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ㅣ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울증(Depressive Disorders)은 단순히 일시적인 슬픔이나 기분 저하를 넘어, 슬픔, 공허함, 짜증 등의 감정과 함께 신체적, 인지적 증상이 동반되어 개인의 일상 기능에 상당한 저하를 초래하는 부적응 상태를 의미합니다. 우울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개인의 성격과 같은 심리적 요인, 부정적인 생활 사건 및 스트레스와 같은 사회적 요인, 뇌 내 신경전달물질 불균형과 같은 생물학적 요인, 그리고 기저 질환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할 수 있다고 이해되고 있습니다. 증상의 심각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 유지 기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적 개입이 필요한 수준의 우울증은 몇 가지 특징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첫째, 일시적인 우울감은 대개 며칠 이내에 호전되지만, 이러한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둘째, 식욕 변화(감퇴 또는 증가)나 수면 습관의 변화(불면 또는 과수면)가 나타납니다.
셋째, 주관적인 고통의 정도가 심해지고, 현재의 부정적인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생각과 함께 삶의 의욕이 현저히 저하됩니다.
넷째, 사회적, 직업적 역할 수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학생의 경우, 집중력 저하로 인해 학업 수행에 어려움을 느끼는 정도라면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우울한 상태와 건강한 상태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있어 혼란스럽게 느끼는 분들이 있습니다. 감정이라는 것은 날씨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므로, 괜찮은 모습과 우울한 모습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때그때 경험하는 감정 상태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그 맥락을 이해하려는 노력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이해하는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유사한 상황이 다시 찾아왔을 때 이전보다 덜 괴로울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적절한 시기에 전문적인 개입이 이루어지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설령 우울증이 아니더라도, 반복되는 무력감과 피로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전문가와의 상담은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현재 대인관계에서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고, 주변으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모습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혼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것보다, 가능한 빨리 정신건강 전문가를 만나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필요하다면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자신의 사고와 감정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신림평온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전형진 원장
국립공주병원 전공의 수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