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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는, 영화 '인사인드 아웃' 관람 포인트
김태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5.16 10:35

[정신의학신문 : 김태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픽사 만화는 늘 그렇듯 일상에서 일어나는 우리의 이야기를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 영화도 그렇지만 지금까지 봤었던 영화들과 많이 달랐다. 어려운 심리학적인 이론들을 영화 속에서 잘 풀어가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낸 영화였다.

다소 내용이 길지만 영화를 보면서 정신과 의사로서 나름 느꼈던 것들을 정리해 본다.

 

 

1. 자기심리학(self psychology)

라일리가 세상에 태어나면서 부모는 세상에 갓 태어난 라일리와 눈을 마주치면서 행복해하고 이런 부모를 바라보면서 라일리는 행복해하고 이때 조이가 나타난다.

Self psychology 이론에 의하면 아이가 세상을 갓 태어났을 때 아직은 ‘이드(id)’ 그 자체지만 미약하나마 자아(ego)기능을 갖추고 있다. 아이는 아직 세상과 나 자신을 구분하지 않는 상태에서 시력을 갖게 되면서 부모와 눈을 맞추게 된다. 이때 아이는 부모의 눈동자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존재를 비로소 알게 되고 세상을 배우게 된다.

 

2. 슬픔의 등장

라일리는 울면서 슬픔이란 것을 처음으로 느끼게 된다. 아이는 아직 세상과 나를 구분하지 못하지만 자신의 욕구 충족이 바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예를 들면 배가 고픈데 분유를 빨리 주지 못할 때) 좌절을 느끼며 세상과 나를 분리하는 경계를 만들어 나 자신이 분명해진다.

 

3. 경험 = 기억 구슬 그리고 핵심 구슬

“넌 기쁨 그 자체구나.”라는 아빠의 말을 듣고 조이는 너무나도 행복해한다. 이러한 행복한 경험은 노란 구슬이란 기억으로 만들어지게 되면서 라일리 삶을 결정하는 핵심 기억으로 분류되어 특별 관리를 받게 된다. 라일리처럼 어린 시절부터 행복한 가정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성장해서도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성인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 중에서 아주 행복했던 경험들은 ‘핵심 구슬이 되어 대뇌변연계(limbic system)에서 특별히 저장된다. 따라서 노란 구슬이 많을수록 그리고 노란 핵심 구슬이 많을수록 라일리는 심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4. 여러 섬들(독특함, 아이스하키, 친구, 가족) - 라일리의 성격

경험 구슬들은 중앙 제어탑에서 뻗어나가 장기 기억 장소로 넘어가고 이런 장기 기억들을 바탕으로 라일리만의 성격을 만들게 된다. 이런 성격들은 어느 한 가지로 분류되는 것이 아닌 여러 가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런 것들이 각각의 고유의 특징을 가지게 된다. 영화에서는 이를 섬으로 표현하고 있고 이런 섬들은 바로 라일라가 경험한 기억들을 바탕으로 성장하게 된다.

 

5. 중앙 제어탑

중앙 제어탑에서 기쁨, 슬픔, 버럭, 까칠과 소심 다섯 감정들이 서로 아웅다웅하면서 제어기기들을 다루고 있다. 이 중앙 제어탑은 라일리의 의식을 조정하는 곳이라 기쁨이 조정하면 기쁜 감정이 나타나고 버럭이 조정하면 화를 내고 슬픔이 조정하면서 무의식 속에 있던 라일리의 감정이 의식화되어 나타나는 곳이다. 감정이 무의식에서 벗어나 의식 속으로 나타나는 곳이므로, 이에 따라 행동도 바로 중앙 제어탑에서 정해져서 하키를 하고 엄마에게 짜증을 내기도 하고 독특한 섬이 기능을 발휘해서 부모를 즐겁게 하는 라일리만의 장기가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6. 트리플 댄틀 껌의 CF 송 - 무의식의 전의식화

중앙 제어탑에서 감정들의 통제에서 벗어나거나 엉뚱하게 라일리가 아무 생각 없이 흥얼대는 노래가 바로 트리플 댄틀 껌의 CF 송이다. 감정들이 어찌할 바 모르면서 의도하지 않았던 라일리의 이런 모습은 무의식의 전의식화 현상이라고 하며, 한 사람의 개인을 이해하는 데 있어 그 사람의 무의식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영화에서처럼 의도하지 않게 장기 기억 장치에서 저장되어 있다가 나타나는 모습이기도 하다.

 

7. 제어기- 대응전략(coping strategy) 혹은 방어 체계(defense mechanism)

영화에서 주로 기쁨이 제어탑에서 기기를 조작하고 있다. 그러나 다섯 감정들이 서로 다루고 싶어 하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보지만, 위기에 닥쳤을 때 어떻게 행동을 할 것인지 결정하고 상황에 맞추어 기기를 조작하고 있다. 또한 라일리가 설정하자 제어기가 보다 더 커져 버럭이 욕사전에서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갖춰졌다고 좋아하거나 사춘기 버튼이 생겨나고 하는 것도 나이가 성장하면서 행동을 결정하는 선택 폭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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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생각 기차 - 논리적 사고

생각 기차는 라일리가 잠들면 정지하고 깨어있을 때 철도라는 궤도를 달린다. 이것은 라일리의 의식이 깨어있을 때 주로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의식회 되었을 때 주로 지배하는 것이 바로 논리적 사고를 의미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라일리가 미네소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전학 가면서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잘하던 하키를 못하면서 섬들이 하나하나 무너지자 철도 궤도가 무너지고 결국 망가졌다. 이는 라일리가 현실에 맞춰 합리적이고 이성적 사고를 하지 못하게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에 따라 라일리는 미네소타에 가고 싶어 엄마 가방으로부터 신용카드를 훔쳐 가출하게 되는 것도 바로 생각 기차 궤도가 무너져 혼란감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9. 빙봉 - 상상 친구

나이가 어릴수록 아이들은 감정적 사고를 하면서 상상 속 놀이를 하게 된다. 이런 상상들은 전혀 과학적이지 않고 말도 되지 않지만 이런 환상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게 된다. 그중 하나가 상상 속 친구를 가지게 되는데 바로 빙봉이다. 라일리는 빙봉과 카트를 타고 공중에 날아다리는 환상을 가지면서 놀면서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망각의 쓰레기 장소에서 잊어져 버릴 위기에 처한 기쁨을 구해준 것도 빙봉과 같이 했던 어릴 적 시절 달나라 로켓이지만 라일리는 성장해서 더 이상 빙봉이 필요하지 않게 되어 ‘나 대신 라일리를 달나라에 보내줘.’하면서 자신을 희생하고 기쁨이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0. 꿈속 영화 제작소11

낮에 경험한 기억들을 바탕으로 꿈속에서 깨어나지 않도록 적당히 조작하면서 영화가 제작되어 라일리가 잠들어 있지만 영화가 상영되는 것은 프로이드의 꿈의 작업 이론에 맞추어져서 만들어졌다. 영화처럼 꿈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경험들이 각색되지만 이런 경험들이 너무나도 강렬하면 꿈이 유지되지 못하고 의식화되어 깨어나게 된다.

 

 

11. 버럭이 조작하자 멍해진 라일라

아동은 화가 나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노 발작이란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라일리가 미네소타행 버스에서 아무 생각 없이 멍한 상태가 되는 것도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를 의미한다. 버럭이 조정했으니 화가 심하게 났을 상태지만 이 상태는 감정이 제어되지 않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이기에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지 모르는 극심한 상태가 되어 버리게 된다.

 

슬픔이 제어기를 조작하여 위기를 넘어 라일라는 보다 더 성숙한 아이가 되다

그전에는 슬픔이 조금이라도 기기를 다루면 하지 못하게 하고 자신의 구슬도 만지지 못하게 하던 기쁨이 슬픔이 조작하도록 배려했다. 그러자 라일리는 멍한 상태에서 깨어나 집으로 돌아갔고 기쁨이 중요한 핵심 구슬을 슬픔에게 주자 핵심 구슬이 파랗게 변하면서 슬픔에 젖은 라일리는 자신의 슬픈 감정을 부모에게 말하면서 행복한 미네소타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서 가출했었다고 울면서 말을 한다. 이런 말을 들은 라일리 부모는 체벌하지 않고 자신들 또한 미네소타로 되돌아가고 싶다면서 서로 안고 따뜻하게 라일리는 위로한다.

그전에는 기쁨이 리더가 되어 제어기를 조작했었던 것은 부모로부터 기쁨 받는 것이 매우 중요했고 행복의 기원이었기 때문이었다. 슬픔은 이에 반해 천덕꾸러기 신세였지만 이런 슬픔을 함께 나누는 부모의 따뜻한 위로와 지지가 있었기에 슬픔이란 감정을 이해하고 소화하는 라일리가 되어 제어기기가 업그레이드가 된다. 이런 과정에서 슬픔이 제어기를 조작하면서 무너져버린 섬들이 다시 재건되고, 한 가지 색깔로만 빛나던 핵심 기억 구슬이 기쁨과 슬픔이 어우러진 구슬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런 구슬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라일리가 슬픔, 기쁨, 소심, 버럭과 까칠로 확실하게 나누어지는 이분법적 감정에서 보다 더 성장해서 보다 더 다분화된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태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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