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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내 마음] 32. 스카이 캐슬, 김주영 선생은 왜 악마가 되었을까?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2.08 12:41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
32. 스카이 캐슬, 김주영 선생은 왜 악마가 되었을까?

 

스카이 캐슬이 드디어 종영을 했네요. 스카이 캐슬은 제게는 의미가 깊은 드라마였습니다. 이번 연재까지 총 7개의 연재 글을 스카이 캐슬을 통해 여러분과 공유를 했더라고요. 싸이들의 잡학사전 등 유튜브 영상까지 포함하면 꽤 많은 콘텐츠를 스카이 캐슬 드라마를 통해 여러분들과 공유를 하였습니다. 그만큼 제게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전달드리고 싶었었던 메시지, 또 제가 하고자 하는 일과 결을 같이 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SKY 캐슬, 비하인드⌟ 영상에 순간이지만 작게 제 얼굴도 나왔더라고요. (저만 발견할 수 있는...)

 

제 스카이 캐슬 연재 글을 인상 깊게 보신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또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는 후기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많은 부모들은 자식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하고, 자식들이 행복하게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문제는 그 바람과는 달리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왜 내 마음 같지 않을까요? 오늘은 그 비밀을 풀어볼까 합니다. 그런데 그 비밀은 어김없이 또 스카이 캐슬 드라마 캐릭터들에게 있습니다.
 

사진_JTBC


김주영 선생에게는 또 다른 게 있지 않을까 하고 드라마를 끝까지 봤었는데요. 결국 김주영 선생도 예외가 없더라고요. 약간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고 드라마를 봤었는데요. 김주영 선생도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인 이상 여기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비밀은 결국 ‘과거의 상처 or 결핍’입니다. 제가 30연재 이상 일관되게 전달드리고 있는 메시지인 ‘과거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와 맥을 같이 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스카이 캐슬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조금씩 그림이 그려지시리라 생각합니다. 스카이 캐슬 드라마에 나온 많은 캐릭터들이 과거에 상처 or 결핍을 지니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대표적으로 한서진(염정아 분)이 있지요. 한서진은 소내장, 선지를 팔던 알코올 중독 아버지 밑에서 성장하였습니다. 그 과거가 몸서리치게 싫었던 한서진은 자신의 과거를 지우기 위해 거짓말까지 서슴지 않았지요.

강준상(정준호 분)은 또 어떻습니까? 30번째 연재글에서 강준상 교수를 특집으로 다루었었죠. 강준상 교수는 어머니의 과도한 욕망 투사로 인해 너무나도 힘겨운 삶을 살아왔습니다. 내일 모레 쉰이 되도록 어떻게 살아야 될지도 모를 정도로요.

그런데 이런 상처와 결핍을, 적어도 성인이 되었으면 나 스스로가 해결해주었어야 하는데, 그것을 하지 못해서 여러 비극들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해결되지 못한 과거의 상처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지금 여기’에서 표현되기 마련이고, 그것은 자식에게 많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상처가 대물림되는 것이지요.

김주영 선생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지요. 스카이 캐슬 19회에 김주영 선생이 남편과 부부 싸움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김주영 선생이 자신의 딸(케이)에게 과도한 공부를 시키고, 이를 안쓰럽게 여긴 남편과 다투는 장면입니다.
 

남편: 애를 죽일 셈이야? 애를 죽일 셈이냐고? 당장 관둬. 애가 적응을 못하잖아.

김주영 선생: 상관 마. 상관 말라고.

남편: 애가 오죽 스트레스가 극심하면 공황장애가 생겨? 저보다 10살이나 많은 백인들 틈에서 애가 얼마나 힘들면.

김주영 선생: 적응을 해야지. 이 고비만 넘기면 돼. 최연소 대학 합격이라고 방송에서 다 떠들었는데 관두라고? 죽어도 못 해. 여기서 관두면 죽도 밥도 안 돼.

남편: 어쩌자고 이러는 거야. 도대체 어쩌자고.

김주영 선생: 당신은 빠져. 제발 빠져. 제발 제발 좀 상관 마.

남편: 너, 너 송희주 때문이지. 송희주가 최연소 대학교수가 됐다니까 열 받아서 케이(딸) 가지고 네 열등감을 채우려는 거잖아.

김주영 선생: 네 마음대로 생각해.

 

이 장면 외에도 김주영 선생이 자신의 친구(송희주)에게 열등감을 느낀 것을 암시하는 장면이 여럿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김주영 선생은 친구에게 느낀 열등감(상처)을 딸에게 투사하여 해결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로 인해 딸이 머리를 다치는 사고가 생겼고요. 그로 인해 상처는 더 커졌던 것입니다. 그렇게 커진 상처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다른 가정을 파괴시키는 악마가 된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자신의 결핍과 상처는 자신 스스로 해결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상처와 결핍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투사가 되어 자식에게 많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다른 대인관계에도요. 그리고 그것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그 무엇도 아닌 내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내 인생이 꼬여 가는 것이지요.
 

사진_JTBC


김주영 선생은 처음부터 악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러한 인물이 된 것일까요?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습니다. 뭔가 해결되지 못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렇기에 내 안에 어떠한 상처와 결핍이 자리를 잡고 있는지를 잘 살펴봐주고 알아봐 주어야 합니다. 그 작업을 해주지 않으면 제 연재 제목과 같이 ‘내 인생인데도 불구하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상처는 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식에게까지 영향을 주게 되어 있습니다. 반드시요.

케이(김주영 딸)는 머리를 다쳤는데도 불구하고 강박적으로 수학 공부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실 위에 언급한 김주영 선생의 부부 싸움 장면은, 울고 있는 엄마(김주영 선생)를 보고 케이가 회상하는 장면입니다. 케이에게는 자신을 두고 부모가 싸우는 것이 커다란 상처가 되어있었던 것입니다(상처의 대물림).

그쵸. 아이에게는 부모의 부부싸움이 어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상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죽음의 공포와 연결될 정도로요. 진화심리학적으로 해석하면 그렇습니다(10번째 연재 참조).

케이는 뻔히 알고 있습니다.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 엄마가 울지 않는다는 것을요. 엄마가 자신 앞에서 운다는 신호는 아이에게는 엄마가 나를 버릴지도 모른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너무나 큰 공포이고 상처입니다. 그 상황에서 자식은 부모가 투사한 욕망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맹목적으로요. 그래서 케이는 머리를 다치고서도 그렇게 강박적으로 수학 공부에 몰두하고 있는 것입니다. 케이가 부모의 부부싸움을 회상 후 하는 말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케이: 엄마 울지 마요. 엄마 울지 마. 나 공부할게. 나 공부할게. (울먹이면서) 나 공부할게. 공부할게. (울면서 자신의 뺨을 때림) 엄마 울지 마~ 엄마도 힘들어요? 내가 더 잘할게요.
 

사진_JTBC


드라마여서 극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지만, 우리 아이들은 케이와 같은 이유로 ‘맹목적으로’ ‘무엇이 옳은지도 모른 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렇게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의 근본적인 이유는 부모가 자신의 상처와 결핍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백화점 문화센터와 여러 학교에서 ‘부모 교육’과 관련된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 강의를 들으신 분들이 ‘결국은 자기수양이 필요한 거네요.’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맞습니다. 자신을 돌아보지 못한 채 자식에게 하는 요구들은 다 ‘욕망폭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식이 원하는 대로 되기를 바란다면, 자신부터 먼저 돌아보고 내 안에 어떠한 상처와 결핍이 있는지, 그것이 어떠한 방식으로 발현되고 있는지를 알아봐 주어야 합니다. 그것도 하지 않은 채 자식에게만 바라게 된다면 그것은 직무유기이고, 종착지는 파국이 될 테니까요.

결국 자식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것도, 내 자신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것과 결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자식에게 요구만 반복한다면, 자신의 마음과는 달리 자식과의 관계가 틀어지고 자식이 불행의 늪으로 빠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의 변화 없이 아이가 변화하기는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아이에게는 부모가 절대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케이의 말로 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엄마 울지 마~ 엄마도 힘들어요? 내가 더 잘할게요.”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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