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정신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 90세 노파도 18세 소녀로 만드는 사랑의 힘
김태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5.03 13:47

[정신의학신문 : 김태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고 있는 19세기 유럽. 인간들의 욕망이 끝을 항해 치달리면서 전쟁이 일어나기 전 어수선한 시기에 아버지가 물려주신 가게에서 새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모자를 만드는, 매일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는 18세 소녀 소피. 그녀는 길거리를 지나다 우연히 하울을 만나게 되고 하울을 좋아하던 황야의 마녀의 질투로 몹쓸 저주에 걸려 90세 노파가 되고 만다. 하는 수 없이 소피는 집을 떠나 마법사들이 살고 있는 마을로 향하게 되고 허수아비의 도움을 만나 하울의 성에 들어가게 된다.

소피는 이 움직이는 성에 정착해 가정부로 일하면서 하울, 캐시퍼, 마르클과 순무 허수아비와 같이 지내게 된다. 그리고 소피의 모험도 시작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정신과에 내원하는 많은 환자들 그리고 아이 문제 때문에 고민하다 내원하는 보호자들은 마법에 걸리기 전 소피처럼 연약한 상태로 내원한다. 특히 아이 문제로 소아정신과에 내원할 때는 정신과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다른 치료를 하다 호전이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오게 된다.

환자들 심리 상태는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고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낼 힘이 부족한 상태이다 보니 단순히 약을 먹고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저절로 좋아지겠지 기다리면서 소극적으로 대처를 하게 된다.

영화에서 만약 소피가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 주저앉았다면 아마 90세 노파로 아무런 희망 없이 늙은 모습으로 살아갔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세상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움직이는 성에 들어가 살기 위해 설거지와 빨래와 같은 허드렛일을 하면서 아무도 치우지 않던 더러운 성 안을 치우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소피는 자신은 느끼지 못했지만 조금씩 젊은 모습으로 변하면서 스스로 마법의 저주를 풀어나간다.

마찬가지로 정신과 치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피처럼 눈앞에 놓인 문제들에 좌절하고 외면하기보다는 능동적인 자세로 하나씩 부딪히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하울은 꿈 많고 순수한 마음을 지닌 마법사다. 그런데 세상을 정복하고자 하는 전쟁을 일으킨 설리먼이 싫어 캐시퍼란 불의 악마와 서로 계약을 하게 되면서 악마의 힘을 빌어 무궁한 힘을 가지게 된다. 자기 마음대로 살고 싶어 달콤한 악마의 유혹에 빠져버린 하울. 겉으로는 화려하고 잘 생긴 꽃미남이지만 자신의 힘을 너무 많이 사용하게 되면 사람으로 되돌아올 수 없는 괴물로 변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하울은 전쟁이 싫어 저항하는 멋있는 영웅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머리 빛깔이 조금이라도 바뀌어 자신이 못생겨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는, 유리처럼 깨지기 쉬운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왕실이란 권위에 겁이 나 부름을 피해왔던 하울을 대신해서 왕실에 가게 된 소피. 성안에서 허드렛일이나 하던 그녀는 그 후 하울과 캐시퍼의 관계를 푸는 중요한 일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이 영화에서 하울은 주된 줄거리를 제공하지만 소피는 이런 줄거리를 이끌어 나가고 극 중 갈등을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그중에서 주목할 것은 점점 강해지는 소피의 강한 마음이다.

소피는 왕실에 걸어 들어갈 때 지팡이 없이 스스로 걸어갈 정도로 젊어져 있었다. 그리고 무거운 강아지를 안고 계단을 올라가는 체력이 있었던 것도 그동안 허드렛일을 하면서 보다 더 강한 의지력이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소피는 설리먼 앞에서 하울을 대변하면서 하울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할 때 소피는 순간적으로 젊어지게 된다, 아니 오히려 과거 마법에 걸리기 전보다 더 예뻐진 모습으로 변한다. 그리고 하울의 사랑 고백을 듣고 난 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소피는 이미 스스로 마법에서 벗어나 왕실의 마법과 맞서 싸우는 강한 마음을 가진 여자가 되어 있었다. 그 중심에는 하울에 대한 사랑이 있었다.

 

환자들이 치료를 통해 좋아지게 되면 처음 정신과 내원했을 때 호소했던 증상이 사라진 것에 대해서 얘기하기보단 오히려 자신에 대해서 보다 더 이해하게 되고 나아가 세상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소피가 마법을 풀 수 있었던 것도 자신이 처해진 작은 역경을 하나씩 해결하면서 자신에 대해 보다 더 이해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타인의 마음을 공감하고 이해하면서 진정한 사랑을 하였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한 사람이 남을 위해 조건 없이 베푸는 희생과 그와 함께 맺게 되는 사랑이 세상을 보다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는 아름다운 소피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난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더라도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주제곡인 ‘인생의 회전목마’가 계속 맴도는 것은 바로 소피의 순수한 마음이 계속 내 마음에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알고 싶다면

► 정신의학신문 마음건강센터 무료마음건강검진 바로가기 

 

김태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3
전체보기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인터넷신문윤리강령이메일무단수집거부CONTACT
(주)정신건강연구소  |  정신의학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105-87-08929  |  등록번호 : 서울, 아03874  |  등록일자 : 2015년 8월 25일  |  발행·편집인: 박소연
서울 종로구 옥인동 자하문로 17길 보광빌딩 12-10  |  대표전화 : 070-7557-9104  |  팩스 : 02-320-60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선우
Copyright © 2019 정신의학신문-의사들이 직접 쓰는 정신 & 건강 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 Back to Bot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