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제는 공황장애라 하면 그것이 무엇인지,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는지 등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관련 정보들이 많이 알아졌는데, 유명인들이 종종 가지고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이슈가 된 것도 한몫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증상이 공황장애의 증상이 아닌지 질문하시는 경우도 많고요, 이에 대한 정신건강의학과뿐 아닌 다른 전문의학과목, 심리치료 등 다양한 영역의 치료도 많이 홍보되고 있습니다.
 

지식iN 전문가 섹션에 "공황" 키워드로 검색한 화면


이 글은 공황장애가 무엇이고, 진단은 어떻게 하고, 치료는 어떻게 하고, 이런 내용은 담고 있지 않습니다. 공황장애에 대한 접근 방식과 이해의 틀을 조금은 바로 잡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진단, 치료, 재발에 대해 전해드리고자 하는 내용을 적어보았습니다. 

 

1. 진단

'진단', 이것에 너무 연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자가진단'을 통해 스스로 진단을 내리거나, 정신건강의학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이 DSM을 사용하여 진단을 내리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DSM(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편람)은 진단을 내리기 위한 체크리스트가 아닙니다. 정신의학의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 성격의 편람이기 때문에, 각 증상이나 질환, 심지어 단어 하나의 제대로 된 정신병리와 임상증상에 대한 이해가 없이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진단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충분한 면담과 필요시 행해지는 검사를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그중 당연히 면담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요. 재미로 하거나, 큰 불편감은 없지만 혹시 하는 마음에 체크해보시는 것은 괜찮지만 실제 불편함이 있거나 할 때 자가진단 결과를 너무 믿으시는 것은 곤란합니다.

 

2. 치료

공황장애와 이를 포함하는 불안장애의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로 이루어집니다. 심리치료에는 여러 형태가 있고 그중 인지치료, 행동치료의 효과가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종류의 심리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불필요한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약물치료도 매우 중요합니다. 정신과 약물치료, 특히 벤조디아제핀 계열과 같은 약물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것,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약에 대해 가지고 계신 많은 궁금증, 걱정 등을 처방해주시는 주치의 선생님께 꼭 물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거의 대부분 정신과 선생님들은 약에 대해 잘 설명해주십니다. 그럼에도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반드시 궁금한 것 물어보시고, 확인해서 안전하게 약물치료를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비의료인 입장에서 약에 대한 아주 사소한 궁금증이라도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니 염려 마시고 질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3. 재발

안타깝게도 공황장애는 재발할 수 있습니다. 재발하는 데에는 정말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원인을 찾아 이를 개선하고 예방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그것이 나의 부족함, 혹은 의사의 잘못과 같이 한 가지 원인을 꼽아 "잘못이냐 아니냐"고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재발하는 것은 분명 속상하고, 화가 날 수 있고, 슬플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기간 치료를 지속하시고, 주치의와 미래에 대한 새로운 준비를 하는 자세만으로도 다음 재발을 막을 준비는 충분합니다. 

 

정리해보면, 진단보다는 불편한 증상에 초점을 맞추고, 그래도 진단이 궁금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가도록 합니다. 치료에 있어서는 전문가에게 많이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더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재발은 힘든 일이지만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미리 좌절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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