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내고 침대에 누웠을 때, 문득 불안감이 밀려옵니다. ‘아까 내가 직장 동료한테 한 말들이 상처가 되지 않았을까?’, ‘오늘따라 직장에서 실수를 많이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걸 보고 뒤에서 욕하지 않았을까?’, ‘오늘 강의실에서 만난 친구의 표정이 평소랑 다르던데 내가 무슨 실수를 해서 그런 걸까?’ 등등 많은 생각이 밀려오며 뒤척이게 됩니다. 특히 불안 및 스트레스와 관련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권유하는 방법이 마음챙김 명상(mindfulness)입니다. 마
정신의학신문 | 반유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출근길 지옥철이다. 역을 하나하나 지날 때마다 사람들이 많아지더니 오늘도 역시 산소가 부족하다. 겨우겨우 환승역에 도착해 내리려는데, 문이 열리자마자 사람들이 내리기도 전에 어떻게든 타려고 꾸역꾸역 들어온다. ‘아니, 저 여기서 내려야 한다고요!’ 1차로 화가 치민다. 겨우 지하철에서 빠져나와 걸어가는데, 이번엔 마주 오는 사람들과 자꾸 어깨가 부딪힌다.‘근데 왜 앞을 똑바로 안 보고 휴대폰만 쳐다보면서 가지? 그리고 부딪쳤으면 미안한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2차로 화가 치민
정신의학신문 |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속에 잠들어 있던 검은 과실이 달콤하게 녹아 나오기 시작하며, 바닐라와 카시스의 향미가 감도는” 와인을 소재로 한 만화, 신의 물방울에 나오는 표현의 일부입니다. 만화책에서뿐 아니라 와인에 관한 글들은 향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곤 하죠. 와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저도 꿀의 향, 아몬드 향, 가죽 냄새 등의 표현을 읽은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이렇게 자세한 묘사는 무엇을 위한 것일까요? 찾아보니, 이렇게 맛과 향을 자세하게 나눔으로써 와인을 조금 더 깊게 느끼고 다른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람을 교육할 때, 치유할 때, 그 성격을 바꿀 때와 같이 뭔가를 변화하고 나아가게 하려면 살아가는 곳을 바꾸라는 이야기가 우리에겐 익숙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여러 이유로 우리의 공간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공간과 마음에 대한 이야기로 잠시 머물다 가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인'은 '인지안택야'요, '의'는 '인지정로야'라(仁은 人之安宅也요 義는 人之正路也라)." "仁은 사람이 편안히 쉴 수 있는 집이고, 義는 사람이 걸어가야 할 바른 길이다." 맹자가 공자
정신의학신문 | 김드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ᅠ "필요할 것 같아서 샀는데, 포장도 뜯지 않고 창고에 두었어요.""집에 없는 줄 알고 구매했는데, 비슷한 것이 3개나 더 있더라고요."정리 정돈이 어렵고 성급하게 결정하는 ADHD의 특성 상 불필요한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일이 빈번할 수 있습니다. 다음 3가지를 기억한다면 충동구매를 줄일 수 있습니다.ᅠ1. 정리 정돈하기나에게 필요한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면 중복해서 물건을 구매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정리 정돈이 어려운 사람이 흔히 갖고 있는 믿음은 '나중에 시간이
정신의학신문 | 반유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 X 쓰레기 요일이 다가온다!" 일요일 저녁이 되니 친구들과의 단체 채팅방에 어김없이 푸념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모두 내일 출근을 앞두고 마음이 심란해 보인다. 실체를 알 수 없는 무거운 기분에 사로잡혀 일요일을 마무리하는 내 마음도 그들과 같다. 월요병은 왜 겪을수록 익숙해지기는커녕 더 심해지는 건지 모르겠다. 일요일 밤에는 잠들기도 유독 쉽지 않다. 정신없을 출근길, 지난주에 미처 다 해결하지 못한 일거리, 주말 사이에 쌓였을 메일, 피곤하고 어수선한 표정으로 앉아 있을 동료들…
※ 이 글을 읽기 전에, 우울증이 있으시다거나, 불안하시거나 혹은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시는 분들은 한 번 더 고려 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지자체별로 복지부 관할 1차 정신병원에 대한 지원이 있는 경우도 있으니 찾아 보시길 권해드리며, 1388로 전화하시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ᅠ 괜찮다. 정말 괜찮다. 24시간, 365일을 푸근하고 다정한 마음일 수는 없는 일이니,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지금 돋친 가시는 그저 다치기 쉬운 그런 날, 보호하기 위해 돋아난 것일 뿐이다. 열심히, 지금도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셈이다.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죽음에 대해 얼마나 인식하며 살고 있나요?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우리는 누구도 예외 없이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물론 그때가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죠.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예기치 못하게 갑작스럽거나 이른 죽음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고, 건강하게 주어진 수명을 다 누리고 이 세상과 작별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삶의 질, 삶의 의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웰빙(well-being)’에 대한 관심이 한참 높아졌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정신의학신문 |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인터뷰한 일이 있습니다. 꼼꼼하게 작성된 질문에 답하는 동안 제 마음속에 있는, 그렇지만 미처 알아차리고 있지 못하던 것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신과 의사로서 바라보는 행복, 그리고 삶은 어떤 것인지 묻는 질문에 답을 하고는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곱씹었습니다.아직 평균 수명의 절반도 채 살지 않았기 때문에 행복에 대해, 삶에 대해 논하기에는 너무 이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 덕분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며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봄을 맞이하며 대청소를 하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청소할 때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버릴 것과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옷장 가득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옷가지들, 베란다나 창고에 어지럽게 쌓여있는 물건들을 정리할 때면 뻔히 안 쓰는 물건인 줄 알면서도 참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떤 것은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지만 언젠가 꼭 쓰게 될 것 같고, 어떤 물건은 선물 받은 것이라서,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서, 비싸게 산 물건이라서 등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많은 분들이 명상을 해 보고 싶어도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방법을 몰라 명상을 시작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일상에서 간단하게 해 볼 수 있는 명상 방법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명상을 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나 태도는 ‘특정 방식으로, 즉 의도적으로 현재의 순간에 비판단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첫 번째로는 호흡 명상이 있습니다. 호흡 명상은 허리를 세우고 편한 자세로 앉은 후 눈을 감은 채 호흡에 집중합니다. 숨이 어떻게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바쁜 일상 속에서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생각을 내려놓고 충분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일상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바라봐 주고 챙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이러한 생활 양상의 변화와 더불어 마음챙김(Mindfulness)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마음챙김의 창시자 존 카밧(Jon Kabat-Zinne)은 ‘현재 이 순간 아무런 판단 없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라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동물을 좋아하시나요? 반려동물을 키워 보신 경험이 있나요?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전체의 25.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니, 상당히 많은 숫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종류는 개(75.6%), 고양이(27.7%), 물고기(7.3%), 햄스터(1.5%), 거북이(1.0%), 새(1.0%)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높은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만큼이나 반려동물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많은 이들이 조직이나 단체에 소속되어서 무언가를 할 때, 그 안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신경전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경험합니다. 특히 직장생활에서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를 ‘사내 정치(office politics)’라고 합니다. 이번에 누구는 줄을 잘 서서 승진했고, 반대로 누구는 줄을 잘못 서서 좌천됐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을 심심찮게 듣습니다. 사내 정치의 핵심은 ‘권력’과 ‘영향력’입니다. 조직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누구이고, 누가 누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조직에 어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흔히 우리나라의 기후적 특성이라고 하면 사계절이 뚜렷하고 초여름 장마가 집중되는 것을 꼽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예측할 수 없이 수시로 바뀌는 날씨로 인해 이런 설명도 옛말이 된 것 같습니다. 해가 다르게 우리 삶에서 더욱 깊이 체감되는 기후 변화는 환경에 대한 걱정과 우리와 다음 세대들이 살아갈 미래에 대한 불안과 염려를 가져옵니다. 한겨울에도 봄이나 초여름 같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그다음 주가 되면 여름 같은 집중호우가 찾아오며, 잠시 후 다시 매서운 시베리아 한파가 불어옵니다.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즘과 같은 시대는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존감을 유지시키는 자기애가 중요하죠. 이는 대인 관계에 있어서도 긍정적 영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기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지나치게 되어 과장된 자신감을 보이고, 주변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지나치며, 공감이 결여된 특징을 보이는 경우 자기애성 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이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열망이 크기 때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태강즉절(太剛則折), 지나치게 세거나 뻣뻣하면 꺾이기 쉽다는 의미의 한자성어인데요, 자신만의 신념이나 권력, 기조 등이 너무 강하거나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오히려 부러지기 쉬운 경우를 빗대어 쓰이는 말입니다. 또한 흔히 ‘고집불통(固執不通)’이라는 고사성어도 자기의 생각이나 의견만을 고집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상황은 고려하지 않는,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가리키죠.오늘은 이러한 ‘고집불통’과는 반대되는 ‘융통성’ 혹은 ‘유연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합니다. 먼저, 융통성이란 ‘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이 가장 최근에 슬픔을 느꼈던 적은 언제인가요? 어떤 일 때문에 슬픔을 느끼셨나요? 혹시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했거나 오랫동안 키워 온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너지는 않았나요?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무척이나 비통한 심정이 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많이들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사랑하고 아끼는 어떤 존재와의 이별뿐만 아니라, 우리는 일상의 사소한 일에서도 슬픔을 느끼곤 합니다. 또, 그저 슬픈 내용의 영화나 애절한 곡조의 음악을 들었을 뿐인데 슬픈 감정에 동화되어
정신의학신문 | 이희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 , 와 같은 기발한 소재와 굵직한 메시지를 담은 소설들로 전 세계 문학인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이 시대의 천재 작가라 불리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여덟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인 그가 어릴 적부터 반복해 온 습관이 하나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기록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잊지 않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기록이다.”라고 강조하며 “나는 그저 왕
정신의학신문 | 이희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적당한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 활기를 불어 넣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기도 하는데요,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식 기능이 저하되거나 면역 기능이 저하되며 심각한 장애가 생기기도 합니다. 오늘은 얼룩말의 스트레스 반응에 대한 스탠퍼드대학교 로버트 새폴스키의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며 스트레스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 보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은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 어떤 신체적 반응을 하시나요? 스트레스로 인해 위궤양이나 두통, 소화 기능 저하 등의 신체적 반응 경험한 적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