07-14 18:47:30

                    게임때문에 공부안한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오는거임? 실제로 나 방학때 컴퓨터 고장나서(수리안될정도) 놀거리 찾고잇는데, 아 난 학생때 겜창이엇음 지금도 그렇고, 놀게 없으니까 공부할줄알앗는데 티비보고 영화보고 친구들하고 여행다니며 놀앗음 공부 1도안함. 물론 대기업은 못들어갓지만 지금 자영업하면서 대기업못지않게 벌고잇음. 자, 하나물어봅시다. 겜중독 다치료하고 애들 다 공부 열심히하면 다 좋은직장 가집니까? 아니잖아. 그중에서도 소수 공부 개잘해야 취업하잖아. 근데 왜 학부모들 지자식이 뭘잘하는지 관심1도 없으면서 공부만시키는   삭제

                    9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전체보기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인터넷신문윤리강령이메일무단수집거부CONTACT
                    (주)정신건강연구소  |  정신의학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105-87-08929  |  등록번호 : 서울, 아03874  |  등록일자 : 2015년 8월 25일  |  발행·편집인: 박소연
                    서울 종로구 옥인동 자하문로 17길 보광빌딩 12-10  |  대표전화 : 070-7557-9104  |  팩스 : 02-320-60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선우
                    Copyright © 2019 정신의학신문-의사들이 직접 쓰는 정신 & 건강 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 Back to Bot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